도서 소개
2011년 처음 출간된 이래 각계각층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그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동아일보, 불교신문, 중앙SUNDAY, 보보담 등 여러 매체에 일러스트와 칼럼을 기고하며 서울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해오고,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으로 활동하며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서울 곳곳을 들여본 이장희 작가. 서대문 영천시장 부근의 한옥 건물을 손질해 책방을 운영할 정도로 누구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깊이 파고들어온 그는 생활자이자 관찰자로서 서울과 밀접히 생활하며 20년 이상 서울 스케치를 이어왔다.
경복궁, 명동, 숭례문, 인사동, 정동, 청계천 등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소개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익숙한 장소에 담긴 역사적 사연과 의미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여기에 더해 좀더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시공간을 오가며 옛 한양의 건축물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서울의 힙한 공간까지 선 하나하나로 아우르며 이 도시의 내밀한 풍경 속으로 이끈다.
출판사 리뷰
섬세한 스케치로 담아낸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용산, 한강, 서울로, 대학로…
서울의 내밀한 풍경 속을 거닐다
2011년 처음 출간된 이래 각계각층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그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동아일보, 불교신문, 중앙SUNDAY, 보보담 등 여러 매체에 일러스트와 칼럼을 기고하며 서울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해오고,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으로 활동하며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서울 곳곳을 들여본 이장희 작가. 서대문 영천시장 부근의 한옥 건물을 손질해 책방을 운영할 정도로 누구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깊이 파고들어온 그는 생활자이자 관찰자로서 서울과 밀접히 생활하며 20년 이상 서울 스케치를 이어왔다. 경복궁, 명동, 숭례문, 인사동, 정동, 청계천 등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소개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익숙한 장소에 담긴 역사적 사연과 의미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여기에 더해 좀더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시공간을 오가며 옛 한양의 건축물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서울의 힙한 공간까지 선 하나하나로 아우르며 이 도시의 내밀한 풍경 속으로 이끈다.
알면 알수록 이 도시가 더 궁금해졌다. 그렇게 첫번째 책을 만든 후에도 내 시선은 서울을 벗어나지 않았다. 내가 태어났고, 살아왔으며, 앞으로 살아갈 이 도시를 더 알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첫 ‘서울책’을 출간한 후, 의뢰를 받아 서울이 아닌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글과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장소와 생활자로 살아가는 장소의 깊이감이 같을 수 없었다. 맑고 화창한 하루를 보낸 남해 어느 바닷가 마을의 첫인상이 그 도시의 전부가 아닐 텐데, 여행자에게 그 이상을 알아갈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 생각 때문에 서울을 더 깊게 파고들었을지 모른다. _7쪽
발길 한 번, 눈길 한 번 돌리면 언제든 ‘서울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때로는 느린 걸음으로, 때로는 따릉이를 타고,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두번째 이야기』는 서울 곳곳을 누비며 사계절의 모습을 색색이 채워간다. 용산, 서울로, 대학로·문묘, 신용산, 경강(한강) 등에서 아쉽게도 사라져버린 풍경뿐 아니라 옛 건물을 개조해 새로워진 공간,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까지 곳곳을 섬세한 스케치로 담는다. 120여 년간 대한민국 국민에게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 미군기지 내부도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몇 차례 돌아본 뒤 스케치로나마 그 모습을 남겨 기록으로서의 의미도 더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처럼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첫 책이 나오고 15년 동안 서울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뛰놀던 골목은 아파트 단지로,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은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탈바꿈했다. 그렇지만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전후 산업화 시기 등 격변의 시간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풍경도 아직 존재한다.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공간도 적지 않다. 800여 컷의 다채로운 스케치로 서울의 풍경을 산책하고, 이곳을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이 책과 함께 서울이라는 도시를 걸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작업하다가 생각이 안 풀리면 근처 커다란 공원을 산책한다. 좀더 긴 생각이 필요하면 산을 오른다. 이제 산정에서 바라본 이 도시 사람들의 애환도 어느 정도 공감할 나이가 되었다. 그 안에 숨겨진 내력까지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여기가 어디쯤이고, 저기는 어디쯤이라는 분간은 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나보다. 스케치북을 펼쳐들고 풍경을 담아본다. 대강 스케치를 마치고 두서없이 장소의 이름을 적는다. 눈에 보이는 서울은 더없이 발전된 현대적인 모습이지만, 내가 적은 이름은 하나같이 옛 흔적들이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하지만 관심만 가지면 꽤나 가까이 있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가 오늘날 서울을 만들었다. 서울을 만들어준 오래된 친구들의 이름 같다.
