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삶의 끝까지 인간 존재를 추궁하는 ‘죽음’.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죽음의 신비》 안에서 죽음을 ‘인간 실존의 가장 두려운 한계’이자, 동시에 ‘하느님 섭리가 가장 깊이 드러나는 자리’로 설명한다. 그녀에게 죽음은 단순한 생물학적 소멸도, 막연한 위로의 대상도 아니다.
이 책은 죽음을 죄와 처벌의 관계 안에서 정직하게 직면하면서도,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 죽음과 부활을 통해 어떻게 죽음이 은총의 자리로 변모하는지를 치밀하게 뒤쫓는다. 비록 죽음은 인간이 죄로 인해 맞닥뜨리게 된 처벌이며 마지막이지만, 하느님은 그 처벌 안에서 이미 구원의 길을 열어 두셨다. 구약 성경의 죽음 이해에서 출발해, 교회의 성사와 성인들의 죽음, 병자성사,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죽음을 둘러싼 교회의 신앙 전체를 하나의 신학적 흐름 속에서 조명한다.
출판사 리뷰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말하는
‘죽음의 신비’
죽음은 끝일까, 아니면 문턱일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본능일까, 죄의 결과일까?
그리스도교 신앙은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 왔을까?
삶의 끝까지 인간 존재를 추궁하는 ‘죽음’.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죽음의 신비》 안에서 죽음을 ‘인간 실존의 가장 두려운 한계’이자, 동시에 ‘하느님 섭리가 가장 깊이 드러나는 자리’로 설명한다. 그녀에게 죽음은 단순한 생물학적 소멸도, 막연한 위로의 대상도 아니다.
죽음을 끝으로 만든 인간의 죄를 극복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이 책은 죽음을 죄와 처벌의 관계 안에서 정직하게 직면하면서도,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 죽음과 부활을 통해 어떻게 죽음이 은총의 자리로 변모하는지를 치밀하게 뒤쫓는다. 비록 죽음은 인간이 죄로 인해 맞닥뜨리게 된 처벌이며 마지막이지만, 하느님은 그 처벌 안에서 이미 구원의 길을 열어 두셨다. 구약 성경의 죽음 이해에서 출발해, 교회의 성사와 성인들의 죽음, 병자성사,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죽음을 둘러싼 교회의 신앙 전체를 하나의 신학적 흐름 속에서 조명한다.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사유는 인간적 위로나 심리적 안정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이 지닌 냉혹함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음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한 부활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죽음을 준비하는 안내서가 아니라, 신앙인이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신학적 증언이다.
성자께서는 당신의 신부를 성부께 소개하셨으니,
그 신부는 신랑이 부활한 다음에도 신랑과 함께하게 될 것이요,
그처럼 함께함은 앞서 성부께서 보내신 영이
이 세상에 왔을 때 미리 알려 준 바와 같다.
……
계시된 모든 것은 오직 한 곳으로 되돌아간다.
그곳에서 각각이 새 부활은 하느님 안에서 신앙인 각자가
하느님과 분리될 수 없는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 본문 중에서
《죽음의 신비》는 죽음을 감정이나 체험의 언어로 다루지 않는다. 저자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는 죽음을 인간 실존의 가장 두려운 한계로 직시하면서, 동시에 죄와 구원, 은총의 문제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신학적 사건으로 파고든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끝이지만, 그 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인간이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폰 슈파이어는 죄를 범한 인간이 하느님의 세계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와서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 머무른다고 말한다. 죽음은 인간 스스로 만든 세계의 경계가 되며, 인간은 그 경계 이전까지만 스스로 삶을 계획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을 향한 인간의 강한 애착은 영원 앞에서 열린 존재로 살아야 한다는 요청을 공허한 생각으로 밀어 버린다. 이 상황에서 인간은 현재의 삶을 절대화하며 자기 확장과 통제를 통해 죽음을 극복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킨다.
죽음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왜곡을 넘어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움트는 ‘죽음’의 참의미
《죽음의 신비》는 죽음을 부정하거나 소비하고, 심지어 관리하려는 인간의 태도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죽음을 끝으로만 이해할수록 인간은 더 집요하게 죽음에 사로잡히며, 허구적 초월과 자기 신격화로 도피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왜곡된 태도들이 결국 인간을 하느님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러나 이 책의 사유는 절망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안에서 죽음은 이미 하느님께 받아들여졌으며, 처벌로서의 죽음은 은총의 자리로 전환된다. 저자는 구약에서 신약으로, 개인의 죽음에서 교회의 신앙과 성사, 성인들의 죽음과 성모 마리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죽음이 어떻게 구원의 역사 안에 자리 잡는지를 일관된 신학적 흐름 속에서 제시한다.
이 책은 죽음을 위로의 언어로 덮지 않는다. 대신 죽음 앞에서 인간이 더 이상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님을 인정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바로 그 인정의 자리에서, 인간은 비로소 하느님께 자신을 맡길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라기보다, 죽음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다시 묻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정직하고 단단한 신학적 성찰이다.
