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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와서 바람으로 지다
우리詩움 | 부모님 |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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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여연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1부 〈아, 어머니〉에 「슬하에서 슬을 잡다」를 비롯하여 12편이, 2부 〈꽃의 시간〉에 「버들마편초」를 비롯하여 12편, 3부 〈바람의 시간〉에 「입술을 깨물며」 등 12편, 4부 〈별別의 시간〉에 「약속」 등 12편, 5부 〈신화의 시간〉에 「황혼의 검객」을 비롯하여 12편 등, 총 60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실존적 고독, 불교적 무상無常, 자연의 순환을 결합해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깨달음”을 추구한다. 『꽃으로 와서 바람으로 지다』의 시적 언어는 극도로 집약된 이미지(‘영혼의 뼈’), 대립적 요소의 통합(빛/어둠, 생/사), 일상의 비범함(휴대전화, 무릎 같은 소재의 상징화)을 통해 고통과 아름다움의 공존을 설파한다.무릎 아래에서 무릎으로 기던 시절이 생각나지 않는다무릎과 무릎을 맞대고 웃던 시간이 생각나지 않는다무릎에서 잠들었던 적무릎 사이를 걸었단 적무릎 사이에서 까무러쳤던 적엄마의 무릎 밑으로 가고 싶어서 무릎 밑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무릎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 슬하를 붙들고 놓지 않았다 여자의 무릎이 예뻐서 결혼했다는 사람의 얘기를 듣다가 내 무릎은 왜 상처 투성이일까 생각했다 무릎 위에 찜질팩을 올리다가 전기 찜질을 하다가 적외선을 쬐다가 비오는 날 무릎을 주무르다가 펴지지 않는 무릎을 잘라 내고 엄마의 마른 무릎에 앉고 싶었다 - 「슬하에서 슬을 잡다」 전문이 시는 ‘어머니와의 관계, 성장의 상실, 노년의 공포’를 다층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반복과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신체적 퇴행을 정신적 고통과 연결시켜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철학적으로는 시간과 인간의 조건에 대한 성찰을, 심리학적으로는 애착과 성장의 갈등을 보여주는 우수한 시이다. “슬하膝下”라는 단어는 문자적으로 ‘무릎 아래’를 의미하며, 전통적으로 자식이 부모의 보호 아래 있음을 상징한다. 시인은 어린 시절 무릎 아래에서 안정감을 느끼던 순간들을 회상하지만, 현재는 그 기억이 흐릿해졌음을 고백한다. 이는 성장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서적 단절을 드러낸다. “무릎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라는 표현에서 어머니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두려움과 미련이 드러난다.이 시에서는 시적 화자의 심리적 갈등이 두드러지는데, 화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애착과 이별, 노화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표현한다. “무릎 아래에서 무릎으로 기던 시절”은 의존적이고 순수했던 시절을 의미한다. “펴지지 않는 무릎을 잘라 내고”는 노년의 신체적 쇠퇴와 무력감을 나타낸다. “슬하를 붙들고 놓지 않았다”는 독립하지 못하는 마음을, “엄마의 마른 무릎에 앉고 싶었다”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함을 나타낸다.어둠의 매듭을 풀며뿌리는 갈비뼈 사이로 박힌 채꽃은 입을 벌리지 않은 말이 된다계절의 시곗바늘 위에 선 채잎새는 빛의 주소를 적어 내린다꽃 한 송이의 탄생은흙이 숨겨 둔 불꽃의 역주꽃잎은 스스로의 부고를밤과 낮의 변론으로 써 내려간다달빛이 흔들릴 때마다줄기는 허공의 지문을 새기고사들음은 바람의 첫 마디가 되어떨어지는 것보다 높이 떠오른다이름 없는 색채가 공기의 맥박을 삼키면흩날리는 것들, 그 영원한 서사는무게를 잃은 별처럼 허공을 긁는다마지막 꽃잎이 지평선의 귀를 막을 때바람은 부재의 문법을 배우고그리하여 우리는깨어남의 뿌리와 이별의 날개를 동시에 키우며오는 것과 지는 것의 경계에서스스로를 번역한다살아남은 모든 것은꽃의 단어로 태어나바람의 구두점으로 사라진다 - 「꽃으로 와서 바람으로 지다」 전문표제작 「꽃으로 와서 바람으로 지다」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의 존재 의미를 탐구한다. 꽃과 바람은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상징하며, 인간은 이를 해석하고 "번역"하는 주체로 등장한다. 