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전 세계의 길거리를 누비며 여러 삶을 채집하는 편집자이자 저널리스트 쓰즈키 교이치가 일흔 장의 버릴 수 없는 티셔츠와 그에 얽힌 일흔 편의 이야기를 정성껏 다려 엮었다. 펑크 공연에서 보컬과 맞바꿔 입은 티셔츠,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티셔츠, 헤어진 연인의 냄새가 밴 티셔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고 매일매일 애용해 헐어버린 티셔츠, 충동구매 한 뒤 단 한 번도 입지 않았지만 계속 꺼내서 보게 되는 티셔츠까지….나이, 성별, 직업, 출신지 외에는 아무것도 드러나 있지 않은 일흔 명의 삶과 희로애락의 버라이어티를 각자만의 버릴 수 없는 티셔츠를 통해 엿본다. 보편적인 사물인 티셔츠에 스며든 다양한 면면의 체취를 맡다 보면, 어느새 독자도 자신만의 ‘버릴 수 없는’ 것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책을 낼 때마다 다양한 반응을 접한다. 『버릴 수 없는 티셔츠』 때는 ‘멋진 티셔츠 카탈로그인 줄 알았는데 예상과 딴판이었다!’라고 화내는 글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았던 것은 “왜 나한테 연락을 안 했어!”라는 친구들의 연락이었다. “우리 집에도 있다고!” “나도 쓰고 싶었어!” 그럴 때마다 정말로 누구에게나 버릴 수 없는 티셔츠가 존재하는구나 다시금 실감했다.「한국어판 발간에 부쳐」
하지만 보통 ‘몇 번 입고 버리는’ 속옷 대용 티셔츠에 이렇게나 많은 사연이 깃들어 둘도 없는 자신의 일부가 된다. 우연히 집어 든 책에서 만난 한 문장, 만화 속 한 장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 한 구절이 인생을 바꾸거나 지탱해 주고, 잊고 있었던 추억을 회상하는 스위치를 누르듯이 말이다. 이렇게나 마음을 움직이는 옷도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 굉장히 기뻤다.「에브리 티셔츠 텔스 어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