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 근대 건축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실내 공간의 역사 또한 '혼종의 역사'라는 결론은 뻔하다. 하지만 그 역사를 톺아보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들이 일상을 이루는 '자잘한 것'에 관심을 갖는다고 여기고, 그 자잘한 것들에 대해 함께 펼쳐놓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백 년 전 '남의 집'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고 그곳이 그 모습이 되기까지의 복잡한 역사를 살폈다. 여기에 더해 당시 고급주택과 그 집들을 둘러싼 문화 지형을 두루 살폈다.
출판사 리뷰
근대 최신식 문명의 결정체,
문화주택의 등장부터 꽃단장의
내력으로 바라보는 백 년 전 서울의 주택문화!
"다른 사람의 집을 보고 싶은 건 결국 인간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한다. 경성 주택에 대한 연구는 이미 상당하다. 그런데 당시 주택들의 내부까지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다. 집 안의 분위기, 유리·타일·벽지 같은 마감재, 커튼·가구 같은 인테리어 전반에 유난히 눈길이 가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로서는 아쉬움이 없을 수 없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 호기심은 인문학을 지피는 연료다. 그 호기심에 이끌려, 마치 숙제라도 받아든 것처럼 백 년 전 경성에 있던 '남의 집'을 지난 2년여 내내 수없이 들락거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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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건축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실내 공간의 역사 또한 '혼종의 역사'라는 결론은 뻔하다. 하지만 그 역사를 톺아보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들이 일상을 이루는 '자잘한 것'에 관심을 갖는다고 여기고, 그 자잘한 것들에 대해 함께 펼쳐놓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백 년 전 '남의 집'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여놓고 그곳이 그 모습이 되기까지의 복잡한 역사를 살폈다. 여기에 더해 당시 고급주택과 그 집들을 둘러싼 문화 지형을 두루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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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면서 유년 시절 '우리집'이 종종 떠올랐다. 책 속에 등장하는 어떤 것들이 기억 속 우리집과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한 순간은 이 책을 쓰면서 누린 각별한 즐거움이다._'책을 펴내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지혜
미술사학자, 국가유산청 문화유산 전문위원이 책을 쓴 최지혜는 미술사학자이자 국내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근대 건축 실내 재현 전문가다.━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국내 근대 건물 실내 재현 현장에는 줄곧 그 이름이 있다. 백 년 전 경성에 살던 서양인의 옛집 딜쿠샤, 조선시대 궁중건물 중 대표적인 유럽풍 건물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현존하는 조선왕조 및 대한제국 해외 공관 중 유일하게 원형을 간직한 미국 워싱턴 D. C.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등의 실내 재현 및 복원 역시 그의 손길을 거쳤다.━오래된 건물의 외형보다 그 안을 이루는 공간에 관심을 둔 그가 백 년 전 서양인 부부의 살림집 딜쿠샤의 살림살이와 백 년 전 근대 문명의 최전선이자 상징인 백화점을 채운 물품들과 그 내력에 이어 새롭게 관심을 둔 것은 백 년 전 신문명의 상징, 문화주택이다. 근대 서울의 주택문화부터 집 안팎의 소소한 유전자까지, 그가 이끄는 대로, 너무 사소하여 깊디 깊은 그 내력을 파고 들어가노라면 백 년 전 경성의 주택을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가 눈앞에 성큼 펼쳐진다.━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Sotheby's Institute에서 순수?장식미술 전공으로 디플로마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국민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국립고궁박물관?덕수궁?창덕궁 서양식 가구와 실내 장식에 관한 자문위원을 거쳐 지금은 근대 건축 실내 재현 전문가로서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및 국가유산청 문화유산 전문위원으로 활동한다.━주요 저서로는 『딜쿠샤, 경성 살던 서양인의 옛집』, 『경성 백화점 상품박물지』, 『앤틱 가구 이야기』, 『영국 장식미술 기행』이 있고,「석조전 실내장식과 가구에 관한 고찰」, 「근대 전환기 궁궐에 유입된 프랑스식 실내장식과 가구: 덕수궁 돈덕전, 창덕궁 대조전 일곽을 중심으로」, 「테일러 상회의 무역활동과 가구-전통가구의 변화 양상을 중심으로」, 「근대곡목의자의 수용-토네트 의자의 신화와 제국의 산업」, 「제국의 감성과 문화생활의 필수품, 라탄체어:개항 이후 국내에 유입된 등의자 연구」, 「20세기 초 덕수궁·창덕궁에 유입된 리놀륨Linoleum 바닥재 연구: 리놀륨의 제작 방식과 특성 및 사용을 중심으로」, 「R.G. 로벨의 실내장식 연구: 석조전 접견실과 귀빈대기실을 중심으로」 등의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목차
* 책을 펴내며
1부 경성의 주택문화
"조선 사람아! 새로 살자!"_가옥 개선
사회 각계에서 펼쳐진 생활개신운동 | 도시한옥의 대표 브랜드, 건양사
"배척치 못할 우리 주택의 특장"_온돌
근대화 물결에도 살아남은 온돌의 힘 | 조선의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 | 온돌로는 다 채울 수 없는 온기, 난로· 벽난로· 라디에이터
"문화주택은 이상적 주택이란 뜻일 것이외다"_문화주택
유행어는 문화, 서민의 꿈은 문화주택 | "조선 사람 만히 모혀 사는 문화촌은 어듸냐" | 지상낙원 문화주택, 문화주택을 넘은 꿈의 주택
2부 백 년 전 남의 집 구경
"집주인의 생활을 낫타내랴고 노력하는 곳"_현관
문화주택의 첫 입구이며 첫 인상, 현관 | 현관문을 열면 실내로 들어갈 차례
"조금 돈을 드리어 응접실로 써도 조흘 것입니다"_응접실
대청과 마루를 벗어나, 응접실의 탄생 | 과시적 공간, 집집마다 공을 들인 인테리어 | 그때 그 시절 응접실 예법
"가정에서 누리던 모던 하우스의 상징"_선룸
집안의 온실은 곧 부의 상징 | 온실에서 등의자에 앉아 햇볕을 즐겨요
"과시와 선망이 교차하는 근대적 공간"_서재
예나 지금이나 지식인의 상징 | 특별히 눈길을 끈 여성 명사의 서재 | 보고 싶은,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교차하는 곳
"가정 생활 전체의 중추 기관"_안방
근대의 시작, 역할의 변화 | 안방을 안방답게, 장롱 | 수납 문제 해결책, 일본식 벽장 | 안방 주인의 애용품, 경대 | "침대가 뭬 좋다구 그러시오?"