시인은 헤라클레이토스적 변화의 철학과 불교의 무상관無常觀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흐르지만 그 흐름 자체가 영원함을 강조한다. 또한, 자연을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시적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 시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명共鳴”을 가장 숭고한 시적 가치로 제시한다.“어둠의 매듭을 풀며/ 뿌리는 갈비뼈 사이로 박힌 채”는 꽃의 탄생을 인간의 신체적 이미지(갈비뼈)와 결합시켜 생명의 근원을 신비화한다. “어둠의 매듭”은 태초의 혼돈 또는 잠재된 생명력을 상징한다. 꽃의 탄생을 “어둠의 매듭” 풀기로 낯설게 표현하여 존재의 시작을 역주逆走하는 불꽃으로 상징화하고 있다. “꽃은 입을 벌리지 않은 말이 된다”는 표현은 꽃은 언어를 초월한 존재이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는 의미이다. 자연이 인간과 소통하는 방식은 비언어적이라는 시인의 인식을 드러낸다. “계절”(시간)은 “시곗바늘”로 형상화되고, “잎새”는 “빛”(생명의 에너지)의 흔적을 기록한다. 여기에서는 자연이 시간의 흐름을 문서화하는 주체로 그려진다. ‘시듦’의 시적 운율을 위한 장치인 “시들음”(떨어짐)은 소멸이 아니라 바람(변화)의 새로운 시작이다. 몰락이 오히려 부활로 이어지는 역설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살아남은 모든 것은/ 꽃의 단어로 태어나/ 바람의 구두점으로 사라진다”라고 한 것은 모든 생명은 꽃(탄생)과 바람(소멸) 사이를 순환하며, 이 과정에서 언어적 은유로 재탄생한다는 의미이다.이 시에서 시인은 생명의 순환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시인은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한 “만물은 흐른다”의 사상을 바탕으로, 꽃의 생명 주기를 통해 ‘생성-소멸-재생’의 무한한 순환을 그린다. 또한 불교의 무상無常 개념이 내재되어 있는데, “부고를 써 내려간다”는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모든 것은 덧없지만 그 덧없음 자체가 영속성의 일부임을 강조한다. 시인은 자연을 “말하지 않는 텍스트”로 보며, 인간은 이를 해석(번역)하는 존재로 설정한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언어관과 연결된다. “꽃의 단어”, “바람의 구두점”과 같은 표현은 자연을 하나의 시적 언어 체계로 승화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그 경계에서 자기 자신을 재정의한다. “깨어남의 뿌리”(자연적 본능)와 “이별의 날개”(인간의 이성)를 동시에 키운다는 표현에서 대립적 통합을 추구한다.이 시는 역설과 상징이 특히 돋보이는데, “떨어지는 것보다 높이 떠오른다”는 소멸이 새로운 시작임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무게를 잃은 별”은 사물의 본질적 무게감(물질성)을 초월한 존재의 흔적을 상징한다. 특히 “계절의 시곗바늘”, “지평선의 귀”는 시간을 공간적 이미지로 변환해 구체화하고 있다.금단의 어둠 속을 떠도는 그림자눈동자는 외로움의 갈증을 품었다잊혀 가는 꿈의 기억향수로 스며든 어둠의 속삭임마주한 빈틈에는 어수선한 감정의 흔적만 남았다매연처럼 휘날리는 시간의 잔해피어나는 감정의 색채를 흩트려독사처럼 미소 짓는 절망의 영역톱니바퀴 소리가 울리는 공허한 세월마음의 절벽은 붉게 물들고공허가 반짝이는 곳에 어둠이 번져마음은 흐릿해지고 몸은 침묵 속으로 사라진다 - 「빛과 어둠의 랩소디」 전문이 시는 “인간 정신의 어두운 심연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화자의 모습은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을 반영하며, 시인은 이를 통해 “파괴와 황폐화 속에서도 감정의 잔해를 응시하는 미적 태도”를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이 시는 허무를 인정하되, 그것을 예술적 언어로 재창조함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제목 “빛과 어둠의 랩소디”는 대립적 이미지를 조화시키려는 시적 시도를 암시한다. “랩소디”는 고전음악에서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을 뜻하는데, 이는 시의 구조가 전통적인 서정시와 달리 주제와 이미지의 변주를 통해 흐름을 이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빛과 어둠은 이원론적 세계관을 상징하며, 시인은 이 둘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자 한다.1연은 고독과 