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히스토리’와 ‘오페라’를 조합해 만든 《히스토페라》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오페라의 본질적 가치를 역사라는 새로운 시선을 통해 살펴보는 여정의 결과물이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문 지휘자인 저자 양진모는 자신이 직접 지휘한 작품을 포함해 역사적 의의가 깊은 오페라 열 편을 선정해 그 안에 담긴 역사적 배경을 섬세하고 유려하게 풀어낸다. 이 책과 함께 하다 보면 르네상스의 황혼기부터 냉전 시대까지 각 시대의 정신과 격동의 역사가 오페라라는 예술 속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오페라가 단지 예술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를 이해하고 성찰하는 하나의 인문학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역사와 음악이 만나는 특별한 순간, 《히스토페라》와 함께 색다른 인문학 여행을 떠나 보자.Chapter 1│르네상스의 황혼기와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휴머니스트였던 레오나르도 브루니의 《피렌체 찬가》는 공화정치의 이론적인 뒷받침이 된 서구 정치사의 중요한 문헌 중 하나지만, 그 이면에는 르네상스 운동의 시발점이 된 피렌체의 다양한 매력을 열거한 도시 발전사이기도 하다. 브루니는 토스카나 지역의 구릉에서 발달한 도시의 지리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도시 건축물의 위대함과 청결한 거리의 모습, 이러한 위대한 도시를 만들어 내기 위한 선조들의 노력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브루니가 살던 피렌체와 지금의 피렌체의 모습이 그다지 다르지 않기에 지금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피렌체를 순례하면서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Chapter 3│보르자 가문의 검은 야욕과 도니제티의 〈루크레치아 보르자〉마키아벨리는 체사레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통치 전략을 직접 관찰할 기회를 얻었다. 체사레는 단순히 군사적 승리를 넘어 정복한 지역을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필요할 때 잔혹함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되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것을 전략적으로 제한하는 데도 능숙했다. 마키아벨리는 체사레의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군주가 단순히 도덕적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도덕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Chapter 4│피로 물든 영국 튜더 왕조와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도니제티는 〈안나 볼레나〉에서 안나의 내면 갈등과 고뇌를 아리아와 합창, 그리고 다채로운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드러내며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음악으로 잘 표현했다. 예를 들어 안나가 느끼는 배신과 절망을 표현하는 곡들은 단순한 감정 묘사에서 벗어나 복잡한 음악적 구성을 통해 그 감정의 진폭을 확장시켰다. 이는 오페라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의 매체에서 벗어나, 음악을 통해 감정의 심리를 더욱 정교하게 표현하는 예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