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민족을 꼽으라면, 단연코 유대인일 것이다. 『탈무드』, 『베니스의 상인』, 금융계를 지배하는 민족, 유대인 파워 등 ‘유대인’을 둘러싼 긍정과 부정, 찬사와 비난, 존경과 시기가 문학 작품부터 음모론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수식이 뒤따르는 민족은 전 세계에서 유대인이 유일할 것이다. 아마도 ‘이스라엘’이라는 모국이 있음에도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유대인은 어제 유대인이 되었는가』는 유대인의 기원, 유대인의 시작, 유대인의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바빌론 유수’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그들의 역사를 추적한다. 기원전 587년에 일어난 ‘바빌론 유수’가 동시대와 후세에 미친 영향과 그것이 유대인의 정체성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또한 성경 혹은 성서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동시대 유물·유적·기록 등으로 교차·검증한다. 이 책을 통해 유대인의 역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유대인에게 박해의 역사가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나치의 홀로코스트다. 그렇다면 유대인은 왜 박해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들은 언제부터 존재했으며 어째서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살았던 것일까? 그러한 박해 속에서 어떻게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유대인의 정체성 형성은 ‘바빌론 유수’라는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
유대인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히브리어 성서에 따르면 기원전 1000년경, 고대 서아시아에 유다 지파 출신 다윗이 왕국을 세우고 예루살렘에 수도를 두었다고 한다. 왕국이 공식적으로 섬기는 신은 야훼였다. 우리말 성서에는 ‘주’라고 번역되어 있다. 이 왕국은 기원전 10세기 후반, 다윗의 손자 대에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남쪽 왕국은 ‘남유다 왕국’, 북쪽 왕국은 ‘북이스라엘 왕국’이었다. 참고로 ‘남’과 ‘북’은 우리가 편의상 붙인 명칭이다. 남쪽 왕국 사람들은 ‘유다 사람’, 북쪽은 ‘이스라엘 사람’이라 불렀다.
열왕기에 따르면 여호야긴은 어머니와 왕비들, 내시들과 바빌로니아군에게 투항했다고 했으므로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감옥이 아니라 자택에 갇혔을 가능성도 있다. 예루살렘에는 그의 삼촌 시드기야가 꼭두각시 왕으로 있었기 때문에 바빌로니아는 나이가 어린 여호야긴(열왕기하 24:8에 따르면 즉위 당시 18세)을 바빌론에 인질로 잡아 둔 것 같다. 여호야긴에게 여러 명의 부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18세에 포로가 된 그에게 다섯 명의 아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 아들들 가운데 일부는 바빌론에 잡혀 온 이후에 태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세가와 슈이치
1971년 출생했으며, 릿쿄대학 문학부 교수이다. 쓰쿠바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학점 이수 후 중퇴했으며, 텔아비브대학교 대학원 유대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해다. 전문 분야는 고대 중동사, 구약학, 서아시아 고고학. 저서로는 (이하 국내 미출간) 『성서 고고학』, 『구약성서의 미스터리』, 『미스터리 파헤치기: 성서 이야기』, 『구약성서 〈전쟁〉 문헌』 등이 있으며, 공편저로 『역사학자와 함께 읽는 고등학교 세계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