다시금 길을 걷는다. 끝없이 이어질 듯한 산길을 따라 오랜 역사에 더해질 새로운 순간들을 향한 걸음이다. 도성의 하얀 석벽이 햇살에 반짝이며 나를 인도한다. 내가 살아가야 하고, 그림에 담아내야 하며, 또 걷게 될 그곳으로. _413쪽
과거와 현재, 역사와 사람을 연결하는
서울 스케치 여행
서울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다. 길게는 반만년, 짧게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600년 이상 우리나라의 수도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 권력과 역사, 문화의 오랜 중심지다운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개발만능주의로 과거와의 고리는 점차 약해졌고 역사도시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계속해서 높아져만 갔다. 하지만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살아온 도시인 만큼 여러 장소에 풍성한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다. 첫번째 책에서는 사대문 안 역사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역사뿐 아니라 이 도시를 살아온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좀더 귀를 기울인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년 이상 영업해온 아파트 개발 역사의 산증인 금성부동산, 만리동 고개 부근에서 3대째 업을 이어가고 있는 성우이용원 같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장소를 찾아 옛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조선시대 때만 해도 왕실이 독점할 정도로 아름다웠던 저자도, 1960년대만 해도 450여 명이 거주했지만 개발을 목적으로 폭파돼버린 밤섬, 정조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무덤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는 골프장이, 이승만 때는 운동장이 세워지며 훼손된 효창원 등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개발에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는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개발을 반대하며 과거를 추억하는 건 아니다.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이나 자동차 전용 고가도로를 보행자 전용 산책길로 바꾼 서울로7017,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한 용산철도병원, 용산과 남영동 등지의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 등 전통과 개발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공간을 다루며 도시의 미래상에 대한 철학과 비전도 제시한다.
아파트 부지에 휩쓸리지 않은 어느 집 계단에 앉아 이봉창 선생이 어린 시절 사용했다는 우물터를 떠올린다. 차가 들어올 수 없는 좁은 골목 한편에 둥그런 플라스틱 덮개로 막아둔 우물 하나가 방치된 듯 놓여 있었다. 주변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우물을 들여다보니 물이 고여 있긴 했지만 우물에서 물 한 바가지 길어 손 한 번 씻을 수 없는 게 서울의 현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마저 내놓은 한 젊은이의 어린 날을 상상해본다. 아이는 우물가에 서서 물을 길어 목을 축이고 손을 씻는다. 아이가 선 자리는 꺼져가는 등불과도 같은 조선이라는 땅의 마지막 한 움큼 대지. 일제의 서슬 퍼런 야욕의 그림자가 어린 마음에게 어떻게 느껴졌을까? 아이는 우물가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의 하늘이 내가 올려다본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와는 용산 아래 같은 하늘만 공유할 수 있다니. 언제까지 차가운 철근 콘크리트 더미에 소중한 연결고리가 묻혀야 하는 걸까. 그 아이가 마셨을 어린 시절의 물 한 모금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서울이었다면 얼마나 깊이를 가진 도시였을까를 생각해본다. _45~46쪽
서울을 지켜온 터줏대감부터
새롭게 등장한 라이징스타까지