죽음은 우리를 추궁하는 가장 두려운 진실이다. 왜냐하면 죽음은 단지 더는 함께할 수 없는 이별의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했는지, 대화의 단절은 없었는지, 아니면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 또 다른 차원들을 믿고 받아들이는 그런 사랑을 시도했는지 끈질기게 다그치는 치밀하고 엄격한 재판관과 같기 때문이다. 친구는 죽었으나 그의 죽음은 아직 살아 있는 현존재에 커다란 구멍(상처)을 낸다. 살아 있는 자도 이제 곧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 있다는 자각 때문만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자각 때문이다. 예컨대 죽은 친구와 결부된 모든 일, 그러니까 소위 서로 이해했다고 생각해서 안심한 모든 것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심경의 변화로 인해 살아 있는 자의 가슴에 구멍을 낸다. 어느 정도 원만하게 비치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다. 서로 잘 알고 지냈던 가까운 사람의 죽음, 아니 아마도 누가 되었든 그의 죽음을 가까이 지켜볼 수 있는 곳에서는 대체로 그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계절의 변화 속에 만개한 꽃도 마침내 시들어 버리고 말듯 어김없이 찾아드는 죽음 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끝을 맞이하겠지만, 그러한 끝장으로서 죽음은 그에게 애틋하기보단 차라리 풀리지 않는 의문만 막연하게 떠안겨 준다. 그 의문 앞에서 당장 떠오르는 말이라고는 단지 죽음이란 처벌이요, 그런 까닭에 가슴이 더 먹먹할 수밖에 없다는 대답뿐이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처벌은 인간들에게, 그러니까 각자 자신이 좋아서 의도적으로 저지른 이들에게조차 낯설고 납득하기 힘든 것으로 기억되는 잘못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죽음에 관한 생각은 불가피하게 인간 현존재의 특징을 당장 되돌아보도록 촉구하는 동시에 죄와 처벌로 각인된 형식을 따라 그를 다시 불러 세운다.
― 제1장 ‘죽음이란 처벌이자 마지막’ 중에서
살아 있는 자로서든 신앙을 가진 자로서든 죽은 자는 겉보기에 전혀 다르지 않았다. 죽음에 관한 생각이 눈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지면 펼쳐질수록, 그들에게 처벌의 느낌이 절실하게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하느님에 관한 생각과 매달림은 더욱 간절해졌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죽음 안에서 당신의 현존을 생생하게 드러내셨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죽음이 처벌로 다가오는 구체적인 의미다. 그리하여 그런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사랑의 하느님, 은총의 하느님은 잊고 오직 정의의 하느님만을 마주하였다. 낙원에 관한 생각은 일찌감치 사라졌고, 그들 앞에는 외면할 수 없는 죽음이 위협적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그곳에는 그들을 위해 마련된 하느님의 계시가 있었다.
― 제3장 ‘죽음의 의미’ 중에서
이러한 가르침은 모든 이의 죽음을 끌어안으심으로써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의뢰하신 뜻을 따라 죽음 한 가운데다 부활을 심어놓으신 성자의 출현으로 완성되었다. 부활은 죽음을 통하지 않고선 그밖에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자라날 수 없다. 성자께서 부활하신 분으로서 당신 아버지께 ‘(되)돌아가시는’ 죽음은 신앙인들이 영생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원천이다. 부활은 구원의 종착점이다. 부활 자체가 구원
이다. 인류는 구원을 통해 저마다 살아왔던 것과 다르지 않은 삶을 다시 살지 않고, 모두 성자의 부활하신 삶 안에서 새롭게 살 것이다. 인류에게 파악되는 죽음의 표징들은 부활을 미리 알리는 전령들이다. 시간성이란 제약으로 말미암아 잠시도 머물러 있지 못한 채 인간에게서 작별을 고해야 하는 모든 것은 인간을 하늘나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형태로든 겪게 되는 고난과 역경, 늙어감, 죄인들의 공동체 등등은 성자의 부활이라는 표징 안에서 영생으로 나아가는 초대장이 되며, 그때마다 언제든 그리스도의 현존을 보증하는 좌표가 된다. 그렇듯 그리스도는 결코 이념이 아니라 실제 당신 형제들을 당신의 부활로 끌어안으시고자 다시 살아나신 분이다.
― 제5장 ‘죽음은 하느님의 섭리’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1902년에 스위스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의사이자 영성 작가, 신비가였던 그녀는 1940년에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현대 신학자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Hans Urs von Balthasar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1945년에 그와 함께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성된 재속 수도회를 설립하였으며, 이냐시오 영성을 따르면서 그것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힘썼다. 집필 활동도 활발히 했는데, 대부분 구술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병으로 인해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지냈으며, 말년에는 거의 완전히 실명한 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다가 선종했다. 약 60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대부분의 작품을 발타사르와 공동으로 작업하였으며 모든 작품은 발타사르가 설립한 요하네스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40여 개의 다른 언어로 옮겨져 전 세계적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국내에 출간된 책으로는 《기도의 세계》와 《사랑, 신과의 만남》, 《예수의 최후 기도》가 있다.
목차
옮긴이의 말 4
1장 죽음이란 처벌이자 마지막 11
2장 죽을 운명 31
3장 죽음의 의미 49
4장 구약 성경 안에서의 죽음 77
5장 죽음은 하느님의 섭리 93
6장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 있느냐?” 115
7장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129
8장 죽음과 교회 151
9장 죽음과 성인들 169
10장 죽음을 준비하는 병자성사 201
11장 성모 마리아의 죽음 233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의 생애와 영성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