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0대, 20대, 30대, 40대……. 삶의 여정을 보낼수록 1인분의 기준은 나날이 높아진다. 청소년은 좋은 대학, 청년은 좋은 직장, 그리고 그 이후에는 재산으로 ‘성공한 삶’이 재단된다. “너 정말 성공했구나”의 ‘성공’의 기준은 과연 누가 상정한 걸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평균값’ 안에 자신을 욱여넣기 위해 아등바등한다. 그런 탓에 사람들의 입에서는 “인생 1인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1인분의 삶―과소포장 없이 나로 단단하게》는 이런 정량화된 1인분을 ‘나’를 중심으로 다시 정의한다. 20대를 지나, 30대에 접어들면서 삶은 다시 정의되기 시작한다. 나는 중학교 자퇴 투쟁을 하다가 실패하고 예술고에 들어가 기어코 자퇴를 쟁취한다. 그리고 이후 3년간 와식 생활에 돌입한다. 20살을 넘긴 뒤에야 다시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가지만, 마지막 학기엔 올 F를 받고 휴학해 버린다. 이 과정을 평균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나는 비주류의 인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로서 꿋꿋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내가 바라보는 세계가, 그리고 나를 둘러싼 일상은 나름대로 유쾌하고, 다정하다.
단단히 존재하기 위해 세운 기준이 흔들릴 때마다, ‘이게 맞는 걸까’ 하며 끊임없이 의심하는 당신을 위한 1인분의 기록이다.
출판사 리뷰
“더딜지언정 지금 걷는 이 길이 마땅히 걸어야 할 길이라 확신한다”
때로는 찰나의 기쁨을 위해 감수해야 할 슬픔이 지나치게 무겁겠지만,
그럼에도 인생은 살아 볼 가치가 있다고 진정으로 믿고 있기에.내 인생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2010년 중학교 자퇴 투쟁 실패 후 예술고 합격하기
2011년 8개월 만에 자퇴하기
2012년 3년간 와식 생활하기
2015년 돌연 수능 응시하고 예술대 들어가기
2018년 올 F 받고 마지막 학기 휴학해 버리기…….
―「프롤로그」
삶은 무엇 하나 쉽지 않다. 가끔은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워 그대로 주저앉고 싶어지기도 한다. 일찍부터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지’, ‘왜 천편일률적으로 수업을 듣고, 기준에 맞춰서 혼나야 하지?’에 대한 물음에 빠져들었던 저자는 평균의 세계를 등지고자 마음먹는다. 그렇게 비주류 인생이라 정의될 수 있을 만한 삶이 시작된다. 그러나 평생 세 번 늙는다는 노화 변곡점 이야기처럼, 서른 또한 한 사람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껏 ‘평균’과는 떨어져 걸었다고 말하는 저자 또한 서른을 기점으로 다시 ‘나’를 들여다보고, 변화를 맞이하며, 그렇게 ‘나’를 강화해 나간다.
“저는 저 자신을 존중해야 해요(I must respect myself).”
만약 당신이 복잡한 실타래 같은 관계에 있다면 제인의 이 대사가 가위를 빼어 들 용기를 줄 것이다.
―「상장폐지합니다」
저자는 10대 시절부터 자주 발밑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지나온 길이 모조리 사라지고, 다음 걸음을 내디딜 자리조차 없어서 추락할 것 같은 공포. 그 공포는 이제 자신이 지내는 방의 천장이, 또 벽이 좁아 드는 감각으로 변화한다. 그 시기를 과수면으로 보내면서도, 저자는 ‘볕 잘 드는 곳’으로 기어서라도 가기 위해 ‘버팀’을 택한다. 기어코 불같은 연애를 거치고 인간관계에 ‘제로 지대’를 만들어 내며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선구안을 만들어 간다. 가족을 타자화하여 지칭함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딱 잘라 낼 수 없는 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감을 형성해 낸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며 ‘나’라는 사람을 견고하게 다진다. 이러한 경험은 저자에게 자신만의 ‘속도’와 ‘감각’을 구축하게 만든다.
1부에서 저자는 자신의 10대, 20대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인간관계를 덜어내고, 더 중요한 사람을 곁에 두며 배운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자신의 영혼에 새겨진 ‘작가’라는 직업과, 현재 자신의 생계를 지탱하는 직업인 ‘예체능 상담실장직’을 연결하며 자신의 영혼을 단단히 받치고 있는 예술에 대해 고찰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이해하게 된 저자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이어져 비로소 삶이 충만해진 과정을 말한다. 이는 드디어 과거의 자신에게 안녕을 빌어 줄 수 있게 되었다는 말과 동일하다. 그렇기에 그녀의 서른은 나로 지속되도록 과거를 돌아보고, 나를 계속 쓰며, 또 나로 이어지기 위해 현재를 살피는 과정이 된다.
