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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맞춤법 때문에 전화했습니다
국립국어원 상담실 연구원의 365일 노동기
한겨레출판 | 부모님 |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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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맞춤법 빌런’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듯, 한국 사회는 맞춤법에 민감하다. 표기 하나 틀리는 것이 줄곧 교양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까, 국어 관련 궁금증을 즉각 질문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요구도 크다. 국립국어원이 카카오톡, 전화, 온라인 게시판 등 통신 수단마다 국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 국어상담실 10년 차 베테랑 상담 연구원이 국어를 상담하고, 토론하고, 연구한 기록이다. 울고 웃는 노동기이자, 시대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드러내는 언어문화기술지이자, 너무나도 헷갈리는 한국어 지식을 덤으로 챙기게 하는 책이다.

질문과 답변으로 언어의 정확성은 어디까지 추구될 수 있을까? 정확한 말을 정확히 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들이 필요할까? 어떤 때는 띄어쓰기 하나에도 예송논쟁을 방불케 하는 날카로운 토론이 따르지만, 또 어떤 때는 대중의 실제 쓰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언어임을 돌아보면서, 누군가는 절대화하고 또 누군가는 저항하는 규범과 규칙의 의미 또한 짚어 본다.

  출판사 리뷰

‘자장면’과 ‘짜장면’ 중에서 뭐가 맞나요?
‘킹크랩 시가’는 ‘시가(市價)’인가요, ‘시가(時價)’인가요?
‘라면을 ㅤㄲㅣㄾ여오거라’는 어떻게 발음하나요?
‘갈빗살’은 붙이는데, ‘닭 다리 살’은 왜 띄어 쓰나요?
답변하시는 분이 혹시 AI인가요…?

“그곳의 가장 경이로운 신비는 그 모든 질문에 무조건 답변을 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사전의 빈틈 속에서, 언어의 세계를 지키고 바꾸고 교정하는 일에 관하여


‘맞춤법 빌런’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듯, 한국 사회는 맞춤법에 민감하다. 표기 하나 틀리는 것이 줄곧 교양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까, 국어 관련 궁금증을 즉각 질문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요구도 크다. 국립국어원이 카카오톡, 전화, 온라인 게시판 등 통신 수단마다 국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까닭이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 국어상담실 10년 차 베테랑 상담 연구원이 국어를 상담하고, 토론하고, 연구한 기록이다. 하루 60~100건에 육박하는 질문에 답하느라 화장실 갈 시간조차 쪼개는 현장을 고스란히 담은 노동기이자, 시대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드러내는 언어문화기술지이자, 너무나도 헷갈리는 한국어 지식을 덤으로 챙기게 하는 책이다. 어떤 때는 띄어쓰기 하나에도 예송논쟁을 방불케 하는 날카로운 토론이 따르지만, 또 어떤 때는 언중의 실제 쓰임에 호응하며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언어임을 돌아보면서, 누군가는 절대화하고 또 누군가는 저항하는 규범과 규칙의 의미 또한 짚어 본다.

“오늘도 사람들은 왜 이 말이 맞고 저 말이 틀리는지 채팅창 속 우리에게 토론을 청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나는 맞춤법 실수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사람이 노래를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듯이 누군가는 맞춤법에 강하고 누군가는 약한 것이다. 그런데 맞춤법 앞에서는 이상하리 만큼 많은 사람이 긴장한다. 표기 하나 틀리는 것이 곧바로 교양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진다.”
본문 중에서

국어 상담 노동 현장을 비추는 이 책은 맞춤법 지식을 전하는 데 집중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맞춤법이 당신에게 왜 중요한지’,‘ 우리가 맞춤법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질문하게 하는 책이다. 책에는 언어와 관련한 궁금증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질문하기를 택한 사람들이 다수 등장한다. 시험 문제의 답을 확인하고 싶은 학생과 학부모, 학생들에게 정확한 지식을 알려주고 싶은 교사, 방송 자막과 책에 실을 정보를 다듬는 언론‧출판 관련인들, 공문서를 작성하는 회사원, 채용 공고에 적힌 자격 요건을 틀림없이 이해하고 싶은 지원자, 친구와 사소한 내기를 한 누군가, 인간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호칭을 고민하는 사람, 어제 무심코 들은 한마디가 두고두고 떠오르는 사람, 신조어와 밈의 뜻과 발음이 궁금한 사람, ‘짜장면’의 복수 표준어 인정 소식에 마음이 조금 무너진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이 국립국어원 국어상담실의 문을 두드린다.
모두 ‘정답’을 기대하며 질문하지만, 질문을 받은 상담원들이 가장 먼저 파악하려는 건 질문자의 맥락과 의도다. 일상 속의 궁금증인지, 방송에 쓰이는 표현인지, 책에 들어갈 내용인지에 따라 답변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언어를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은 고고한 규범의 성을 더욱 날카롭고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맥락에 맞춰 발화자와 청자의 관계를 다듬고 조정하는 일이란 사실을 이 책은 비춘다. 맞고 틀림을 판별하는 일에서 나를 둘러싼 관계를 돌아보고 세계를 재인식하는 일로, 언어의 엄밀성을 향한 질문과 답장의 세계 속에서 독자들은 언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알쏭달쏭한 한 글자 한 칸 앞에서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답을 구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마지막으로 국립국어원의 온라인가나다 게시판을 찾는다. 그곳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대격돌이 펼쳐지는 중이다. 이게 맞나요? 저게 맞나요? 뭐가 옳고 그른지 반드시 결론을 내야만 하는 사람들의, 애환과 열정과 광기가 뒤섞여 일렁이고 있다. 영원히 반복되는 똑같은 물음들, 규범의 빈틈을 파고드는 절묘한 지적들, 언문의 신기원을 꿈꾸는 뇌 내 연구들… 그곳의 가장 경이로운 신비는 그 모든 질문에 무조건 답변을 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다.” _유리관(《교정의 요정》, 《사명을 찾아서》 저자)

