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날의 서울은 조선 사람들의 삶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형성된 도시다. 조선의 수도 한양은 오늘날 서울처럼 정치의 중심지이자, 수많은 이들의 삶이 얽혀있던 거대한 생활공간이었다. '소고기 없으면 잔치가 아니다’라는 말이 유행하던 숙종 시대의 소고기 열풍부터, 인구 과밀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던 조선판 부동산 불패 현상까지. 또 내시, 무당, 노비, 후궁 등 신분제 속 다양한 인물들의 생생한 삶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 한양의 실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옛적 서울 이야기》는 기존의 궁궐 중심, 전쟁과 정치 중심의 역사서와 달리, 조선 사람들의 일상과 공간에 주목한다. 도시의 골목, 풍속, 인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되살려냈다.저자인 배한철은 매일경제에서 문화재 및 한국사 전문 기자와, 국가유산청의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실록, 문집, 풍속화, 지리지 등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답사해, 조선 사람들의 한양에서의 삶을 세심하게 복원했다. 오백 년 도시의 흔적을 좇아, 오늘의 서울이 어떤 시간의 축적을 통해 형성되었는지 역사 속으로 함께 따라가 보자.

조선시대 하면, 극소수 양반들만 모든 권리를 독점해 떵떵거리며 살고 일반 백성들은 노예와 같은 비참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지레짐작한다. 물질적으로도 낙후되고 궁핍했다는 것도 흔한 인식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일제강점기 식민주의를 정당화하고 미화하기 위해 조선을 의도적으로 폄훼하는 역사의식을 주입한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조선의 서울이라는 도시를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당시의 시대상을 개략적으로라도 파악하려면 먼저 경제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들어가며’ 중에서
박제가(1750~1805)의 《북학의》에서도 “어떤 사람이 돼지 두 마리를 사서 짊어지고 가다가 서로 눌려서 돼지가 죽었다. 하는 수 없이 그 고기를 팔게 되었지만, 하루가 다 지나도 돼지고기는 팔리지 않았다. 이는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고기를 유난히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날 전라도에서는 잔치에 홍어가 빠지면 잔치가 아니라고 하는 것처럼, 조선시대 서울에서는 잔칫상에 반드시 소고기가 올라와야 했다. - ‘소고기 맛에 흠뻑 취하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배한철
매일경제신문 현직기자이자 경영학 박사이지만 문화재와 한국사 전문가로 널리 알려졌다.국보에 깃든 아름다움과 국보가 간직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고문헌과 역사서를 깊숙이 탐독하고 전국 유적지를 구석구석 답사해 왔다. 동시에 옛적 장소와 스토리에 흠뻑 빠져 서울 전역을 도보로 활보하며 웅장한 지금의 모습 속에 감춰진 도시의 역사를 유물을 발굴하듯 찾아내고 있다.《한국사 스크랩》(2015년 세종도서 선정),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2016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책 선정, 2017년 세종도서 선정), 《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2021년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 선정), 《무관의 국보》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 역사 교양서를 펴냈다.2021~2023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24년부터는 성남학연구소 연구위원을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