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버려진 유기견에서 50만 팔로워의 마음을 움직인
SNS 스타견 달리의 견생역전 스토리일명 ‘개무룩’ 사진 한 장으로 각종 SNS와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었던 강아지가 있다. SNS 팔로워 수만 50만 명에 달하고 최고의 유명인들만 한다는 인천공항의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할 뿐만 아니라, 남다른 부동산 사랑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익광고에까지 출연한 일곱 살 된 포메라니안 ‘달리’다.
보는 것만으로도 심쿵하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미소와 똥꼬발랄 애교로 수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녹여온 달리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2013년 1월, 우연한 사고로 다리를 잃은 채 병원에 버려진 유기견이자 장애견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병원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달리의 삶은 운명처럼 다가온 달숙언니(견주 이지은 씨)를 만나면서 180도 달라진다.
먼저 ‘달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 비록 다리는 불편해도 언제나 씩씩하고 힘차게 달리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 더불어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사람의 표정을 곧잘 따라 하는 달리의 표정이 귀여워 시작하게 된 SNS에서 일약 인기스타가 된 것이다.
《달려라, 달리!》는 달리가 입양되는 순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현재까지의 기록을 담은, 달리와 달숙언니가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 에세이다. 소심하고 겁 많던 강아지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 인간과 강아지가 함께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았다.
달리와 달숙언니가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성장의 기록달리가 SNS를 통해 처음 알려진 건 ‘개무룩(개+시무룩)’이라 불린 사진 때문이었다. 김치전을 보고 흥분하던 아이가 비어가는 그릇을 보며 점차 시무룩하게 표정이 바뀌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SNS에 올렸던 것. 이 사진은 2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여러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했다. 저자는 이후에도 달리의 일상을 SNS를 통해 꾸준히 공유했고, 달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반려견이 되었다.
달리가 가져온 변화는 단지 유명세에서 멈추지 않는다. 달리로 인해 삶이 가장 크게 바뀐 건 저자인 달숙언니. 아픔 많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그녀에게 상처투성이의 달리는 또 다른 자신이었다. 그렇게 부족한 서로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아픔을 이겨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그러자 그늘지고 어두웠던 달리의 얼굴이 밝아지고, 눈빛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음에도 새살이 돋아났다.
이 책이 성장 에세이인 것은, 달리뿐만 아니라 저자의 성장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달리를 통해 책임감을 배우며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장애견과 유기견을 위한 기부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달리가 소중한 만큼, 과거 달리와 같이 끔찍한 상황에 처해 있는 다른 유기견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년 달리의 입양 기념일에 열악한 보호소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고, 사료를 보내주고, 치료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장애견과 유기견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을 행복하게 바꿔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은 유기견이자 장애견이 각박한 세상에 전하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미소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달리지만, 태어난 지 1년 만에 앞발을 잃고 주인에게 버려진 아픔은 현재 진행형이다. 달숙언니를 만나 지금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달리는 평생 신체적 관리와 심리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
앞발이 짧아 뒤뚱거리는 불안정한 자세 때문에 최근 양쪽 뒷다리 모두 슬개골 탈구 수술을 했다. 앞으로 재활 치료도 꾸준히 받아야 하고,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체중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다리가 잘려나감과 동시에 가족을 잃은 탓인지 심리적 트라우마도 남아 있다. 분리불안이 심각해 저자는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만 했다. 잘려나간 앞발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여전히 장애견이자 유기견으로서의 아픔을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건 달리의 표정에서는 그런 아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도 천진난만하고 해사한 모습에 오히려 장애견, 유기견이었다는 사실이 놀랍기까지 하다. 달리는 표정 부자답게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 세상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다양한 감정을 아낌없이 표현한다. 비록 몸은 불편하고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이렇게 웃을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듯이.
오늘도 달리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달리가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사연 많은 강아지이기 때문은 아니다. 아프고 버려졌지만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말괄량이로 거듭난 귀여운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었기 때문이다.
달리를 보고 있으면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 있는 그대로 전달된다. 행복이 담뿍 묻어나는 사랑스러운 미소, 장난기와 유쾌함이 폴폴 묻어나는 눈웃음, 일요일 아침을 연상시키는 떡실신 상태로 널브러진 모습,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한없이 무너지는 귀여움까지….
강아지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슬퍼하고 힘들고 지친 날이면 곁에서 우리를 다독여준다. 이 책에는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달리의 일상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오늘도 달리는 이름처럼, 힘차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항상 행복해하는 달리의 모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웃고 위로받기를 바란다.

차 내부는 온통 똥오줌 범벅이 되어 있었고, 가엾은 아이는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리는 몸으로 내게 안기려 했다. 마치 일부러 흠뻑 바르려고 애쓴 것처럼 온몸에 배설물을 뒤집어쓴 채로 말이다. 얼마나 두렵고 공포로 가득한 5분을 보냈는지 온몸으로 증명하는 것 같았다. 차마 안아줄 엄두도 나지 않았고 시트, 핸들, 창문 할 것 없이 똥오줌이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어 차에 앉을 수도 없었다. 말을 잃고 서 있는 내 모습에서 두려움을 느꼈는지 이 녀석은 어느새 구석으로 물러나 여전히 떨리는 몸으로 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마트 주차장에서 주운 비닐 포대를 몸에 두르고서야 자리에 앉았다. 순간적으로 ‘다시 병원에 데려다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가 앞으로 이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천진난만해 보이던 모습 뒤로 역시나 큰 상처를 입은 아이였다. 2013년 2월 24일, 우린 이렇게 처음 만났다.
_〈먹먹한 첫 만남
〉 중에서하지만 달리는 꽤나 확실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내 말을 잘 이해한다. 원래 개는 얼굴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 표정이 없다고 한다. 들개를 보면 그렇다. 하지만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개는 더 깊은 교감을 나누고 소통하기 위해 사람의 감정에 주목하고 표정을 모방하게 된다고 한다. 달리는 내가 즐거워할 때 웃는 표정을 눈여겨봤을 것이고, 우울한 모습을 보고 시무룩한 표정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 배운 표정을 스스로 지어봤을 것이다. 달리는 놀랄 만큼 풍부한 표정을 지니고 있다. 나와 소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한 것일까? 달리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달리의 노력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새삼 달리에게 고맙고 미안했다. 달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_〈풍부한 달리의 표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