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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사람들
문학동네 | 부모님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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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84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대서양 양안을 오가며 활약하다 영국인으로 귀화한 이듬해인 1916년 세상을 떠난 ‘국제적 작가’이자 ‘코즈모폴리턴’ 헨리 제임스. 인물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세밀히 묘사하는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표 작가로, 문학의 주제와 형식에서 대담한 실험을 시도해 모더니즘으로의 본격적인 이행을 예고한 그는 『여인의 초상』 『비둘기의 날개』 『대사들』 등의 장편은 물론, 수많은 중단편, 희곡, 여행기, 수필, 평론을 쓰며 방대한 작품세계를 구축해냈다.

그의 작가 이력상 중기에 해당하는 1886년 발표한 『보스턴 사람들』은 당대 한창 전개되던 여성참정권 운동을 주요 소재로 하여 다양한 사상과 세력이 경합하던 미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구현한 대작이다. 남부 출신으로 보수적 성향을 지닌 변호사 배질 랜섬, 그의 먼 친척으로 여성운동에 투신한 올리브 챈슬러가 젊고 아름다운 연설가 버리나 태런트를 두고 경쟁하는, 즉 한 여자를 두고 남자와 여자가 경쟁하는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파격적이다.

  출판사 리뷰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가이자 모더니즘의 선구자
헨리 제임스가 정치·사회 문제에 도전한 중기 대표작

개혁과 진보의 도시 보스턴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퀴어한 사랑과 욕망, 그리고 좌절의 장대한 드라마


184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대서양 양안을 오가며 활약하다 영국인으로 귀화한 이듬해인 1916년 세상을 떠난 ‘국제적 작가’이자 ‘코즈모폴리턴’ 헨리 제임스. 인물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세밀히 묘사하는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표 작가로, 문학의 주제와 형식에서 대담한 실험을 시도해 모더니즘으로의 본격적인 이행을 예고한 그는 『여인의 초상』 『비둘기의 날개』 『대사들』 등의 장편은 물론, 수많은 중단편, 희곡, 여행기, 수필, 평론을 쓰며 방대한 작품세계를 구축해냈다.
그의 작가 이력상 중기에 해당하는 1886년 발표한 『보스턴 사람들』은 당대 한창 전개되던 여성참정권 운동을 주요 소재로 하여 다양한 사상과 세력이 경합하던 미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구현한 대작이다. 남부 출신으로 보수적 성향을 지닌 변호사 배질 랜섬, 그의 먼 친척으로 여성운동에 투신한 올리브 챈슬러가 젊고 아름다운 연설가 버리나 태런트를 두고 경쟁하는, 즉 한 여자를 두고 남자와 여자가 경쟁하는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파격적이다. 버리나를 차지하려는 배질과 올리브가 치열히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여성운동가, 언론인, 최면치료사, 의사, 강연 기획자 등 각양각색의 인물이 등장하고 얽히면서 사회개혁 운동을 둘러싼 천태만상이 펼쳐진다. 여성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해방과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분투에 주목한 헨리 제임스는 이 소설을 통해 특유의 치밀하고 집요한 심리묘사와 신랄한 풍자로 인물들의 내적 외적 동기와 욕망을 낱낱이 해부하며 1870~1880년대 미국 사회를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출간 당시에는 평가가 엇갈렸으나, 『보스턴 사람들』은 전통적 성역할과 결혼제도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퀴어한 욕망을 다뤘다는 점에서 오늘날 시대를 앞선 통찰이 담긴 작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헨리 제임스의 문학과 젠더 연구에 오랫동안 열중해온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윤조원 교수의 충실한 번역과 주석, 그리고 상세한 해설은 한동안 저평가된 논쟁적인 작품 『보스턴 사람들』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제대로 음미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국제적 주제에 몰두하던 헨리 제임스가
미국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다룬 실험작이자 문제작


