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심리학·문학·철학 수업을 움직이는 고전프로이트 후기 이론의 정수, 네 편으로 만나다.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어떤 사람은 다시 일어서지만, 어떤 사람은 끝내 무너진다.
우리는 왜 고통을 반복할까.
그리고 ‘나’는 정말 하나일까.
프로이트는 이 물음들과 10년에 걸쳐 맞붙었고, 그 응답을 네 편의 텍스트에 남겼다.
『애도와 멜랑콜리』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 쓰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어떤 이는 애도하고 어떤 이는 우울증에 빠진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멜랑콜리 환자는 잃어버린 사람을 자아 안에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분노를 자기 자신에게 돌린다. "애도에서는 세상이 공허해지지만, 멜랑콜리에서는 나 자신이 공허해진다."
『쾌락 원칙을 넘어서』는 더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왜 악몽은 외상을 되풀이하는가? 왜 아이는 어머니의 부재를 놀이로 재연하는가? 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프로이트는 충격적인 답을 내놓는다. 인간에게는 쾌락보다 더 깊은 곳에 반복강박이 있고, 그 너머에는 죽음충동이 존재한다.
『자아와 이드』는 새로운 지도를 그린다. 우리가 '나'라 부르는 자아는 사실 세 힘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중재자다. 아래에서는 충동(이드)이 끓어오르고, 위에서는 도덕(초자아)이 압박하며, 바깥에서는 현실이 요구한다. 셋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기에 불안은 필연이다.
『부정』은 짧지만 정교하다. 환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분석가는 정확히 그 반대를 읽어낸다. 억압된 것은 부정의 형식으로만 의식에 도달한다. 판단과 정서가 엇갈리는 그 순간, 무의식이 언어의 문턱을 넘는다.
이번 번역본은 독일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했다. 원문의 논증 순서·문장 구조·핵심 개념을 불필요한 재배열과 과도한 설명 없이 살리고, 프로이트 특유의 어휘 선택과 논리적 호흡을 가능한 한 ‘그대로’ 보존했다. 동시에 독자가 막힘 없이 읽도록 문장 리듬과 어휘를 세심히 다듬어 정확성과 가독성의 균형을 추구했다. 원문의 깊이와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오늘의 독자가 프로이트의 사유를 더 가깝고 또렷하게 경험하도록 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온전히 지배하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그 사실이 더 깊은 자기이해의 출발점이 된다. 이 네 편의 텍스트는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린다. 상실이 자아를 어떻게 바꾸는지, 우리가 왜 고통을 반복하는지,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억압된 것이 어떻게 말로 새어나오는지. 네 축이 모여 우리 내면의 지도를 완성한다.
프로이트가 100년 전에 쓴 글이지만, 오늘 우리의 불안과 관계를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도구다. 왜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 끌리는지, 왜 어떤 말에 과도하게 반응하는지, 왜 나를 미워하게 되는지그 이유가 여기 있다. 이 책을 펼치는 것이 첫걸음이다.
★★ 상실 · 반복 · 자아프로이트 후기 이론의 핵심을 한 권에 ★★
위로를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반복되는가"이 막막한 질문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사고의 습관으로 바꾸어 주는 책이다. 읽는 동안 독자는 위계 없이 섞여 있던 감정·기억·판단을 분리해 보관하고, 다시 연결하는 법을 배운다. 이 과정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 끝날 때, 지금까지의 선택과 관계를 설명할 언어가 손에 남는다.
이 책의 미덕은 '개념의 단단함'과 '독서의 리듬'에 있다. 네 편의 글은 서로를 해설하지 않고 서로를 단련시킨다. 하나를 읽고 나면 다음 텍스트가 이전의 가설을 시험하는 장으로 열리고, 마지막 글은 그 모든 과정을 한 번 더 미세 조정한다. 특히 "설명 대신 명명"을 배운다는 점이 유효하다. 막연한 '힘들다' 대신 '대상 상실의 처리 실패', '나도 모르는 되풀이' 대신 '반복의 규칙', '성격'이라는 뭉뚱그림 대신 '구조적 위치'가 입에 붙는다. 이 명명의 정확도가 삶에서 즉시 쓸모가 있다. 말버릇 하나, 결정 습관 하나가 어떻게 커다란 방향을 만드는지 느껴질 때, 텍스트의 문장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다음 선택을 다른 방식으로 조직할 수 있다.
오늘 읽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정보는 넘치지만 정리는 부족한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를 '우연'과 '성격'으로 설명하며 책임도 통찰도 함께 놓치기 쉽다. 이 책은 그 빈틈을 메운다. 애도의 길에서 길을 잃은 사람, 같은 패턴의 관계에 지친 사람, 자신의 '나'가 왜 이렇게 흔들리는지 궁금한 사람에게단순한 조언 대신, 스스로 증거를 모으고 논리를 세우는 법을 건넨다.
이번 번역본은 독일어 원전의 논증 순서와 핵심 개념, 문장 조직을 충실히 따르되, 한국어 독자가 막힘 없이 읽도록 문장 리듬을 다시 세웠다. 해설의 과잉을 경계해 원문의 호흡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독서 팁을 제안한다. 각 글을 다 읽고 난 뒤, 최근 일주일 안에 있었던 장면 하나를 떠올려 보라. 누군가의 말에 과하게 반응했던 순간, 또 그 사람과 싸웠다는 걸 깨달은 순간, 아무 이유 없이 "싫어요"라고 말했던 순간. 이제 그 장면을 이 책에서 배운 개념 하나로 다시 불러 보라.
놀랍게도, 설명되지 않던 것이 설명된다. '성격'이라고 뭉뚱그렸던 것이 '구조'로 보이고, '우연'이라 생각했던 것이 '반복'의 증거로 읽힌다. 그 순간, 당신은 관찰자가 된다. 휘둘리는 사람에서 분석하는 사람으로.
이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하는 법을 바꾼다. 그리고 그 질문이, 다음 선택을 바꾼다. 이제 당신의 장면을 꺼내 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