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도마복음 71~114절을 해석한 해설서로, 1권(1~28), 2권(29~70)에 이은 3권이다. 초월신 중심의 ‘좀비 신학’을 거부하고, 각자 안에서 실현되어야 할 ‘신성 언약’의 관점에서 텍스트를 읽고 주석하였다. 신과 왕국을 교리적 종말론이 아닌 내면의 성취로 이해하며, 도마복음의 명료함과 간결함에 주목한다.
Simon Gathercole과 April D. DeConick의 연구를 참고했으나, 해석은 철저히 독립적으로 진행하였다. 구약·신약 성서, 유대 신비주의 카발라, 현대 정신분석을 토대로 텍스트를 새롭게 읽어내며, 전통적 성서 해석을 넘어선 사유의 궤적을 담았다. 40여 년간 헬라어·히브리어 원전 연구와 콥트어 분석을 통해 완성된 이 책은 도마복음 주석의 결정판이다.
출판사 리뷰
본서는 도마복음 71114의 해설서다. 1권(128), 2권(2970)에 이은 3권(71114)으로, 도마복음 로기온에 해석을 덧붙였다. 철저히 초월신의 관점, ‘좀비 신학’의 관점에서 읽는 방식을 거부한다. 우리 각자 안에서 성취되어야 할 ‘신성 언약’의 관점에서 텍스트를 바라보고 읽기를 시도하며 주석하였다. 그 점에서 한 치의 혼돈이 없다. 신을 말하되 ‘좀비 신학’의 초월신이 아니다. 왕국을 말하되 우주 종말론의 교리적 관점이 아니다. 도래하지 않은 가상 세계를 전제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는 것을 교리화해 사람들의 영혼을 혼미케 하고 현혹하는 자기기만이요 종교적 사기 행각이기에 동의할 수 없다.
도마복음은 이 점에서 매우 명쾌하고 간결하다. 로기온 114를 주석하는 동안 참고하되 의존하지 않은 도서는 Simon Gathercole의 “The Gospel of Thomas: Introduction and Commentary”다. 매 로기온마다 꼼꼼히 살폈고 자료적 도움은 받았으나, 주석은 의존하지 않았다. 연구자들에게는 매우 귀중한 도서라고 판단된다. 그 밖에도 April D. DeConick의 “The Original Gospel of Thomas in Translation”의 주석서도 참고했으나, 나의 성향과는 전혀 다른 관점이다. 그들을 의존할 수 없는 까닭은 도마복음조차 여전히 ‘좀비 신학’의 관점에서 주석하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석을 읽어보면 그 점이 너무도 현격하다. 참고는 하였으나, 감사와 고마움이 있음에도 주석은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을 서론에서 미리 밝힌다.
구약·신약 성서와 유대 신비주의 카발라, 그리고 현대 정신분석은 내게 도마복음을 읽어가는 틀 거리다. 애초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다. 순례의 길을 가는 동안 풀리지 않던 질문과 의문에 대한 힌트를 그곳에서 많이 얻었다. 카발라는 물론이고, 정신분석의 흐름은 내게서 재해석되었고 나름의 또 다른 기의를 담아 그들 속 기표를 사용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중요한 요소는 어느새 나의 도마복음 읽기에 틀 거리로 녹아 있다. ‘융합’이라 해도 상관없다. 학문적 호기심에 의한 의도적 융합은 아니다.
성서에 대한 전통 해석에 만족할 수 없다는 데서 질문이 시작되었다. 도마복음 읽기도 성서에 대한 의문에서 비롯되었고, 성서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서 도마복음 글쓰기도 시작되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성서의 전통적 해석에 대한 이의제기에서 나의 글쓰기와 도마복음 읽기가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법은 텍스트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것밖에 찾지 못했다. 타인의 해석, 곧 칼뱅이나 루터, 그리고 수많은 개신교 주석가의 해석에 의존할 수 없었다. 부득불 헬라어·히브리어를 통한 텍스트와의 마주함이 40여 년이다. 또 부득불 헬라어와 매우 친화적인 콥트어를 더듬으며 도마복음 읽기에 도전한 것도 유사하다.
그 모든 것이 도마복음 읽기의 바탕이 된다. 도상에서 서양 사상사를 만나고 동양의 도덕경을 만나며 카발라와 현대 정신분석을 만난다. 그렇게 해서 도마복음 해설서 3권이 어느덧 마무리되었다.
처음 생명의 집은 어머니의 자궁이다. 때가 되면(시간) 자궁을 박차고 나와 생명줄인 탯줄이 잘린다. 이것이 최초의 어머니 부정이다. 잘린 탯줄은 다시 이어 붙일 수 없다. 어머니의 자궁과는 영원한 결별을 한다. 최초의 집을 떠나게 된다. 떠나야 다시 난다. 결별과 분리는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의 탄생이다.
