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미스테리아> 57호. 타이완 작가 지쿠미 고스케의 단편 「후미에」는 이미 죽은 이가 ‘납치’되어 또다른 죽음을 맞는다는 기괴한 사건을 제시한다. 등장인물 모두가 히스테리컬하거나 제정신이 아니며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라는 점이, 그리고 그에 관한 ‘반전’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온다. 2021년 제5회 린포얼추리소설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제7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수상작 「탐정, 수정」을 쓴 배연우는 단편 「탐정, 도서」를 게재했다. 밀실 미스터리와 도서 미스터리가 결합된 이번 신작에서 수정과 유성의 본성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누가 탐정이고, 작가이며, 독자인가? 역시 제7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에 「뜻대로 하세요」로 선정되었던 김정의 신작 「첫사랑」은, 1930년대 경성의 고등학생 이라가 잡지기자 수인의 십 년 전 첫사랑에 얽힌 작은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내놓는 과정을 담았다.
출판사 리뷰
소설
타이완 작가 지쿠미 고스케의 단편 「후미에」는 이미 죽은 이가 ‘납치’되어 또다른 죽음을 맞는다는 기괴한 사건을 제시한다. 등장인물 모두가 히스테리컬하거나 제정신이 아니며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라는 점이, 그리고 그에 관한 ‘반전’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온다. 2021년 제5회 린포얼추리소설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제7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수상작 「탐정, 수정」(《미스테리아》 51호 게재)을 쓴 배연우는 단편 「탐정, 도서」를 게재했다. 밀실 미스터리와 도서 미스터리가 결합된 이번 신작에서 수정과 유성의 본성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누가 탐정이고, 작가이며, 독자인가? 역시 제7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에 「뜻대로 하세요」로 선정되었던 김정의 신작 「첫사랑」은, 1930년대 경성의 고등학생 이라가 잡지기자 수인의 십 년 전 첫사랑에 얽힌 작은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내놓는 과정을 담았다.
기획 기사
2022년 11월 말에 출간된 《미스테리아》 44호의 특집은 ‘(도쿄를 제외한) 일본 전국을 기차로 여행하며 미스터리소설을 읽는다’라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그리고 이번 57호에서 그 후속격으로, 도쿄도의 23구와 인근 도시들까지, 지하철로 이동하여 다다를 수 있는 ‘도쿄권’의 미스터리 기행을 다루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탄생한 배경은 대도시의 탄생과 그대로 겹쳐지고, 이 장르의 특징 역시 대도시의 익명성과 그늘과 그림자 뒤에 숨겨진 거짓말과 악덕과 범죄와 떼어놓을 수 없다. 영국의 런던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이 전세계 수많은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노스탤지어와 친밀감을 갖게 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일본의 도쿄도 마찬가지다. 에도가와 란포 이후 지금까지 한 세기가 넘도록 줄기차게 집필된 도쿄 배경의 미스터리 소설들을 새로운 여행지도이자 루트로 삼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닌교초)부터 니시무라 교타로의 『종착역 살인 사건』(우에노)까지, 또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기치조지)부터 시바타 요시키의 『성스러운 검은 밤』(신주쿠)까지 지하철로 다다를 수 있는 도쿄도의 이곳저곳을 백인백색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기나긴 독서 목록이 준비되었다. 모빌리티 연구자인 안은별이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움직이는 무대’로서의 도쿄 전철망, 미스터리 평론가 박광규가 해설하는 (도자이선과 아라카와선에 각각 위치한 와세다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와세다 대학의) ‘와세다 미스터리 클럽’ 등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자료와 역사가 빼곡하게 들어찬 원고 또한 이 목록을 뒷받침한다.
