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같은 요리 장르물의 온기를 품고 있으면서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설정 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요리 미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그리고 읽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이는 생생한 요리 묘사가 더해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쿠킹 판타지다.

맛집 추천, 맛집 웨이팅, 배달 앱까지, 유명한 것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맛만 있다면 뭐, 배달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그런데 ‘배달해 만족’, ‘쪼기요’, ‘쿠폰 잇찌’ 사이에 끼어 있는 한 앱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았다.“야미…… 킥?”자신도 모르게 앱의 이름을 따라 읽었다. 으잉, 처음 들어보는 앱인데?
“우리가 왜 똥통 안에…… 있냐?”좌식 변기에 궁둥이를 붙인 형이 형산을 올려다보며 물었다.“말했잖아. 여기가 바로 이태리라구.”“이태리제 변기?”“아 놔, 이탈리아 현지라고! 젠장!”형은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고 눈이 해롱거렸다. 하는 수 없이 형산은 형의 겨드랑이에 팔을 걸어 일으켜 세웠다. 변기 칸 문을 열고 나오자, 소변을 보던 중년의 이탈리아 남자가 있었다. 두 남자가 변기 칸에서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본 그는 움찔하며 소변기에 바짝 붙어 섰다. 형산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본 조르노”라고 이탈리아어로 인사했다. 형제는 홍어처럼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나는 화장실을 벗어나 홀로 걸어 나왔다. 그곳을 보는 순간, 형의 아래턱이 고장 난 것처럼 툭 떨어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민가원
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세 차례 수상하고, 상업영화 각색에 참여했으며, 두 편의 독립영화에서는 각본과 연출, 제작까지 맡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이야기는 결국 단어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하고도 중요한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더 빠르게, 더 깊숙이 독자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매체가 ‘소설’이라 믿었고, 그렇게 제 첫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