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지우고 털어내고 말리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빨래>가 공식 대본집으로 출간되었다. 20주년을 맞은 <빨래>는 6,500회 이상의 공연과 1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만나며, 각자의 삶에 스며든 슬픔을 말려주는 따뜻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골목마다 펄럭이는 빨래처럼, 저마다의 삶의 무게와 흔적을 담은 대사와 가사가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빨래』 대본집은 두 개의 막과 열여덟 곡의 노래, 창작 노트, 프로덕션 히스토리, 그리고 작가의 말을 함께 엮어 완성되었다.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작사상, 더 뮤지컬 어워즈 대상 등 여러 수상을 기록했으며, 일본과 중국에도 수출된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이다. 추민주 작가가 전하고자 한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의 메시지는 이번 대본집을 통해 다시금 따뜻하게 되살아난다.
출판사 리뷰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눈물도 마를 거야”
뮤지컬 <빨래> 대본집 출간!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지우고 털어내고 말리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뮤지컬 <빨래>. 그 대본을 맡은 추민주 작가의 <빨래> 공식 대본집이 난다에서 출간됩니다. 20주년을 맞이한 <빨래>는 그동안 6,50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130만 이상의 관객과 함께하며 건조한 마음을 촉촉하게 물들게 해주는 작품으로, 관객 마음속 눅진눅진 쌓여 있던 슬픔을 말려주는 따듯한 햇살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옆집에 널린 빨래를 보면 그 집 사정을 알 수 있듯, 서울 하늘 아래 골목골목 나부끼는 저마다의 삶이 지닌 무게와 흔적, 그리고 그것들을 씻어내고 다시 입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빨래』 속 대사와 가사가 되었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회사 가기 싫”고 “빗물 대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길 바라는 1막 속 인물들, 직장동료와 함께 사장을 욕하며 “삼겹살은 제주 똥돼지가 최고. 자, 마시고 죽자!” 하는 2막 속 인물들의 외침은 삶의 묵은 때를 벗겨내듯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듭니다. 마치 우리의 주말을, 우리가 어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빨래> 대본집은 두 개의 막과 열여덟 번의 노래, 창작 노트, 프로덕션 히스토리 및 작가의 말을 더해 완성되었습니다.
“소극장용 뮤지컬이 나아가야 할 한 방향을 지시하는 깜박이를 막 켰”(장성희 극작가·연극평론가)던 이 작품은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 및 작사상, SFCC Awards 외신 기자상,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작곡 및 극본상, 제6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즈 대상 수상과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되어 공연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뮤지컬 빨래 20주년 콘서트’ 관람권 약 3000석은 그동안 <빨래>를 사랑해온 관객들의 응원에 힘입어 9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전하고 싶”(2009 여성문화인상 수상 소감)은 추민주 연출가의 소망이 마치 비 오는 날의 우산처럼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관객들에게 또다시 선물한 셈입니다.
“서울살이 여러 해,
당신의 꿈 아직 그대로인가요?”
퍽퍽한 서울살이에 작가라는 꿈을 잊어버린 나영, 월급을 받지 못해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빨래』에는 “서울살이 몇 핸가요?”라는 질문이자 노래가 대본의 처음과 끝에 놓입니다. 작품의 시작을 알리는 「서울살이 몇 핸가요?」 질문에 서울살이 10년 차 부부는 적금통장과 부부금실을, 6년 차 직장여성은 “생리휴가, 육아휴직 그런 것들은 없어요”라며 잃은 것들에 한탄합니다. 그들의 마지막 노래, 「서울살이 몇 핸가요?—리프라이즈」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배운 “고마워, 잘 지내, 또 만나요”가, “새겨질 방 찾아 떠돈 시간” 동안 닳지 않고 간직해온 그들의 꿈이 자리합니다. 이전에 등장했던 곡을 극중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다시 노래하는 ‘리프라이즈’. 막이 지나고, 책장을 왼쪽 오른쪽 넘겨가며 가사를 비교해보는 것은 공연장에서 느낄 수 없는, 대본집에서만 소유할 수 있는 온전한 경험이기도 합니다. 빨래처럼 흔들리다 떨어질 우리의 일상이지만 얼룩을 지우고, 먼지를 털어내고, 햇볕에 말려내며 우리의 슬픔과 상처가 씻겨나가길 그는 소망합니다. 어떤 힘듦도 노래로 표현한다면 조금이나마 웃음 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뮤지컬 대본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때로는 냉수로 시원하게, 때로는 온수로 뭉근하게 우리 마음속 묵은 때를 벗겨내줍니다.