《미스테리아》에서만 읽을 수 있는 연재물도 언제나처럼 정성스럽게 준비되었다. 정은지 작가는 나가이 사야코의 『고비키초의 복수』를 통해 서민의 예술 가부키와 함께 에도시대 서민들이 먹던 소박한 도시락과 밥상을 병치시키며 우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배우’로 공연하는 삶을 들여다본다.(‘CULINARY’) 곽재식 작가는 1995년 9월 6일 《문화일보》에 게재된 ‘가평 UFO’ 사진과, 1976년 10월 14일에 일어난 속칭 ‘청와대 UFO’ 사건을 토대로 삼아 숨겨진 정보와 과장된 기억이 빚어내는 특정 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PULP’) 김해인 편집자는 이담의 『똑닮은 딸』, 고나리 미사토의 『나기의 휴식』, 시이나 우미의 『아오노 군에게 닿고 싶으니까 죽고 싶어』, 오시미 슈조의 『피의 흔적』 속의 “엄마가 되어서는 안 되었던 여자들, 엄마에 재능이 없는 여자들”을 소개하며, 엄마와 자식 간에 벌어지는 감정의 전투를 돌이켜본다.(‘TOON’) 윤아랑 비평가는 픽션 속 악의 재현 방식에 대한 탐구 과정 속에서 이번에는 ‘퀴어한 변두리 미치광이들’의 목소리를 주목한다. 샤를 보들레르와 매기 넬슨, 이은용과 토리 피터스 등의 글을 통해 안전한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는 까다로운 주체들의 가능성이 펼쳐진다.(‘VILLAIN’) 범죄 수사물 속 현실성 반영에 관한 레퍼런스와 관련 정보를 연구하는 ‘세계관’ 팀은 2011년 드라마 〈싸인〉을 경유하여, 사건 현장에서 활약하는 과학수사대 중 검시관의 역할을 상세하게 해설한다. 검시관의 예리한 관찰력을 통해 이 사건이 타살인지 자살인지 자연사인지에 대한 일차적 판단이 내려지고 수사 방향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 직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CHECK’) 이공계 대학생이기도 한 배연우 작가가 추리소설 속 과학을 좀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연재물의 첫번째 대상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와 물리학자 유가와 교수다. 공학을 전공했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트릭에 응용한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이공계와 관계없는) 다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꼼꼼하게 설명한다.(‘SCIENTIFIC’)
주목할 만한 신간을 다루는 ‘취미는 독서’ 코너에서는 크리스 휘타커의 『나의 작은 무법자』, 허주은의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메리 피트의 『죽음을 걷는 여자』, 야마다 후타로의 『금병매 살인 사건』, 오카자키 다쿠마의 『거울 나라』, 박하루의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초능력자의 섬』 등을 선정했다.
목차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SPECIAL 東京百景―도쿄 지하철로 떠나는 미스터리 산책
움직이는 무대, 움직이는 몸들―도쿄 전철망의 동학 : 안은별
결국 너구리를 잡았다―와세다 미스터리 클럽 : 박광규
미스터리 순례 루트―다마치역, 롯폰기잇초메역, 시노자키역, 신바시역, 우에노역, 기치조지역, 미타카역, 이케부쿠로역, 다치가와역, 나카노역, 시부야역, 시모기타자와역, 닌교초역, 가나마치역, 나가타초역, 가마타역, 이다바시역, 구니타치역, 도쿄역, 혼고산초메역, 메지로역, 진보초역, 니혼바시역, 마치다역, 아키하바라역, 이리야역, 아사쿠사역, 후추혼마치역, 신주쿠역,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 오지카미야역 : 임지호, 지혜림, 김유진, Ruth, 하성호, 이다혜, 박을진, 한나래, 김용언
취미는 독서
크리스 휘타커의 『나의 작은 무법자』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우샤오러의 『죽음의 로그인』
허주은의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메리 피트의 『죽음을 걷는 여자』
야마다 후타로의 『금병매 살인 사건』
오카자키 다쿠마의 『거울 나라』
박하루의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초능력자의 섬』
덴도 아라타의 『젠더 크라임』
리베카 머카이의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CULINARY 보이지 않는 손들―나가이 사야코의 『고비키초의 복수』 : 정은지
PULP 비행접시가 청와대를 공격했을까 : 곽재식
TOON 엄마에 재능이 없는 여자들 : 김해인
VILLAIN 미친 언어로써 돌보기 : 윤아랑
CHECK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증거를 수집하는 과학수사대 : 망고
SCIENTIFIC 물리학자의 가설―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 배연우
SHORT STORY
지쿠미 고스케 「후미에」
배연우 「탐정, 도서」
김정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