생애의 대부분을 영국에서 보낸데다 투르게네프, 플로베르, 졸라, 도데, 엘리엇과 같은 유럽 작가들과 교유한 헨리 제임스는 미국과의 끈도 놓지 않고 두 대륙을 오가며 국제적 명성을 떨친 작가다. 신비주의에 경도되면서 미국 제도권의 기독교식 교육에 회의를 품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어려서부터 런던, 파리, 제네바, 본 등 유럽 각국의 도시를 옮겨다니며 여러 언어와 예술·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자연스레 익혔다. 하버드대 법과대학에 입학하지만 열 달 만에 그만두고 창작에 전념해온 그는, 삼십대 초반 본격적인 장편소설 『로더릭 허드슨』을 발표한 직후 파리에 이어 런던으로 이주함으로써 일대 전기를 맞이한다. 1876년 런던에 정착한 이후로 발표한 「데이지 밀러」 『유럽인들』 『여인의 초상』 등을 통해 영국과 미국에서 호평받으며 인기 작가로 등극한 것이다. 작가 이력상 초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에 그는 주로 신생국(미국)과 구세계(유럽)의 문화 차이, 전통과 인습의 무게 같은 주제들을 사실적인 필치로 형상화해냈다.
한편, 1882년 한 해 동안 어머니와 아버지를 차례로 여읜 헨리 제임스는 집안일을 처리하기 위해 미국에 머무르며 한동안 떠나 있던 고국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관조할 기회를 얻었다. 급격한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발전 속에서 여러 사회개혁을 향한 열망이 들끓던 당대의 면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특히 그는 남북전쟁(1861~1865)의 결과로 해방된 노예들처럼, 가부장제적 억압과 속박에서 벗어나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목소리를 높였던 여성들의 참정권 운동에 주목했다. 그리고 자신이 “매우 미국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이자 “뉴잉글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여성 간 우정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로 『보스턴 사람들』을 착상해, 이 소설을 1885년 2월 〈센추리 매거진〉에 연재하기 시작했고, 1886년 2월 연재를 마치고 당월에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보스턴 사람들』은 국제적 주제에 한참 몰두했던 그가 미국이 당면한 현실을 충실히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야심작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당시 장황하다거나 여성운동가를 희화화한다는 등의 비판을 받으며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했고, 헨리 제임스가 필생의 과업으로 삼고 1907년부터 자신의 작품을 24권으로 집대성한 ‘뉴욕판 선집’에 포함되지 않은 탓에 20세기 중반까지 비교적 중요치 않은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보스턴 사람들』을 두고, 선집에 “눈에 띄게 누락된” 작품이라며 “그럭저럭 충실하고 괜찮은”데도 “어떤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면서 애정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찍이 노예제 폐지 운동, 여성참정권 운동, 금주 운동 같은 각종 사회개혁 운동의 거점 역할을 한 도시 보스턴을 주무대로 한 이 소설은 도시를 대표하는 올리브와 버리나, 그리고 이 둘을 위시한 사람들을 외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남부인 배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성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한집에 사는 올리브와 버리나의 경우처럼, 정서적 유대관계에 있는 두 독신 여성이 남성의 개입이나 재정적 지원 없이 동거하는 것을 칭하는 ‘보스턴 결혼Boston marriage’은 이 소설을 계기로 더욱 널리 회자되었다. 『보스턴 사람들』은 19세기 후반의 여성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기에 페미니즘 문학비평이 성장한 1980년대 이후 미국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고, 버리나를 독점하려는 올리브의 퀴어한 욕망, 그 욕망을 대놓고 드러내지 못한 채 겪는 고통과 좌절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퀴어 담론이 활발해진 2000년대 이후로는 더욱 주목받았다. 이처럼 출간된 지 10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재해석을 끊임없이 자극해온 이 작품은 페미니즘과 젠더, 퀴어와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논의를 촉발하며 여전히 유효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버리나에 대한 올리브의 애착, 버리나를 향한 배질의 구애
페미니즘과 반反페미니즘을 상징하는 두 갈래의 로맨스


