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회장 취임사 및 발간사
한국문예협회 소속감과
문인의 자긍심에 대한 향상을
기대하며
허광빈 회장
봄은 언제나 모두에게 희망을 전하는 전령사라 하지 않았
던가요? 봄빛이 고양이 숨소리같이 살금살금 다가와 참새
입 같은 뾰족한 애잎을 틔우며 산수유를 시작으로 목련 개
나리 진달래가 피고 모란과 백일홍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정열을 발상하는 상춘의 향기를 온 세상에 퍼지게
하듯, 계절의 봄은 한 해를 시작하는 푸릇한 몸부림의 흔적
이 발현되는 출발점이며 정점은 5월이라 하겠습니다.
인생에 있어 5월의 봄은 장미 만발한 질풍노도의 시기 즉,
청춘의 정열과 이상을 품고 소중한 가치를 헛되이 낭비하지
않으며, 그 생명력과 건강함이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삶의
순수하고 고귀한 시기의 가장 큰 축복이라 하겠습니다.
먼저 여러 면으로 부족한 저를 (사)한국문예협회 회장으
로 선출하여 주신데 대하여 깊이 감사드리며,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러모로 중
요한 시점에 중책을 맞게 돼 무거운 마음을 가눌 수 없습
니다. 이 기회를 빌려 김동석 전임 회장님을 비롯한 전 현
직 회장단 및 임원과 회원 여러분의 빛나는 활동과 노고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적 창조는 삶의 일상들을 비틀고 뒤집은 언어를 고르
고 표현하면서 시작하듯 시인은 일상에서 채득한 언어를
시적 언어로 관조와 사유를 통해 형상화하여 진술과
묘사로 표현해냅니다. 즉 인상적 언어체계의 질서에 대한
위반을 즐겨합니다. 일상에서 획득한 피상적이던 관념적
이던 시인의 사유를 거치는 순간 모든 존재는 세상에 처음
으로 탄생합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대상에 대한 감정의
거리에서 관찰자적 세심한 조탁(彫琢)의 여백이 필요하듯
문인으로서 하나의 모임과 단체에 있어 감투가 중요한 것
이 아닌, 문학은 근본적으로 그 대상이 있으므로 해서 가
능한 것이며, 그 대상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확인하는 것
을 본질로 한다면 자기를 발견한다는 것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알고 내면의 거울을 볼 줄 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더 나아가 어떻게 보고 듣느냐를 두고 작가의 세
계관이라고 할 때 시인은 페이소스적인 정서적 호소력이
대상에서 자기를 발견하는 상대성원리가 삶의 진리에 이
어지는 심오한 철학을 느끼게 하며, 또 대상에 대한 동정
과 연민의 정을 느끼는 페이소스가 강렬하고 냉철한 성찰
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국문예협회 소속감所屬感과
문인의 자긍심自矜心 향상을 기대하며 끊임없이 정진하
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한국문예협회』 문예지 제6호를 발간하면서《오늘
의 담론談論》이 한국문학과 한국문단의 지평을 열어가는
동시에 문학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당 협회
회원들의 문학작품이 독자들에게 잘 읽히고 사랑받는 계
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협회의 번영과 회원 간의 우애와 소통을 통해 여
러분의 부단한 정진의 결과를 기대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는 약속을 드립니다.
2025년 5월 31일
한국문예협회 회장 허광빈
초대작가
강물에 떠내려온 황혼의 연가
초연 김은자
백일에 차리는 백설기 익히는 마음인 양
조석의 안부는 화롯불 온기처럼 정겹구나
석쇠에 어머니 사랑 묻은 팔뚝만 한 쑥개떡
누릇누릇 구워 조청 찍어 먹던 친정집 아랫목
물기 머금은 나무 밥통 쉰밥을 막아주듯
너와의 사이에서 세월의 얼룩 오롯하지 않은가
기억의 삭정이 등 뒤 바람이 스산한데
눈에서 멀어지고 남은 모습 문풍지 같은데
을씨년스러운 듯 묻은 어설픔 절반이 넘네
이제껏 그랬듯이 가던 길 무심히 열어보는데
바람맞으며 한기 떠밀면서 너를 떠올리면