“한참 어린 사람이 저보고 ‘〇〇 씨’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건가요…?”
한 글자, 한 칸으로 관계와 세계를 새롭게 인식한다는 것


“한참 어린 사람이 저보고 ‘〇〇 씨’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건가요…?”, “담뱃불을 빌려달라고 하는 건, 인간관계의 시작이 아닌가요?”, “식당이나 미용실은 이야기를 나누는 곳인가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언어에 관한 궁금증은 많은 경우에 “관계를 둘러싼 고민들 속에서”(63쪽) 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사람들은 “감정의 세계”(59쪽)와 연결된 언어에 예민하게 건드려지기 때문이다.
“국어상담실에서 답할 만한 것이 아니라 심리 상담사에게 문의해야 할”(35쪽) 질문들을 날마다 마주하는 한편, 단 하나의 질문을 몇 해에 걸쳐 집요하게 파고들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연찬회(국어원의 모든 상담 연구원들이 모여 맞춤법 사안 한 가지를 두고 논의하는 회의) 에피소드가 그러한 내용을 잘 담고 있다. ‘다시 한번/다시 한 번’의 띄어쓰기, ‘등심살, 갈빗살’과 ‘닭 다리 살’의 띄어쓰기 통일, ‘못하다’와 ‘못 하다’의 구분 등 상담 연구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려 답변 방향이 일치하지 않던 사안들이 연찬회 에피소드들에서 소개된다.
국어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서 논의하는 만큼 어렵고 딱딱한 회의 풍경이 연상되지만, 의외로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사안을 두고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각자의 ‘언어 직관’이다. “어떤 안건이든 다수의 언어 직관에 따라 그 표현이 자연스러운지 아닌지를 가장 먼저 고려”(40쪽)하고, 어문 규정이나 사전 등의 근거 자료를 그다음에 찾아본다. 난제를 둘러싼 까다로운 회의에서 합리적 판단과 추론을 거치기 이전에 무의식에 주목한다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온다. 이에 대해 저자는 “스스로는 하나하나의 근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언어를 구사하지만”(46쪽) 언어생활은 언어 직관에 의해 이뤄지며, “사람의 직관이라는 게 딱히 근거가 없는 듯해 보여도 어떤 표현을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낄 때는 그렇게 생각하게 된 분명한 근거가 있”(45쪽)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각자의 경험 세계와 언어생활이 총체적으로 녹아 있는 “언어 지도”(45쪽)에 의해 언어 직관이 발현되기에, 언어를 정확하게 쓰려는 노력은 종종 세계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와 닿는다. 대중의 사용례와 편의를 고려해 ‘못하다(‘능력과 수준의 못 미침’을 뜻하는 한 단어)’와 ‘못 하다(‘하다’의 부정 표현)’의 구분을 완화하고 ‘못하다’의 사용을 넓혔지만, 장애와 손상의 맥락에서 ‘못하다’ 쓰임의 적절성이 문제제기 되었던 일이 그러한 사례다. 띄어쓰기 한 칸을 결정하는 일은 장애에 관한 우리의 인식과 관점을 들여다보고, 교정하고, 정교화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새기게 하는 일화다. 나아가 “규범은 현실을 반영해야 하지만, 현실도 규범의 정밀함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있”(79쪽)다는 사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이외에도 보조 동사 ‘가다’와 ‘오다’에 반영된 뿌리 깊은 시간관과 ‘커피 나오셨습니다’ 등의 존칭 인플레이션 세태를 다루는 에피소드들 역시 언어와 나와 사회의 긴밀한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답변하시는 분이 혹시 AI인가요?”
전화기와 채팅 창 너머, 국어 상담원과 관계 맺기