미국 남부 미시시피 출신의 잘생기고 매력적인 청년 배질 랜섬.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패전 이후 재산과 노예를 모두 잃고 집안이 몰락하자 뉴욕으로 올라와 변호사 개업을 하려 한다. 배질의 먼 친척으로 사명감을 갖고 여성운동에 뛰어든 올리브 챈슬러는 그의 이주 소식을 접하고는 친족의 도리를 다하고자 보스턴의 자기 집으로 방문해달라고 그를 초대한다. 이렇게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식사하며 나눈 대화로 서로 생각하는 바가 아주 다르다는 걸 금방 깨닫지만, 올리브는 마침 당일 저녁에 열린 모임에 배질을 데려간다. 원로 여성운동가 버즈아이 양의 거처에서 열린 그 모임에서 아름다운 빨간 머리 소녀 버리나 태런트의 연설을 접한 두 사람은 모두 그녀에게 매료되고 만다. 보수적인 배질은 여성해방을 촉구하는 연설의 내용 자체에는 공감하지 않지만 버리나의 미모와 목소리에 사로잡힌다. 버리나의 연설에 깊이 감화된 올리브는 자신의 여정에 동행할 적임자라 직감하고 그녀를 자기 집에 찾아오라고 청한다. 올리브는 함께 여성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자며 버리나를 설득하고, 외동딸인 버리나를 이용해 부와 명예를 쟁취하려 꿈꿔왔던 부모를 매수하는 과정을 거쳐 버리나와 동거하게 된다. 마침내 두 여성은 역사를 공부하고 유럽에 건너가 견문을 넓히며 여성해방 운동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한 작업에 몰입한다. 한편, 배질은 뉴욕의 변호사 사무실로 돌아가 일하지만 일은 순탄히 풀리지 않는다. 그는 다시 보스턴을 방문해 버리나의 안내로 하버드대 교정을 거닐며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를 누린다. 이를 계기로 배질은 버리나를 한층 더 사랑하고 집착하게 되는데, 버리나는 올리브가 알면 충격을 받을까 싶어 이 만남을 비밀에 부친다. 이후 버리나를 차지하려는 올리브와 배질의 갈등과 경쟁은 나날이 격화되고 마는데……

젠더 질서의 변화에 대한 선구적 통찰이 담긴
퀴어한 사랑과 정치의 소설


이 소설에서 헨리 제임스는 진보적 지식인이면서 특권의식을 지닌 전형적인 보스턴 사람 올리브와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 세계관을 지닌 남부인 배질이 버리나를 사이에 두고 마치 ‘제2의 남북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각축하는 양상을 보여주며 이야기 전체에 걸쳐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친척지간인 이 둘의 관계에서는 남북전쟁 이후에도 지속되었던 남부와 북부 사이의 갈등과 반목, 남부의 현실주의와 북부의 이상주의가 두루 읽힌다. 순교자적 열정으로 여성운동에 헌신하는 올리브는 배질의 눈에 “병적인 노처녀”로 비치는데, 이는 당시 여성운동가를 백안시하던 사회의 통념, 반페미니즘적 여성관을 반영한다. 스스로 결혼할 생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사교적이어서 여러 남성에게 청혼을 받는 버리나가 결혼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버리나에게 품은 애정을 대놓고 드러내지 못하고 번뇌하는 올리브에게서는 동성애적 욕망과 함께, 여성이 가부장적 남성에게 종속되지 않기를, 관습적 결혼의 굴레에서 벗어나 대의를 위한 공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이렇게 기존 질서에서 확연히 벗어난 인물인 올리브를 등장시켜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규범적 인식에 의문을 표한다는 점에서 『보스턴 사람들』은 급진적이고 획기적이다.
이 소설은 여성참정권 운동에 뛰어든 이들의 열정과 한계는 물론 이 운동을 폄하하고 심지어 저지하려 하는, 여성을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에 묶어두고 통제하려는 반동적 시선을 함께 문제시한다. 더불어 여성운동에 무관심하거나 비웃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 개혁을 열망하는 시류에 편승해 사리사욕을 취하려는 이들도 아울러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가지각색의 인물을 특유의 집요하리만치 세밀한 묘사,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필치로 형상화하는 솜씨가 일품이다. 이야기 중간에 불쑥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가 하면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듯하다가도 거리를 두곤 하는 서술자는, 관찰자이자 기록자 역할을 하면서 생경함과 기묘한 감흥을 유발하곤 한다. 특히 『보스턴 사람들』과 관련해 “여성의 상황, 성별에 관한 정서의 쇠락, 여성측에서 겪는 동요”가 미국의 “사회적 삶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독특한 지점”이라고 기록했던 헨리 제임스답게 일찍이 노예해방에 힘썼던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버즈아이 양, 여성의 참정권 획득과 금주에 대한 강연을 하러 다니는 현실적인 여성운동 지도자 패린더 여사, 중성적 외모를 지닌 냉소적인 여의사 닥터 프랜스, 올리브의 언니로 세속적이고 여성운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루나 부인 등, 제각기 특징 있는 여성 인물들을 등장시켜 서로 다른 입장과 관점을 지닌 그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현해내고 있다.
‘퀴어한 사랑’을 다룬 『보스턴 사람들』은 영감의 원천이 되어, 〈전망 좋은 방〉 〈모리스〉로 유명한 감독이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각본가 제임스 아이보리에 의해 1984년 영화화되기도 했다. 배우 버네사 레드그레이브와 크리스토퍼 리브가 각각 올리브와 배질로 분한 이 영화는, 2019년 4K 복원판으로 다시금 공개되어 새로운 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보스턴 사람들』은 영미권 소설 중에서 젠더정치를 획기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2016년 중국, 2022년 타이완에 소개되었고, 2024년 한국에도 초역되었다. 이렇게 늦게나마 번역·출간됨으로써 헨리 제임스 작품세계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또다른 면모와 색다른 매력을 새로이 발견하게 해주는 작품으로 호평받고 있다.