화롯불 꺼진 잿더미 뒤적이는 주름진 너의 손
겨우 찾은 불씨 몇 개 그믐달인 양 고적한데
떠난 줄 알았지만, 아직도 너는 거기 있구나
사랑하면서 사랑인 줄 모르고 입에 물고 온 세월 자락
황혼의 길목 징검다리 서러운 강물에 떠내려온 연가 푸르다
까치소리
류 옥 순
아침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지
오늘 까치 소리
참 맵시 있게도 운다
당신 가신 날
병원에 실려간 날
그날 까치 소리는 소스라쳤지
까악 까악
생일 아침 까치는 정오에 운다
저녁이나 같이 먹으면 됐지
까치가 명물은 명물이여
벚꽃과 벗들
박 강 남
도토리 가루 풀어 쑥을 넣어 부치고
머위 순 키다리 나물 돌나물을 버무린다
갓밝이에 겉절이와 밥 짓느라 부산을 떨어
누옥을 찾은 벗들에게
막걸리에 진달래 제비꽃 띄워 두견주를 내놓는다
봄을 함께 마신다
흙냄새와 어린잎 틔워낸 나무 아래서
오랜 벗들은 목이 긴 수선화 목련
햇살과 수런거리며
달래와 고들빼기 씀바귀 쑥 망초대를 뜯는다
싱그러운 연둣빛이 흐트러지기 전
원두막에 둘러앉아 사색을 나누는
정란이 종숙이 경숙이
혜원이 희숙이 희옥이도 봄꽃이다
보슬보슬 봄비에 벚꽃이 젖는다
목차
회장 취임사 및 발간사 회장 허광빈
13 한국문예협회 소속감과
문인의 자긍심에 대한 향상을
기대하며
초대작가 권갑하
18 감동의 기술(문학에세이)
김도성
24 탈출(소설)
김은자
34 홀로 나부낄 슬픔 지르밟고
36 강물에 떠내려온 황혼의 연가
류옥순
38 까치소리
39 냉이
박강남
40 풍차가 도는 언덕 풍경
41 벚꽃과 벗들
신효순
42 난향
43 첫 나래 짓
44 박희정시인의 시를 적다
(서예)
초대작가 이주리
45 별
46 꽃의 사계
이영순
48 요즘시대(수필)
이임선
53 나룻배
54 가난한 시인의 노래
이혜선
55 흘린 술이 반이다
56 운문호일雲門好日,
마른 닭뼈
조선형
58 갈 곳 어댄 줄 알아도
59 명함
회원작품 공영란
62 내 삶을 물들이는 절반은
63 멸치
김동석
64 얼레지꽃
65 산골무꽃
김라영
67 봄을 기다리며
68 내 삶의 쉼표
김마리아
70 모래시계
71 안개
김종연
72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73 봄의 웃음소리
김호일
74 자작나무
75 그래서 더 좋다
김홍두
76 오월엔 산을 만들련다
78 생명의 이슬
남오희
80 소나기
81 너의 빛나는 하루
박성응
82 함박눈보다 더 큰 내 눈
83 마지막 잎새의 애처로운 춤
서영석
84 축지법
85 아지랑이
손준석
86 작달비의 침묵
87 그림자 앞에는 햇살이
양길순
88 손자
89 행복지수
옥은지
90 국화
91 오월의 꽃
우영식
92 시계
93 가지치기
이동훈
94 빗물이 내 마음에 흐를 때
95 그리운 그대에게
이명수
96 순수
97 그믐밤
이안
98 꼭지 연대기
99 데칼코마니
이정희
100 생각하면
101 내 안에 보물섬
이혜리
102 대숲의 통곡
104 거미
임정봉
106 아버지 사망 급래
107 동백꽃 님의 향기
장수영
108 바이올린을 켜는 여인의 뒷모습
109 인어의 푸른 눈물
전선희
111 내가 만난 모든 풍경은 행복이었다
112 다시 봄
정다겸
113 추자도에 바람이 분다
114 시인의 집
조경식
115 새벽 공기와 저녁 공기의 대화
116 봄날
조숙현
117 할머니의 회초리
118 한 줌의 햇살
최한호
119 소백산 산행
120 설악산 겨울산행
추교희
121 영평사
122 그리움
회원작품 허광빈
123 사랑의 발현發顯
124 스마트폰
허은주
128 마음의 물결
129 쇼팽의 녹턴,
나를 깨우는 선율
황달영
130 아가의 등대
131 울퉁불퉁한 세상
유성자
132 제주 여행(수필)
신인작가상 강철진
138 바람꽃
139 설중화 雪中花
140 내장산 가는 길
141 당선소감
김금자
142 마당에 대한
소고小考
143 미지未知의 삶을
사유思惟하다
144 당신의 눈물
145 당선소감
김정호
146 하늘 공원 텃바위
147 엄마 손끝 맛
148 보리수 아래 추억
149 당선소감
석광환
150 울 엄마
151 아내
152 어머니 보릿고개
153 당선소감
이명옥
154 새벽
155 바람이 전하는 말
156 아버지
157 당선소감
정성문
158 안개
159 고독
160 희망의 고지
161 당선소감
최부열
162 존재
163 생명론生命論
164 가족
165 당선소감
당선작 심사평 권갑하
166 《마당》 제6호 시 부문
- 강철진
- 김금자
- 김정호
- 석광환
- 이명옥
- 정성문
- 최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