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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 2026.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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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벗 | 부모님 |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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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육, 그 존재의 밀도
매년 새로운 이름의 정책과 담론, 이른바 ‘○○ 트렌드’ 속에서 교육은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변화가 반복될수록 학교와 교육은 오히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규정과 매뉴얼, 절차와 책임 분담은 촘촘해졌지만, 교육의 주체들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 존재의 무게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학교는 사유의 공간이라기보다 관리의 대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번 특집은 오늘의 학교가 어떻게 사유를 잃어 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토론과 숙의가 사라진 결정 구조, 갈등을 외부 절차로 넘기는 외주화와 사법화, 신뢰 대신 증거와 감시에 의존하는 문화,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는 배제, 지역 소멸의 흐름 속에서 비워지는 학교의 자리까지. 이러한 장면들은 개별 현상이 아니라, 교육의 구조와 언어가 변화해 온 결과다. 학교가 더 이상 스스로 책임지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공간으로 기능하지 못할 때, 교육 전반에서 ‘존재의 밀도’는 옅어지고 있다.
양서영은 규정개정위원회에서 벌어진 하복 위 겉옷 금지 논의를 통해, 학교 민주주의가 어떻게 형식만 남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토론과 숙의 없이 설문으로 결론이 내려진 결정은 규제 강화로 이어졌고, 이는 이미 정해진 답을 확인하는 절차에 가까웠다. 정답이 먼저 주어지는 교육과 촘촘한 규정 속에서 학생과 교사는 함께 사유하는 경험을 잃어 간다. 이 글은 사유가 사치가 된 학교에서, 왜 다시 질문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양여경은 특수교사 20년 차의 시선으로, 통합교육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왔는지를 드러낸다. ‘시간제 통합교육’은 통합의 이름으로 분리와 배제를 정당화하고, 그 책임은 장애 학생과 부모에게 전가된다. 필자는 통합교육의 이상을 말하기보다, 학교가 실패를 은폐해 온 방식을 드러내는 것이 지금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저항임을 강조한다.
난다는 교실 내 CCTV 설치 논란을 계기로, 학교가 ‘신뢰’ 대신 ‘증거’와 ‘감시’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을 비판한다. 불평등한 증거 수집 조건은 감시 요구를 키웠고, 감시는 학교를 통제의 공간으로 고착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 난다는 카메라가 아니라 기록과 문제 제기 권리, 다중의 참여를 통해 서로 ‘감시자’가 아닌 ‘목격자’로 존재하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이윤경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와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을 통해 교육의 사법화와 외주화가 학교 안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짚는다. 갈등은 교육의 언어가 아닌 법과 절차의 언어로 처리되고, 처벌과 매뉴얼은 남았지만 사과와 화해, 관계 회복의 시간은 사라졌다. 문제를 학교 밖으로 넘길수록 학교는 더 안전해지기보다 더 취약해졌다.
이민희는 전남 영광 묘량중앙초 사례를 통해 농촌 교육과 지역 소멸 문제를 조명한다. 작은 학교를 지키려는 선택은 공동체를 변화시켰지만, 농촌 전반의 구조적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글은 학교를 교육·문화·돌봄의 지역 거점으로 다시 사유하며, 지역과 함께 지속 가능한 교육의 가능성을 묻는다.
이번 특집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학교는 스스로 생각하고 책임질 수 있는 공간인가. 사유 없는 결정, 외부로 이전된 책임, 감시와 절차로 대체된 관계, 반복되는 배제와 비워지는 학교의 자리는 우연히 나란히 놓인 장면들일까. ‘교육, 그 존재의 밀도’는 무엇을 더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무엇이 빠져 왔는지를 묻는다. 이 질문을 다시 학교와 교육의 한가운데에 놓으며, 교육이 어떤 무게로 존재해야 하는지를 독자에게 되돌려 묻고자 한다.
- 편집부

▶ 《오늘의 교육》 90호 특집은 오늘날 학교와 교육의 현실을 포착하며, 사유와 신뢰가 없고, 분리와 배제를 정당화하며, 지속불가능한 학교를 이야기한다. 기획에서는 계명대 유학생 뚜안 님의 죽음을 기억하며 이주민·유학생 정책의 문제를 짚어 보았고, 영화 〈3학년 2학기〉 감독을 인터뷰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교육공동체벗 편집부

  목차

10 읽은 이야기 | 최은숙

오늘의 교육을 열며
13 다시 ‘교육 불가능’의 의미 | 공현

특집 | 교육, 그 존재의 밀도
21 사유하지 않는 학교 | 양서영
31 학교가 통합교육에 실패하는 방식 | 양여경
44 감시를 바라게 되는 학교 | 난다
- 불신과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으려면
52 외주화된 책임, 무력해진 학교 | 이윤경
62 두려움과 가능성의 경계에서 | 이민희
- 농촌 교육의 현실과 과제

기획 | 한 유학생의 죽음을 부른 가혹한 구조
73 이주민, 유학생 강제 추방이라는 지옥도 | 박중엽
80 한 유학생의 죽음 이후에도 남겨진 질문들 | 송은정
- 체류 제도와 대학 사이에서 배제되는 삶

후속│3학년 2학기, 공백과 비틀거림의 시간
87 교육과 노동 사이, 살아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다 | 이란희, 신운섭
- 영화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인터뷰


108 뒤집기 / 봄눈 | 김영언
112 텃밭 / 전학생 | 하상만

연재 | 교육농 - 좋은 교육과 좋은 삶을 위하여 ②
116 삶과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다시 사유하기 | 박복선, 윤상혁, 조진희
- 텃밭과 함께하는 교육의 생태적 전환

기고
152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와 협력적 교육 거버넌스의 실제 | 이혁규
175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서 벌인 미술교육 | 김인규

에세이
187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 | 최석우
- 구례 ‘자라는공동체’의 이야기

리뷰
194 인종과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은유 | 치리
〈주토피아2〉
199 오늘의 학교를 떠올린다 | 서희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

211 오늘 읽기 | 공현
213 세 줄 새 책
217 어제와 오늘의 어린이책 | 조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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