최근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통과해 고객을 구하고 있는 남자에게는 두어 가지 가치 있는 일반화된 관념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가장 단순한 인간 구분법으로, 매사를 어렵게 받아들이는 사람과 매사를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챈슬러 양이 첫번째 부류임을 재빨리 알아챘다. 그녀의 섬세한 표정에서 그런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기에 그녀와 채 스무 마디도 주고받기 전에 그는 막연한 측은지심을 느꼈다. (…) 연초록빛 눈동자, 날카로운 이목구비, 신경질적인 태도를 지닌 이 창백한 아가씨는 눈에 띄게 병적이었다.

배질 랜섬이 실제로 인지한 건 챈슬러 양이 전형적인 노처녀라는 점이었다. 이는 그녀의 특성이자 운명이었다. 이보다 더 분명한 표현은 없었다. 우연히 비혼 상태인 여성이 있는가 하면, 비혼을 선택하는 여성도 있다. 하지만 올리브 챈슬러는 그녀의 존재가 함축하는 모든 의미에서 비혼이었다. 셸리가 서정시인인 것처럼, 8월이 무더운 것처럼 그녀는 비혼의 노처녀였다. 그녀를 만나러 왔을 때 그는(스스로도 말했듯이) 그녀가 자기보다 어린 것이 분명한데도 그녀가 근본적으로 독신이라는 까닭에 나이들었다고 여겼다.

“인류의 발전에 관심이 없으신가요?” 챈슬러 양이 말을 이었다.
“모르겠습니다?발전을 본 적이 없어서요. 좀 보여주실 겁니까?”
“발전을 향한 진지한 노력은 보여드릴 수 있어요.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예요. 하지만 당신이 그럴 만한 대상인지는 모르겠어요.”
“아주 보스턴스러운 건가요? 보고 싶군요.” 배질 랜섬이 말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헨리 제임스
184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일찍부터 런던, 파리, 제네바, 본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옮겨다니며 살면서 자연스레 ‘세계 시민’으로서의 국제적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 1862년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하지만 문학에 전념하기로 결심하고 이듬해 중퇴한 후 1864년 첫 단편 「비극적인 오류」를 기점으로 문예지에 소설과 서평을 기고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875년에 본격적인 첫 장편소설 『로더릭 허드슨』을 발표하고 유럽에 정착할 마음으로 파리에 가서 투르게네프, 플로베르, 졸라 등의 작가와 교유했다. 곧이어 런던으로 이주해 정착하고는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1878년 중편 「데이지 밀러」로 미국과 유럽에서 두루 호평받으며 입지를 다진 이래 『여인의 초상』 『비둘기의 날개』 『대사들』 『황금 주발』 등의 장편은 물론, 수많은 중단편과 희곡, 평론, 에세이를 남겼다. 1915년 영국인으로 귀화했고 이듬해 런던에서 7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작가 이력상 중기인 1886년에 발표한 『보스턴 사람들』은 페미니즘적 개혁을 향한 열망과 그 한계, 성역할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당대 미국 사회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역작이다. 여성운동에 투신한 올리브 챈슬러와 버리나 태런트, 보수적인 가치관을 지닌 변호사 배질 랜섬이 이루는 삼각관계를 통해 동성애와 이성애가 각축하는 욕망의 역학, 젠더 질서의 변화 가능성 등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통찰이 담긴 작품으로 재평가되며 오늘날 더욱 주목받고 있다.

  목차

제1권 _7 / 제2권 _265 / 제3권 _491

해설 | 퀴어한 사랑과 실패의 드라마 _641
헨리 제임스 연보 _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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