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름 없는 이민 선조들의 역사와 숨결을 되살린 역작. 미국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에 정착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독립운동 역사를 본격적으로 복원한 연구서다. 저자 차만재는 1903년부터 프레즈노, 핸포드, 바이셀리아, 다뉴바, 리들리 일대에서 형성된 한인 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름 없이 사라져가던 이들의 노동, 정착, 신앙, 연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센트럴 밸리는 그동안 한인 이민사에서 주변부에 머물렀지만, 실제로는 미주 독립운동과 공동체 형성의 핵심 무대였다. 이민자들은 혹독한 농장 노동 속에서도 교회를 중심으로 서로를 지탱했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며 조국을 향한 애국심을 잃지 않았다.
이 책은 <신한민보>, <보이스 오브 코리아> 등 풍부한 사료와 함께 이민 후손들의 증언을 통해 잊힌 역사 공간을 되살린다. 무명에 가까운 인물들까지 세밀히 기록하며, 나라 잃은 민족이 타지에서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고 정체성을 지켜냈는지를 감동적으로 담아낸다. 초기 한인 디아스포라 연구의 공백을 메우는 귀중한 성과이자, 미국 땅에서 또 다른 ‘의병들’로 살아간 선조들에게 바치는 역사적 헌사이다.
출판사 리뷰
중부 캘리포니아 한인 이민사
미국 캘리포니아 땅에서 뿌리내린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고투, 그리고 나라 잃은 민족이 타지에서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고 독립운동의 거점을 구축해 갔는지를 세밀하게 재현한 역사서다. 저자 차만재는 장기간의 현지 조사와 방대한 사료 분석을 통해, 지금껏 미국 한인 이민사의 변두리로 취급되던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 지역(프레즈노, 핸포드, 바이셀리아, 다뉴바, 리들리 일대)에 초점을 맞춘다. 이 지역은 1900년대 초 한인들이 농장 노동자로 모여들어 공동체를 만들었고, 독립운동의 요람 중 하나였던 중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한국사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이 지역의 의미는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저자는 이 잊힌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이민 후손들이 간직한 사료, 지역 도서관의 여러 신문 자료, 구술 증언 등을 촘촘히 엮어 초기 미주 한인들의 생생한 삶의 흔적을 한 권에 담아냈다.
이민의 시작: 척박한 땅에서 ‘나라 없는 백성’의 새로운 터전
책은 1903년 하와이를 거쳐 캘리포니아로 이동한 한인 이주민들의 삶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20세기 초 센트럴 밸리는 대륙횡단 철도와 경작지 확대로 급속히 성장하던 농업 지역이었고, 한국과 중국, 일본 이민자들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던 곳이었다.
한인 이민 1기는 1903~1910년, 프레즈노, 핸포드, 바이셀리아 일대에서 농장 노동자로 일하며 막 시작되었다. 이후 1909년부터 2기, 다뉴바와 리들리 등지에 보다 안정적인 정착촌을 형성하면서 한인사회의 기반이 확고해졌다. 이들은 가혹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교회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일구고, 서로의 생계를 돕고, 조국 독립을 위해 헌금하고 조직을 꾸렸다. 저자는 이 과정을 ‘이름 없는 사람들이 만든 위대한 역사’라는 시선으로 기록한다.
독립운동의 숨은 요람: 다뉴바와 리들리 공동체
책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캘리포니아 농촌지역이 미주 독립운동의 중요한 거점이었다는 사실이다. 3,1운동 이후 미주 한인사회는 크게 분열되었지만, 센트럴 밸리 한인들은 교회와 지역 조직을 중심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임시정부를 지원하는 등 강한 애국심을 보였다. 다뉴바와 리들리에서는 실질적으로 임시정부를 지탱한 여러 독립운동가와 평범한 농장 노동자들이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록한다. 예컨대 김형순, 한덕세, 김호, 윤병구 목사 등이다. 이들은 작은 농촌 마을에서 서로의 노동력을 나누고, 모은 돈을 독립운동에 바쳤으며, 한인학교를 만들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켜냈다. 책은 이들의 존재가 ‘무명의 의병들’에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며, 타지에서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민 선조들을 재조명한다.