빠르고 정확하고 간결한 답변 때문인지, 상담 연구원들은 질문자들에게 종종 AI로 오해받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인상 깊게 읽은 독자라면 이들을 AI로 의심하는 대신 상담원들과 새롭게 관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질문자가 의도한 과감한 표현을 동료에게 이해시키고자 플라스틱 생수통을 옆구리에 끼고 ‘갖다 박는’ 상황을 시연하는 상담 연구원의 모습(139쪽), ’이 내용을 더 알려 드렸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가시지 않아 퇴근 직전 질문자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모습(19쪽), 글자 하나, 띄어쓰기 한 칸을 두고 몇 차례씩 토론을 벌이는 모습, 바른 언어의 길을 모색하면서도 ‘개맛있다’는 표현의 대체 불가능성에 공감하는 모습(140쪽)을 생생하게 담은 이 책은 전화기와 채팅 창 너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상담 연구원들의 갖가지 얼굴을 남긴다.
정답을 묻고 답하는 관계를 넘어 ‘언어 지도’를 함께 만드는 동료 시민 되기를 제안하며 이 책은 우리 각자가 쓰고 말하고 생각하는 한 문장 한 문장의 토대를 다시 믿고 이해하게 한다. 한마디 한마디는 경험의 총체이되 꿈꾸고 지지하는 것의 반영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정확해지려는 노력”(5쪽)에 깃든 가능성을 헤아리게 한다.

“오늘날은 인터넷을 통해 거의 누구나 뭔가를 쓸 수 있는 시대이고, 뭔가를 써서 보이기 전에 누군가의 검사를 맡아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런 때에 스스로 서로 정확해지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선생이고 해방이다. 물론 그것은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한국어라는 폭풍 속에서 함께 허우적대는 믿음직한 동료들을 확인해 보자.” _유리관(《교정의 요정》, 《사명을 찾아서》 저자)

“우리는 늘 말을 한다. 깨어 있을 때는 물론이고 어떤 때는 꿈속에서도 말을 한다. 조용히 있는 적이 더 많을 것 같다고? 천만에. 입 다물고 조용히 있다고 머릿속도 조용하던가? 그렇지 않다.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떠돈다. 그리고 그런 생각 하나하나가 다 말이다. 말이 없으면 생각도 없다. 우리의 삶은 곧 말의 삶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말하는 법과 쓰는 법에 대한 생각을 한층 고양할 것이다.” _이정훈(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립국어원에서 일하는 나는 “선생님은 정말 맞춤법 천재세요”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천재라기에는 여전히 사전을 끼고 산다. 하루 평균 70~80건의 질문에 답하고 다른 사람의 답변까지 검토하는 일을 반복하며 자연스레 사전을 가까이하는 습관이 생겼다. 모든 규정을 머릿속에 다 외워 두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어사전의 양은 방대하고, 새로 생기는 단어가 늘어나는 만큼 사전의 세계는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 내 일은 결국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기술’에 가깝다. 정답을 모르기에 더 겸손해지는 직업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맞춤법에 이토록 예민할까. 나는 그 이유를 ‘불안’에서 찾는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시대의 소통은 얼굴 없이 글로 먼저 이루어진다. 우리는 상대를 보지 못한 채 상대의 문장을 먼저 본다. 문장이 곧 그 사람이며, 맞춤법은 그 사람의 기본값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글자 하나가 삐끗하면 그 삐끗함 너머로 사람 자체가 흐릿해 보인다. 물론 실제로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지만, 글이 먼저 이미지를 만든다.

“‘로서’와 ‘로써’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이런 질문이 오면 나는 잠시 숨을 고른다. 익숙한 질문일수록 더 조심하게 된다. 머릿속에서 짧게 답변의 구조를 정리하고, 간결하면서도 ‘놓치는 부분이 없는’ 문장을 작성할 때까지 몇 초 정도 시간이 흐른다. 한 사람당 하루 평균 60~100건 정도의 질문을 처리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언뜻 같은 질문인 것처럼 보여도 질문마다 표현 방식과 의도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질문의 의도가 파악되면 그에 맞추어 답변 방향도 달라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현영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한때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꿈꿨으나, 국립국어원에 입사하면서 한국어로 언어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의 맞춤법 질문에 답하는 ‘보이지 않는 교사’가 되었다.때로는 흥미롭고 때로는 당혹스러운 질문들 사이를 헤매고 공부하며 어느덧 10년 차 상담 연구원이 되었다.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_왜 우린 맞춤법 잘 틀리는 사람을 싫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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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면 장마비지, ‘장맛비’가 뭡니까? 된장 맛 나는 비란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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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국어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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