상실의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금단의 어둠”은 금지된 것, 접근해서는 안 될 어둠이라는 의미로, 내면의 억압된 감정이나 무의식의 세계를 암시한다. “떠도는 그림자”는 정체성의 상실감을 나타내며, 실체 없는 존재의 방황을 표현한다. “외로움의 갈증”에서 갈증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상징하며, 고독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생존의 본질적 조건임을 드러낸다.2연은 기억과 시간의 퇴적을 그리고 있는데, “꿈의 기억”은 과거의 이상이나 미완의 희망이 망각되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향수”에서 그리움은 현재의 부재를 강조하며, “어둠의 속삭임”은 무의식이 의식으로 침투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프로이트적 관점에서 보면 억압된 기억의 귀환이다. “빈틈”은 실존적 공허 또는 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 “어수선한 감정”은 정리되지 않은 내적 혼란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모더니즘 시에서 흔히 사용되는 ‘파편화’ 기법과 연결된다.3연에서는 시간의 폭력과 절망을 상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매연”은 시간의 오염을, “휘날림”은 통제 불가능한 흐름을 나타낸다. “감정의 색채”는 생동감을 상징하지만, “흩트려”는 파괴의 이미지와 결합해 아름다움의 소멸을 암시한다. “독사처럼 미소 짓는 절망의 영역”에서 “독사”는 유혹적이면서 치명적인 절망을 표현한다. 니체의 “심연을 바라볼 때 심연도 너를 바라본다”와 유사한 역설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4연은 정신의 붕괴와 침묵을 노래한다. “마음의 절벽은 붉게 물들고”에서 “붉게”는 고통이나 분노의 색채로 해석되며, “절벽”은 심리적 위기를 나타낸다. “반짝이는 공허”는 허무의 미학화이다.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에서 말하는 ‘무無의 현현’을 연상시킨다. “마음은 흐릿해지고 몸은 침묵 속으로 사라진다”라는 표현은 최종적 소멸을 암시하며, 침묵은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 상태를 의미한다.이 시는 이미지의 다층성을 형성하고 있는데, “어둠”, “그림자”, “톱니바퀴” 등은 실재적이면서도 상징적 의미를 중첩시켜 시를 초현실적 공간으로 확장한다. 또한 대립적 구조로 빛(의식)과 어둠(무의식), 색채(생명)와 공허(죽음)의 대비를 통해 인간 존재의 양가성을 탐구한다. 이 시는 공허와 절망을 인정하는 가운데에서의 자의식 문제를 다룬 사르트르와 카뮈의 실존주의를 떠올리게 하며, 시간의 무의미함에 대한 통찰인 니체의 영원회귀와 대비되는 허무주의, 무의식의 어둠이 의식으로 떠오르는 과정인, 융의 그림자 개념을 들 수 있다.너의 번호는 내 전화기 속쓰러지지 않은 비석이 되었다가끔 손가락이 망각의 길을 걸어통화 버튼 위에 서면수화기 너머로 비람이 스며든다부서진 목소리의 파편들이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겹쳐밤이 지나도 번호는 녹슬지 않고신호음은 천국의 착신음으로공중분해된다네 이름이 적힌 빈 자리에내리던 비가 멈추었을 때흔들린 화면에 비친 건검은 우산 아래한 방울도 닿을 수 없는백색의 무음*폭우는 휴대전화 배터리를 삼켰고충전 포트엔 이슬만 맺힌다지금도 착각의 전류가 흐를 때면스크린 속 번호들이네 호흡으로 붉게 떠오른다 *백색의 무음 : 검은색이 죽음을 수용하는 상징이라면, 백색은 모든 소리가 빈 공명으로 돌아간 절대적 부재 상태를 나타낸다. - 「잔향」 전문이 시는 애도와 잔향의 시학으로서 ‘잃어버린 대상과의 불가능한 대화’를 통해, 부재가 만들어내는 정신적 공명을 탐구한다. 시인은 기술적 이미지를 활용해 현대적 고독을 표현하면서도, 죽음과 기억의 보편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화자는 번호라는 기호 속에서 상대를 부르지만, 결국 마주하는 것은 “백색의 무음” 즉, 모든 소리가 빈 공명으로 돌아간 절대적 침묵이다. 이는 애도의 과정이 끝나지 않았음을, 동시에 그 부재가 이미 화자의 정체성에 스며들었음을 시사한다. “잔향殘響”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라진 존재의 흔적이 화자의 내면에 계속 울려 퍼지는 상태를 그린다. 전화번호는 “쓰러지지 않은 비석”으로 비유되어, 죽은 자와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유효함을 암시한다. 그러나 그 연결은 더 이상 실체가 아닌 ‘망각과 기억 사이의 경계’에서 맴돈다. 화자의 손가락이 “망각의 길을 걸어” 통화 버튼에 닿을 때, 과거의 목소리는 “부서진 파편”으로만 남아 있다. 이는 기억이 점차 흩어지지만, 번호 자체는 “녹슬지 않”는 강렬한 잔존감각을 드러낸다.