서울 하면 그 어떤 랜드마크보다 서울 한복판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맨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태곳적부터 흘러온 한강은 서울에 거주하는 많은 이에게 물을 공급해주는 생명의 물줄기이자 수도와 지방을 잇는, 외국과의 교역에 빼놓을 수 없는 통로였다. 하지만 1900년에 최초로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만 해도 배 말고는 다른 교통편은 없었다. 불과 10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어느새 한강에는 31개(서울에 21개)의 다리가 놓였고, ‘한강뷰’는 부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렇듯 그 자리에 늘 멈춰 있지 않고 계절마다, 해마다 달라지는 게 도시의 풍경이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서울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갈 장소도 짚어간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거대한 은행나무를 보러 많은 사람이 찾는 성균관부터, 국내 최초로 지어진 서양식 벽돌 건물인 약현성당, 우리나라 최대의 천주교 성지에 세워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김수근이 설계한 아르코예술극장, 게이트타워, 남영동 대공분실, 단일 건물로는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여의도 더현대,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등등. 조선시대 때 명소부터 새롭게 떠오른 핫플레이스까지 서울의 각양각색 매력을 전한다. 건물뿐 아니라 이 도시를 채운 자연물도 빼놓지 않는다. 도시 곳곳에서 봄에는 연둣빛 새싹으로, 여름에는 진한 초록빛으로,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겨울에는 하얀 눈으로 옷을 갈아입는 서울의 나무들. 묵묵히 서울 골목을 지킨 보호수와 천연기념물, 기념수 등에 대한 이야기를 책 곳곳에 심어두어 잠시나마 여유를 누리는 낭만도 담았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와 함께 서울 곳곳을 누비다보면 서울이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 도시로, 한층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봄이 좋아진다. 지금보다 예전에는 가을이 좋았는데 나이를 먹어가니 봄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한 겨울을 지내고 죽은 듯 웅크렸던 나뭇가지에서 연둣빛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이내 한 해가 시작되는구나 싶어 그 경이로움에 감동하게 된다. 봄에는 무엇을 하든 옳다. 봄날, 봄비, 봄바람, 봄볕, 봄꽃. ‘봄’ 자를 붙여 예쁘지 않은 것이 하나 없다. 그 가운데 봄 산책만한 것이 또 있을까. 이 짧은 봄날에는 어디든 나가 걸어야 한다. 봄날의 산책은 겨울의 감옥에서 풀려나 해방감을 느끼는 시간이다. 서울에는 걸을 만한 거리가 많다면 많지만 한편으로는 아니기도 하다. 자동차 도로 때문이다. 걸음을 단절시키는 차도를 잠시 떨쳐내고 우뚝 솟은 건물 사이를 거닐 수만 있다면, 서울의 밝은 미래가 절로 떠오를 것 같다. 자동차에 방해받지 않고 보행자가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편의가 갖춰져야 도시를 살아가는 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_68쪽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장희
많은 이들이 그림도 그리고 여행도 다녀 좋겠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림이 좋아 밤을 새던 날도 있었고, 여행이 좋아 홀로 땅끝까지 달려간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마감 전날 종이를 펴놓고 형이상학적인 선을 그으며 졸고 있거나, 먼곳까지 가서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애를 쓰는 내 모습을 보면 ‘그림도 여행도 일이 되었구나’ 싶어 새삼 서글퍼진다. 그래도 어느 새벽, 스케치북 담긴 가방 하나 챙겨들고 텅 빈 고속도로를 올라타면, 알 수 없는 설렘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래, 평생 길 위에서 펜을 부여잡은 채 스케치북에 머리를 파묻고 쓰러지리라!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동아일보와 불교신문, 중앙SUNDAY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문화유산과 도시 곳곳을 일러스트와 칼럼 등으로 기고해왔으며,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는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사연 있는 나무 이야기』 등이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스케치 여행을 다니며, 사라져가는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한옥 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에서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눈다.
목차
여는 글
1장. 용산
2장. 서울로
3장. 경강
4장. 대학로
5장. 신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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