독립된 개체로 태어난다. 독립된 개체는 자궁 속에서 열 달을 지나고서야 이뤄진다. 존재는 언제나 절기와 함께 찾아온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와 시간이 의미하는 바다. 존재와 시간에서 시간은 카이로스의 시간이요, 달리 말하면 ‘절기’다. 꽃의 계절엔 열매의 존재가 찾아오지 않는다. 열매의 시간(절기)에 열매의 존재가 찾아온다.
칠성님께 정안수를 떠놓고 새벽마다 기도하는 향벽설위의 기도 형태는 늘 재산 분배 요구가 핵심이다. 그것은 정령숭배에서부터 인간의 심층에 자리 잡은 기본적인 의식 구조다. 가족의 건강과 객지에 나가 있는 아들의 성공, 우리 가족에게 더 많은 재산의 분배 요구가 신과 인간의 위치 설정이다. 정령숭배에서의 그것이, 신의 이름 유일신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바뀐 것이 아니다. 명찰을 바꿔 달고 신학 이론과 신의 얼굴을 새롭게 도금하였을 뿐, 신을 재산 분배자로 규정하는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상상계와 상징계를 거치며 사회의 상징 시스템의 의미 사슬에 거미줄처럼 엉켜 상호 주체 놀이에 여념이 없는 동안 그것은 살림이 아니라, 죽임이고 죽음이다. 선과 악이고 아귀다툼이다. 죽음을 맛보는 삶으로 미래의 판타지를 꿈꾸며 자신을 기만하고 타인을 기만하고 그곳엔 집단 무의식과 규범과 언어의 상징 시스템이 주체가 되어 온통 사망과 살해의 법칙이 횡행한다. 주체의 자리에 대타자가 주인 역할을 하고 주체는 소외되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창호
총신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철학교육을 전공하였다. 수도침례신학교와 중부대학교에서 기독교철학과 헬라어, 히브리어를 강의하였다. 저서로는 『베드로의 고백 그 허와 실』(1994)『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냐』(1998)『예수의 믿음』(2018)『에덴의 뮈토스와 로고스』(2021)『유대신비주의 카발라와 생명나무』(2021)『성서 그리고 도마복음 Vol 1, 2, 3』(2024-25) 『신죽음과 좀비신학』(2025) 등이 있다. 원어성서원 刊 『스테판 원어성경』 데이터 작업과 편집에 참여하였으며 격월간지 『형상과 글』을 창간하기도 했다.현재 유튜브 방송김창호 TV를 운영하고 있으며, 원어 성경을 토대로 한 해설 요한계시록과 창세기, 산상수훈, 주기도문, 카발리즘, 도마복음, 로마서, 히브리서 등 동영상 약 700여 편이 업로드 중이다.
목차
말씀 71 집을 헐고 집을 짓고 14
말씀 72 신과 재산 분배 23
말씀 73 추수 28
말씀 74 물의 근원 34
말씀 75 신방에 들어갈 신랑 39
말씀 76 많은 상품과 진주 46
말씀 77 나는 만유다 50
말씀 78 예루살렘과 광야 55
말씀 79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 63
말씀 80 프토마와 프소마 71
말씀 81 부유해진 자가 다스리게 하라 75
말씀 82 ‘나’와의 거리 78
말씀 83 형상과 빛 82
말씀 84 모양과 형상 87
말씀 85 아담의 형상은? 91
말씀 86 여우, 새, 인자 97
말씀 87 쏘마와 프쉬케 101
말씀 88 너희가 가진 것 105
말씀 89 대접의 안과 밖 111
말씀 90 온유와 겸손의 멍에란? 116
말씀 91 존재와 철 121
말씀 92 그때와 지금(물을 때와 답할 때) 126
말씀 93 개, 돼지 130
말씀 94 찾는 자와 두드리는 자 135
말씀 95 ‘이자놀이’에 담긴 영적 의미 140
말씀 96 아버지의 나라와 여자 147
말씀 97 깨진 항아리를 등에 진 여인 155
말씀 98 아버지의 나라와 암살자 비유 162
말씀 99 문밖에 서 있는 모친과 형제자매 168
말씀 100 십일조와 하나님의 것, 나의 것 176
말씀 101 부모, 미움과 사랑의 딜레마 185
말씀 102 소 여물통에 누워있는 개 195
말씀 103 ‘도적’ 비유의 뜻을 묻다 205
말씀 104 거부된 기도와 금식 212
말씀 105 창기의 아들이라는 호칭 218
말씀 106 둘을 하나로 만들 때 224
말씀 107 아흔아홉보다 한 마리 양 229
말씀 108 그는 나와 같이 나는 그와 같이 236
말씀 109 가치를 모르는 보화 241
말씀 110 세상을 포기하라 248
말씀 111 두루마리처럼 말리는 하늘들과 땅 253
말씀 112 프쉬케와 싸르크 261
말씀 113 여기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다 268
말씀 114 여자가 남자가 되다 275
참고문헌 284
도마복음 콥트어 원문 직역(로기온 1-114) 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