“삶이라는 게, 한순간의 작은 행복을 위해 감당해야 할 슬픔이 너무 무겁지 않아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그 시절 나에게 답해 보자면, 먼저는 시간이 필요하다. 삶이라는 건 살아 내는 만큼 귀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괜히 버티면 승리한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나쁜 일의 거대함을 뒤덮을 만큼 수많은 민들레 홀씨가 있다. 이걸 발견하고, 곱씹고, 치켜세워 주어야 한다.
―「별 잘 드는 곳에 살어리랏다」
필사적으로 버티는 사람에게는 결국, 극복의 시기가 찾아오게 된다.
우리, 부평초 같은 인생도 포기하지 말자고요.사회생활이란 타인과 나를 이해하고, 또 자신을 한층 성장하게 만드는 삶의 한 과정이다. 사회의 일원이 되어 돈을 벌고, 학교 밖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눈이 ‘트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자는 ‘글쓰기를 생각’했다. 글쓰기를 향해 뚜렷한 열정이 없어 오히려 느슨하게 대했기에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누구보다 ‘글쓰기’라는 골인 지점을 향한 마라톤을 끈기 있게 달리는 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써라.”
앞서 걸어간 모든 이들의 진언이 동일했다.
―「반쪽짜리 직업」
내가 태어난 땅과 내가 편안하다 느끼는 곳은 다를 수 있다. 저자는 ‘내가 편안하다 느끼는’ 그곳을 ‘본향’이라 지칭한다. 우리는 저자가 글쓰기라는 영혼의 직업을 위해 육신의 직업을 맞추고,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읽으며, ‘나의 본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젠가 저자가 만난 점술가가 그녀의 삶을 ‘부평초 같은 인생’이라 평했으나,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노매드라 달리 불러 보는 건 어떠시냐’고. 그렇다면 이제 ‘본향’이 꼭 물리적일 필요는 없어진다. 당장 이 삶이 허망하게 느껴지더라도, 지금 내 옆에 누워 있는 누군가가 진짜라면 이 순간 내가 디딘 땅은 진짜가 된다. 《1인분의 삶》에서 이야기하는 전환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제 맹렬히 다짐해 보게 될 것이다. 비록 지금 당장 계단 내려가는 것조차 힘들더라도, 그럼에도 기어코 살아 내 보자고.
남들보다 계단 내려가는 게 힘들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매일 그 영겁의 계단을 무사히 내려가는 엄청난 업적을 쌓고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도 있으니까 말이다. (…) 지금도 종종 밤중이면 내가 살아 온 모든 일상이 허상처럼 느껴진다. 그럴 땐 내 옆에 누운 사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과 대화를 떠올리며, 그가 진짜인 것처럼 나 역시 진짜라는 사실이 믿어질 때까지 충분히 바라본다. 감각이 우리를 얼마나 자주 속여 넘기는지 다시금 뼈에 새긴다. 그리고 맹렬히 다짐한다. 나는 살아 낼 것이다. 눈이 시리도록 환한 볕 아래서 당신과 함께 만사 다정히 사랑하며 살아 내겠다. 오늘도 세계에는 민들레 홀씨 폴폴 나린다.
―「볕 잘 드는 곳에 살어리랏다」

자리를 비워 두는 건 중요하다. 비운 자리에는 언젠가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 영영 지난 줄 알았던 인연이 돌아오기도 한다. 지금 나와 멀어진 이들도 훗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_(1) 서른 즈음에
그러니 자꾸 알아주고 말해 주고 귀히 여겨 주는 일이 필요하다. 적어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은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누구와 친구가 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와 무관하지 않은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이다._(2) 우정의 품격
작가 소개
지은이 : 조여름
1995년생. 글 쓰는 사람.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기 위해 읽고, 보고, 기록한다.instagram @12_8ummer
목차
프롤로그
1부 나로 지속되기
(1) 서른 즈음에
(2) 우정의 품격
(3) 고오집의 역사
(4) 메이드 인 코리아
(5) 상장폐지합니다
(6) 개자식 사용 설명서
2부 나를 계속 쓰기
(7) 반쪽짜리 직업
(8) 21세기 시시포스
(9) 안되면, 되는 거하자
(10) 아는 맛이 무섭다
(11) 예술도 술이다
(12) 낭만의 별칭
3부 그리고, 나로 이어지기
(13) 안티-루틴인
(14) 서울살이 10년 차
(15) 취미의 불가해성
(16) 볕 잘 드는 곳에 살어리랏다
(17) 동거가 좋다
(18) 너, 결혼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