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의 한가운데서 무장대, 유격대, 폭도, 산사람 등 그 평가만큼이나 여러 이름으로 불렸던 ‘제주도인민유격대’의 태동부터 소멸을 살핀 책이다. 제1장 ‘제주도인민유격대의 태동’에서는 해방 이후 제주도의 정치 상황을 시작으로 하여 제주4·3의 시발점이 된 3·1발포사건과 총파업, 그리고 이어지는 남로당 제주도위원회의 무장봉기 결정 과정을 살핀다.제2장 ‘제주도인민유격대의 조직과 운영’에서는 제주도인민유격대의 조직체계와 조직개편 과정, 계보 등을 살피고, 이어서 교육 및 훈련, 규율, 환경과 근거지 등을 통해 그 운영 상황을 기술한다. 제3장 ‘제주도인민유격대의 활동’에서는 시기별 지역별 활동일지를 통해 세부적인 활동 상황과 주요 전투를 담고 있는데, 실제 이런 활동으로 인한 피해 또한 함께 다루고 있다.거리에서 인민항쟁가와 적기가가 청년은 물론 어린이들 입에서도 불렸으며 그것을 단속하거나 나무라는 일도 없었다. ‘민중이 주인이 되는 나라, 모두가 부자 가난 없이 잘 사는 나라, 남녀가 평등하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해방통일, 자주독립된 나라’가 곧 들어설 줄 알았다.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와 함께 민중들의 꿈은 부풀어 올랐다. 기대와 희망이 충만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4·3의 분기점이 되었던 1947년 3·1절 발포사건이 발생했다.
잡히면 죽음이었다. 섬은 긴장이고 갈등이고 폭발 직전의 아우성이었다. 제주도민은 무자비한 탄압정책과 폭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 필요했다. ‘앉아서 죽느냐, 일어서 싸우느냐.’는 양자택일의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은신처가 필요했고 입산자가 늘었다. 이렇듯 극심한 폭력과 탄압은 4·3봉기의 강력한 배경이 되었고 ‘제주도인민유격대’가 예비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봉기일을 결정하고 행동에 나선 유격대는 4월 3일 경찰지서와 서청 숙소 등을 집중 공격하며 탄압에 대한 저항의지를 분명히 하였고, 이후 5·10단선 저지를 위해 선거업무에 협조하는 우익단체원, 선거관리위원을 공격했다. 또한 선거 관련 서류를 탈취하기 위해 면사무소, 마을의 선거관리소를 습격하는가 하면, 일부 마을에서는 선거를 피해 주민들을 입산하게 하는 등 선거방해 활동을 적극 시행했다. 결국 5월 26일 딘 군정장관이 제주도의 2개 선거구(북제주군 갑·을)의 투표 무효를 선언함으로써 제주도는 5·10단선을 거부한 유일한 지역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윤식
제주4·3연구소 이사. 제주4·3평화재단 팀장을 역임했다. 『제주4·3유적 Ⅰ·Ⅱ』, 『한라산총서 3: 한라산의 역사·유적』, 『그늘 속의 4·3』, 『4·3 70년 어둠에서 빛으로』, 『제주4·3사건 추가진상조사보고서 Ⅰ』, 4·3희곡선집 『당신의 눈물을 보여주세요』를 공동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