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따지고 보면 이 책은 아주 긴 초대장인 셈이다.”비건도 감자칩, 부대찌개 다 먹습니다!못 먹는 것 없고, 못 하는 것 없는 유쾌한 식물성 하루채식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의 세계이다. 단순히 메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살 수 있는’ 새로운 식탁을 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감자칩과 부대찌개 사이에서』는 “가볍지만 진지하고, 엄격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채식주의 라이프를 담았다. 본서는 못 먹는 것 없고, 못 하는 것 없는 식물성 삶이 얼마나 근사하고 즐거운지에 대해 서술한다.『감자칩과 부대찌개 사이에서』는 작가가 비건을 시작하기 전에서부터 출발한다.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채식을 실천하던 초기에 느꼈던 어려움 그리고 이제는 익숙한 채식생활을 담았다. 또한 누구나 쉽게 비건 식탁을 직접 차리고 맛볼 수 있도록 또한 구운 채소초밥, 비건 부대찌개, 매콤 느타리버섯 두루치기 등 간단한 비거나이징 레시피를 수록했다.“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일상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놀랍고 근사한 일이었는지에 대해 모두와 나누고 싶다. 많은 이들이 채식주의의 번거로움보다 긍지와 기쁨과 연대에 대해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구도 죽지 않는 식탁에 앉아 맛있는 식사를 하고, 매일을 살아가면서.”(7쪽, 「시작하는 글」 中)본서는 "채식이 삶의 즐거움을 앗아 갈까 봐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다. 채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과 채식을 시작하려는 사람 그리고 채식이 궁금한 사람 모두에게 전하는 채식으로의 초대. 이 초대장에는 상냥하고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다. 당신이 채식이라는 커다랗고 다채로운 세상에 함께할 수 있기를, 그렇게 우리가 또 다른 한 명의 동물을 살릴 수 있기를.채식을 실천하기로 했다고 털어놓으면, 10명 중 6명이 이렇게 물었다. “다이어트 해?” 가족들은 내 자초지종을 듣지도 않고 마냥 기뻐했다. 드디어 우리 딸 입에서 살을 빼겠다는 소리가 나오는구나. 행복해 보였다. 나는 들뜬 표정의 부모에게 채식의 계기가 결코 체중 감량이 아님을 차분히 설명했다. 돌아온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그래도 채식하면 좀 빠지겠지. 그 실체 없는 확신에 대고 딱히 할 만한 대답이 없었다. 비슷한 소리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채식하면 건강해지지 않을까. 나는 구구절절 대답하는 대신 행동으로 보여 주기로 했다. 마침 끼니 때였고, 나는 소면을 한 움큼 삶아 비건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너 채식한다면서? 응, 이거 채식 맞아. 고기 안 들어가잖아. 담담하게 대답한 후, 앉은 자리에서 한 그릇을 전부 다 먹어 치웠다.--- 「다이어트 아니라고요」 중에서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았지만 양념장 레시피에 동물성 식재료는 없었다.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침대에서 빠져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찬장과 냉장고 속을 확인했다. 모든 재료가 집에 있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순간 심장 박동이 살짝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아마 이 지난하고 답답한 그리움을 곧 해결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직감했던 것 같다. 한평생 만들어 먹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 없었던 확신의 외식 메뉴. 순대볶음. 내가 그걸 만들게 되다니. 심지어 순대 없는 순대볶음을.--- 「비거나이징은 기세야」 중에서
채식주의가 내 식탁을 한정시키는 일이라 믿었던 과거가 아직도 조금 후회스럽다. 이토록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시도해 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무언가를 먹지 않기 때문에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는 삶. 누군가에게는 이 말이 여전히 모순 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타인이 믿거나 말거나 내게는 명백한 사실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 드넓은 세계를 쏘다니며 한껏 즐기고, 또 이 안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초대하며 살아가고 싶다. --- 「새로운 세계, 넓어진 선택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