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지난 30년간 연암 박지원의 문학과 사상, 과학, 역사, 문학, 철학을 아우르며 연구한 박수밀 교수가 전하는 연암 문학의 정수(精髓)다.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열하일기 첫걸음》, 《연암 산문집》, 《연암 산문의 멋》 등을 출간한 저자는 연암의 사상과 삶의 태도가 잘 드러난 글을 가려 뽑고 깊이 있는 해설로 연암의 삶과 문학의 가치를 되새겼다.또한 이 책을 통해 연암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각’과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를 현재의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연암의 문학을 탐구하는 것은 연암의 정신을 잘 배우는 것이므로, 경계인 연암의 ‘다르게 보고 생각하기’를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시대 정신과 연결했다. 그리하여 연암의 문학과 사유를 현대의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여 ‘지금·여기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성찰한다.이 책은 닫힌 세상을 온몸으로 통과한 연암 박지원의 창조적 사유가 담긴 철학서이기도 하다. 혼돈의 시대, 파벌과 편견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이탈해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선 경계인 연암의 개혁자이자 사상가로서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연암을 공부한 지 30년이 흘렀다. 그의 글은 언제나 흥미로웠지만 동시에 너무 미묘하고 어려워서 깊이 있는 해석을 위해 현대 철학이론은 물론 역사서와 미학, 심리학 저술까지 뒤져가며 지식의 폭을 넓혀가야 했다. 늦은 밤에 우두커니 앉아 사색하고 고민해도 한 줄도 나가지 못하던 날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열하 일기》의 발자취를 따라 열하 현장을 여러 번 답사하기도 했고, 그 활동지를 찾아 함양과 면천을 여러 차례 다녀갔다. 어느 사이 연암은 단순한 연구 대상을 넘어 삶의 동반자가 되었고 때로는 스승이 되었으며, 때로는 상담가가 되어 주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고, 더 깊이 사고하는 법을 익혔으며, 더 자유롭게 상상하는 능력을 길렀다.-작가의 말 中에서
참된 독서는 방 안에 틀어박혀 눈으로 읽는 데 있지 않다. 사물을 입으로 맛보고, 귀로 들으며, 마음으로 이해하는 전 감각의 체험에 있다. 일상 사물의 문심(文心)을 읽어내고 그 이치를 발견하면 된다. 낡은 언어 기호에 갇히지 말고 직접 사물에 나아가 그 생생함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때 참됨을 얻는다. 이것이 연암이 추구한 새로운 언어관이다.-언어의 한계와 재현 가능성 中에서
한편에서만 보면 진실은 드러나지 않는다. 오리의 세계에서 살면 학의 긴 다리가 위태로워 보이고 학의 세계에서 살면 오리의 다리는 너무 짧아 보인다. 참되고 올바른 견해는 ‘옳다, 그르다’라는 시비의 가운데를 꼼꼼히 살필 때 드러난다. 세계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면 한편의 입장에 서서 는 안 되며 양편을 자세히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사물의 참모습은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연암이 말한 평등한 눈[平等眼]을 갖는다는 것은 한편이 아닌 양편을 보고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며 이쪽과 저쪽의 사이(경계)를 유심히 살피는 것이다.-주체의 한계와 진실의 가능성 中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수밀
작은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고전의 지혜를 담백하면서 맑은 언어로 풀어내는 고전학자. 옛사람의 글에 나타난 심미적이고 실천적인 문제의식을 ‘지금·여기’의 현장에서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미시적 관찰과 거시적 조망의 균형 감각을 놓치지 않으면서 문학을 교육, 역사, 철학과 연결하는 통합의 학문을 지향한다. 고전의 인문 정신과 글쓰기, 생태 정신과 동아시아 교류사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특히 연암 박지원을 오랫동안 탐구해 오고 있으며, 그 결실로 《연암 산문의 멋》, 《열하일기 첫걸음》,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을 저술했다. 고전을 ‘지금·여기’와 소통하려는 노력으로 《한자의 쓸모》, 《오래 흐르면 반드시 바다에 이른다》, 《오우아: 나는 나를 벗 삼는다》, 《청춘보다 푸르게, 삶보다 짙게》, 《탐독가들》, 《리더의 말공부》, 《고전 필사》 등을 썼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18세기 지식인의 생각과 글쓰기 전략》, 《과학기술 글쓰기》(공저)를 저술했으며,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 《살아있는 한자교과서》(공저), 《기적의 한자학습》(공저), 《기적의 명문장 따라 쓰기》, 《해결 초등 글쓰기》 등을 썼다. 역서로는 《정유각집》(공저), 《연암 산문집》, 《연암 소설집》 등이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