“백색의 무음”은 모든 소리가 사라진 절대적 부재를 상징한다. 검은 우산 아래에서 비는 멈추었지만, 그 빈 자리는 오히려 더 큰 정적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부재가 만들어내는 공허의 심리를 강조한다. “착각의 전류”가 흐를 때 번호들이 “호흡으로 붉게 떠오른다”라는 표현은, 화자가 무의식적으로 죽은 이를 불러내려는 욕망을 보여준다. 이는 ‘트라우마적 반복’이나 ‘애도의 미완’을 암시한다. 또한 이 시는 실존적 부재와 기억의 존재론을 탐구한다. 상대의 부재는 물리적 상실消失을 넘어 기호(번호, 이름)로 남아 화자를 괴롭힌다. 이는 하이데거의 “현존재” 개념을 떠올리게 하는데, 죽은 이의 부재는 오히려 화자에게 더 강력하게 “있음”으로 다가온다. “백색의 무음”은 불교의 ‘공(空)’이나 현대 철학의 부정신학否定神學, Via Negativa을 연상시키며, 부재 자체가 하나의 실체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역설적 이미지로서 “쓰러지지 않은 비석”, “녹슬지 않은 번호”는 죽음과 생존의 경계를 흐린다. “비람이 스며든다”, “부서진 목소리의 파편”,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청각과 촉각을 교차시키면서 애도의 감각을 입체화하여 감각적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멈춘 시공간의 끝에서육신을 감았던 껍질을 벗으면 무엇이 남을까내 영혼의 옷은 흑빛 얼굴로커다란 눈망울만 굴린다수많은 기억이 시간의 흐름 속에 숨겨진 채사랑과 아픔, 기쁨과 슬픔이조각조각 쪼개져 나를 감싼다고요한 저녁, 황혼은 나를 물들이고마음의 깊은 곳에서 비로소진정한 나를 마주하게 되는 시간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세월의 무게를 견디며내 존재를 지탱하는 기둥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수많은 상처를 품고 있으니영혼의 뼈는 나의 이야기를 새기고기억의 흔적을 간직한다때로는 차가운 바람에 떨고때로는 따스한 햇살에 감싸여희망과 두려움이 영원히 부딪쳐도부서진 조각들 속에서 나를 존재하게 하고상처를 품은 채로도 강하게나를 일으킨다 - 「내 영혼의 뼈」 전문이 시는 ‘영혼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존적 성찰’을 주제로, 은유와 상징, 대비법 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깊이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영혼의 뼈”라는 독창적 이미지를 통해 상처와 기억 속에서도 견고하게 존재하는 자아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현대 철학과 문학의 심미성을 결합한 작품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영혼의 본질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시인은 육신을 벗어난 영혼의 순수한 모습을 상상하며, ‘기억, 상처, 시간의 무게’를 통해 형성된 진정한 자아를 마주한다.이 시를 통해 시인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볼 수 있다. 시에는 ‘육신(껍질) vs 영혼(뼈), 어둠 vs 빛, 상처 vs 치유’와 같은 대립적 이미지가 등장한다. 이는 인간 존재의 이중성을 반영하며, 특히 ‘영혼의 뼈’라는 은유를 통해 정신의 불변하는 본질을 강조한다. 또한 시 전체를 관통하는 실존적 성찰은 시인 철학적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수많은 기억이 시간의 흐름 속에 숨겨진 채/ 사랑과 아픔, 기쁨과 슬픔이/ 조각조각 쪼개져 나를 감싼다”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경험과 기억이 쌓여 형성된 자아를 인정한다. 이는 헤겔의 변증법적 자아 형성론이나 실존주의적 자기 극복과 연결될 수 있다. 상처를 품은 채로도 강하게/ 나를 일으킨다”라는 구절은 니체의 ‘아모르 파티’(운명을 사랑하는 정신)나 불교의 ‘연기(緣起)’ 사상을 연상하게 한다. 고통 속에서도 영혼은 부서지지 않는 근본적 힘을 지닌다는 믿음이 드러난다.이 시에는 은유와 상징이 특히 돋보이는데, “영혼의 뼈”는 영혼의 가장 견고하고 본질적인 부분을 상징한다. 뼈는 부패하지 않으며 형태를 유지하는 특성 때문에, 시인은 이를 통해 변하지 않는 자아의 핵심을 표현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여연
2017년 월간 《우리時》로 등단2023년 《우리時》 작품상 수상학습서 『번역 우리글 학습』 2, 3 공저시집 『ㆁ의 색』, 『늦봄 새 가지 끝에 다섯 장 하얀 꽃잎』이 있음.현 월간 《우리時》 편집위원한국작가회의, 불교문예, 생명과문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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