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왠지 어설픈 오빠와 똑 부러지게 야무진 동생이 사계절을 보내며 깨달은 가족의 의미를 담은 소설로, 그야말로 기분 좋은 삶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주인공인 아이다 요이치와 유카리는 열한 살 차이 남매로, 부모님이 매입한 오십 년이나 된 구축 가옥에 단둘이 살고 있다. 의료품 제조업체에 다니는 스물다섯의 오빠 요이치는 멀쑥하게 키가 큰 외모의 소유자로, 휴일에는 집에서 거의 나가지 않으며,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대부분의 일은 잊어버리는 살짝 어벙한 사람인 데 비해, 모든 집안일을 담당하는 중학교 3학년 여동생 유카리는 오빠와는 정반대로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다. 늘씬하고 키가 큰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십여 년 전 요이치의 어머니와 유카리의 아버지가 재혼하여 가족이 되었으나, 현 시점으로부터 오 년 전에 사고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둘만의 ‘가족 생활’을 보내게 된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아이다 가문의 약 일 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어딘가 살짝 맹해 보이는’ 고양이 ‘다네다 씨’가 아이다 가문의 일원이 되기까지를 그리는 <고양이와 남매>. 요이치 후배가 유카리가 만든 도시락을 ‘애처’가 아닌 ‘애매(愛妹)’ 도시락이라고 이름 붙이는 사연의 <애매 도시락>. 요이치의 어머니 사치코 씨가 사용하던 우산이 ‘지독한 인연’이 되는 <하늘색 우산>. 그리고 유카리가 옆집 할아버지의 밭을 돌보는 한여름 에피소드를 담은 <반짝이는 여름>. 기복이 심한 요이치의 늦가을을 그리는 <포토푀에 밥>. 아이다 가문에 자주 걸려오는 아무 말 없는 전화를 발단으로, 요이치와 유카리가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마지막 에피소드 <너와 살면>.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들 모조품 남매는 서로가 분명한 가족임을 새삼 깨달으며 “너와 사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지금 누군가와 함께 사는 사람에게는 함께 사는 사람의 존재를 새삼 느끼게 하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의 의미를 궁리해보는, 색다르고 미묘한 즐거움을 전해준다.
출판사 리뷰
모조품일지언정 함께한다면
상대가 누구라도 그렇게 가족이 된다!‘가족’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하는 이 소설엔 한 지붕 아래에서 누군가와 살아가는 일상 속에 무심코 지나치거나 간과하기 쉬운 것들,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것들이 가득 담겨 있다.
분명 일반적이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들 모조품 남매는 일반적이지 않은 그들의 삶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완성해가는데,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계절 풍경 속에 빠져들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가족이라는 ‘따뜻함’에 젖어들게 된다.
주인공인 아이다 요이치와 유카리는 열한 살 차이 의붓남매로, 재혼한 부모님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면서부터 함께 살게 되는데, 요이치가 유카리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말한다. 그것은 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가장 흔한, 사실 보통의 이유일 뿐이라고.
만약 유카리가 의붓오빠와의 삶을 선택하지 않고 친적인 미치코 아주머니 집에 맡겨졌다면 포토푀에는 밥보다 바게트가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겠지만, 오빠와의 가족생활에서 무말랭이나 돼지고기가 들어간 계란말이, 톳 조림이나 고구마 맛탕 같은 요리를 만드는 일은 없었을 것. 그렇게 유카리와 요이치는 진짜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야기사와 사토시
1977년 일본 치바현에서 태어났고 니혼 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했다. 2008년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로 데뷔했고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다음 이야기》를 출간했다. 이 시리즈는 전 세계 30여 국가에 판권이 팔려 꾸준히 번역되고 있으며 2024년 올해의 영국 도서상(The British Book Award) ‘소설 데뷔작’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 작품으로는 《기적을 내리는 트릉카 다방》이 있다.
목차
하나 고양이와 남매 006
둘 애매한 도시락 053
셋 하늘색 우산 100
넷 반짝이는 여름 147
다섯 포토푀에 밥 197
여섯 너와 살면 247
해설 따로 또 같이 ‘기분 좋은 삶’을 추동하는 책 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