연구의 깊이: 사료 발굴과 현지 조사
저자는 남가주대, 프레즈노 카운티 도서관, CCKHS 등 다양한 기관의 자료 협조를 받으며 이 책을 집필했다. <신한민보> 마이크로필름, <보이스 오브 코리아> 등의 언론 기사 분석, 이민자 후손들이 보관해 온 사진과 기념물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이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책은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생활사’를 보여준다. 그들은 어떤 농작물을 재배했는가, 어떤 집에서 살았는가, 교회는 어떤 방식으로 공동체를 결속했는가, 어떤 갈등과 연대가 있었는가, 어떤 이름 없는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도왔는가 등 이 모든 요소들이 세부적으로 재구성되어 있어, 한인 디아스포라 연구의 공백을 메우는 귀중한 작업이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디아스포라』가 가지는 의의
이 책의 가치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잊힌 지역의 역사를 복원한 최초의 본격 연구서다. 센트럴 밸리에 대한 한인 이민사 연구는 그동안 거의 전무했다.
둘째, 생활사, 지역사, 독립운동사가 하나로 결합했다. 정착사(농업, 노동), 공동체사(교회, 가족), 독립운동사까지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셋째. 이름 없는 이민자들을 역사 속 주체로 복권했다. 김형순, 한덕세, 윤병구 등 대표 인물뿐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노동자들의 활동이 처음으로 기록된다.
넷째,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 연구의 교과서적 자료를 제공한다. 방대한 1차 사료 분석과 현지 조사는 향후 연구자들에게도 귀중한 토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름 없는 이민 선조들의 역사와 숨결을 되살린 역작이라 할 수 있다. 1900년대 초, 언어도 문화도 낯선 땅에서 생존을 위해 일했고, 조국을 위해 헌신했으며, 공동체를 지켜낸 이민자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후세에 전한다는 점에서 책의 의의는 크다. 한국인의 뿌리와 강인함, 그리고 잊혀서는 안 될 독립운동의 또 다른 역사를 재발견하게 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차만재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행정학박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프레즈노) 정치행정학 명예교수. 한국에 관련된 저서 《중부 캘리포니아 한인 이민사 (1903-1957): 정착 과정과 초국가적 정치 활동 연구》(University Press of America출판사, 2010) 출간. 흥사단 영문 교본 《A Primer of the Values and Principles of the Young Korean Academy》(2017) 저술, 2024년 동 교본 서반어 번역판 출간. 《윤리적 지도력과 사회변혁: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도산 안창호 비교 연구》(팰메토 출판사, 2025) 출간. 2009년 ‘세계 속의 한국인 상’에 이어 2016년 샌프란시스코 천사의 섬 이민 수용소 기념 재단이 ‘올해의 이민사 교육자상’ 수여. 한미유산 재단이사장 역임(2023~2024). 중가주 한인 역사연구회 전 창립 회장.
목차
격려사
머리말
제1장 서론
1. 캘리포니아 한인 이민사 요약
2. 연구 초점 및 자료 출처
3. 책의 구성
제2장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 한인 정착의 시작(1903~1909)
1. 농업 요소
2. 인종 요소
3. 주요 조직
4. 프레즈노, 핸포드, 바이셀리아의 초기 한인들
5. 프레즈노, 핸포드, 바이셀리아에서 이주하다
제3장 다뉴바의 한인 개척자들(1909~1945)
1. 정착촌이 모습을 갖추다 (1909~1919)
2. 3,1운동
3. 다뉴바, 센트럴 밸리 한인들의 프로필
4. 교회 중심의 삶
5. 애국심
6. 요약
제4장 리들리 그룹과 한인 사회(1921~1957)
1. 김형순(1886~1977)
2. 한덕세(1894~1977)
3. 김호(1884~1968)
4. 프레드 앤더슨(1892~1981)
5. 김형제상회 3인방: 김호, 김형순, 한덕세
6. 리들리 한인 장로교회
7. 윤병구 목사
8. 송철과 김용중
9. 김원용
10. 다시 살펴보는 김호와 리들리 그룹
제5장 좌익 한인들과 리들리 그룹(1920~1957)
1. 대한인노동사회개진당 창당
2. 남부 캘리포니아의 급진주의 학생들
3. 김용중의 한반도 중립론
4. 결론
제6장 델라노, 윌로우스, 맥스웰의 한인들(1913~1957)
1. 한시대와 델라노
2. 김종림과 한인 쌀 농부들
3. 한인 비행학교
4. 맥스웰의 이재수: 사실과 미스터리
5. 요약
제7장 국가, 사회자본, 초국가주의의 역할
1. 국가의 역할
2. 사회자본의 역할
3. 초국가적 정치 활동
제8장 결론
도움 주신 분들
옮긴이의 말
번역판에 부치는 글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