가을 햇살은 눈부시고,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을 닮은 하늘색의 표지. 빨래가 기분 좋게 마를 것만 같은 그 날씨 위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듯 포근한 이불 한 겹을 덮어주었습니다. 대본은 작가의 손에서 시작되지만 공연중 배우들이 현장에서 즉흥으로 내뱉은 말이 대사가 되기도 합니다. 1회의 공연을 위해 10명의 배우와 40명의 스태프가 필요하듯 <빨래>가 받아온 20여 년의 응원을 기억하기 위해 동료 서른 명의 이름을 책 뒤표지에 담았습니다. 20년이 지나도 무서운 집세와 복잡한 인간관계, 그리고 부당한 노동 문제는 여전합니다. 이 문제들을 향한 『빨래』의 대사 한 줄 한 줄이 여전히 유효하기에, 저마다의 빨랫감을 들고 서로에게 건네는 "안녕"이라는 인사가 아직 우리에게 필요하기에. 초연부터 지금까지 빨래의 시대적 배경은 항상 현재에 놓여 있었고 그 현재는 언제나 우리의 이야기였습니다. “당신의 젖은 마음 빨랫줄에 널어요, 바람이 우릴 말려줄 거예요. 당신의 아픈 마음 털털 털어서 널어요, 우리가 말려줄게요.”
* 이 책의 초판 인세는 작가의 뜻에 따라 (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에 기부됩니다.
<빨래>는 실제 반지하에 살던 제가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가 외국인 노동자이자 이웃집 청년을 만난 날 써내려간 일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 하늘 아래 골목골목 나부끼는 빨래들을 보며 저마다의 삶이 지닌 무게와 흔적, 그리고 그것들을 씻어내고 다시 입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창작 노트」 부분
서울 올 땐 꿈도 많았었는데
삼사 년 돈 벌어 대학도 가고
하지만 혼자 사는 엄마한테 편지 한 줄 못 쓰는
내 꿈은…… 내 꿈은……
나의 꿈 닳아서 지워진 지 오래
잃어버린 꿈
어디, 어느 방에 두고 왔는지
기억이 안 나요
빨래가 바람에 마르는 동안
이 생각 저 생각 끝에
엄마 생각……
엄마랑 같이 옥상에 널었던 빨래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추민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했다. 뮤지컬 <빨래> <쑥부쟁이> <젊음의 행진> <어차피 혼자>,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 <에덴미용실>을 쓰고 연출했다. 연극 <나쁜자석>을 각색하고 연출했다.
목차
창작 노트 007
등장인물 011
배경 015
노래 019
대본
1막 023
2막 085
히스토리 143
작가의 말 151
● 노래
1 서울살이 몇 핸가요?
2 나 한국말 다 알아
3 안녕
4 어서 오세요, 제일서점입니다
4a 엿같은
5 자, 건배!
6 참 예뻐요
7 내 이름은 솔롱고입니다
8 빨래
9 내 딸 둘아!
10 비 오는 날이면
11 책 속에 길이 있네
12 책 속에 길이 있네리프라이즈
13 자, 건배!리프라이즈
14 한 걸음 두 걸음
15 아프고 눈물나는 사람
16 슬플 땐 빨래를 해
17 참 예뻐요리프라이즈
18 서울살이 몇 핸가요?리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