"무용하고 방해가 되어 사라진"_객간
일본 주택의 유전자 | 쓸모를 못 찾은 낯선 공간
"조선 부인네 살님사리가 조곰 자미잇을 여디가 잇슬 것"_부엌
"몃가지만이라도 속속 개선하게 된다면" | 재래식에서 근대로, 과도기 부엌 풍경 | 부엌에 들어선 근대 신문물, 개수통· 곤로· 냉장기
"한자리에서 줄거웁게 밥 먹을 때 참된 단락이 잇는 것"_식당
"식사는 단합하야 화락한 중에 하십시다" | 소반에서 교자상을 거쳐 식탁으로
"재래 주가에서 세면소 형식을 못 보니 큰 유감이요"_욕실
연중행사였던 목욕을 일상 속으로 들여온 욕실 | 갈수록 진화한 욕조의 세계 | 입욕제로 목욕의 효과를 높이다
"조선에 잇서서 무엇보담도 이것을 곳처야 하겟습니다"_화장실
차마 드러내놓을 수 없던 변소의 민망함 | 이동식 화장실, 요강 | 변기의 진화, 계급의 상징에서 일상의 필수품으로 | 그 시절 변소 악취 해결법, 파리 잡는 법
3부 경성 주택 구석구석
도시한옥이나 문화주택의 근대적 면모_천장재
같은 나무, 다른 방식 | 텍스, 이전에 듣도 보도 못한
집에 힘을 주었느냐, 아니냐_바닥재
공간마다 달라지는 바닥재 | 근대의 바닥재, 리놀륨 | 기능으로는 으뜸, 고무타일과 코르크 | 낯설고도 화려한 근대의 물건, 카펫
"남의 집에서 그 아무 것보다도 눈에 ?는 것"_벽마감
방 안을 고급스럽게, 판벽부터 페인트까지 | 그때부터 지금까지 벽마감의 클래식, 벽지 | 디자인도 생산지도 유행 따라 취향 따라 재력 따라 | 벽지 산업을 둘러싼 요모조모 속사정 | "우리 기술로 완전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건국적 의의"
"근대 주택의 기능과 장식을 도맡은 붉은 피부"_벽돌
한옥과 어느덧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 집밖에만? 집 안에서도!
"위생을 실천하는 데 적합하고 게다가 예쁘기까지"_타일
처음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 우리에게는 평양제가 있었다 | 미적 생활의 대중화 시대를 열다
"얇고도 투명한, 모던 주택의 홀마크"_유리
한옥에 달린 유리문, 한양절충의 시작점 | 우리 손으로 만드는 유리를 향하여 | 스리유리와 결상유리, 근대 주택의 흔적 | 유리 산업 발전의 뒷모습
4부 경성 주택 꽃단장
"더 밝음을 좇는 열망, 열망 이후 아름다움의 추구"_조명
첨단 문명의 이기, 전깃불 | 전구와 전등갓에 더해지는 미감 | 혼연일체가 되어가는 조명과 건축 디자인
"유리창이 잇스면 반드시 이것을 처야할 것임니다"_커튼
양실이든 조선방이든 그 어떤 방이든 유리창의 단짝, 커튼 | "뭐니뭐니해도 으뜸은 영국과 프랑스제" | '레쓰' 황금시대 | 커튼만? 블라인드도!
"아모 필요 업는 것 가트나 이는 실로 매우 중대한 문제"_실내장식
1930년대 실내장식의 경향, 아르 데코와 모더니즘의 희미한 흔적 | '국풍'이라 불린 일본풍의 유행 | 집안에 그림과 사진 거는 것만 봐도 드러나는 취향 | 건축가 박길룡의 조언, "실내는 어떻게 장식해야 할까"
"그 시절 문화주택 인테리어 토탈 매장"_실내장식 전문점
백화점과 전문점, 실내장식 물품을 판매하다 | 다카시마야, 실내장식용품 판매부터 시공과 설계까지 | 실내장식에 대한 개념을 전파한 미쓰코시백화점 | 경성 실내장식계의 빠질 수 없던 이름, 요코야마 상점
부록
주註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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