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인천 시민 300만 명, 부천과 김포를 포함한 430만 명은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로 가야 했다. 이 불평등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6년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조용주 변호사의 생생한 기록이 『인천고등법원 이야기』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인천고등법원 유치라는 거대한 과제를 향한 한 사람의 의지와 시민들의 열망이 어떻게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인천지방변호사회 토론회에서 첫 발표를 맡은 순간부터 시작해, 설문조사, 생전 처음으로 해보는 1인 시위, 헌법소원 제기, 수차례 열린 세미나와 토론회, 인천고등법원 유치 범시민 추진위원회 출범, 111만 명이 참여한 서명운동, 삭발식, 집회, 마침내 2024년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까지 모두 솔직하고 생동감 있게 기록했다.
특히 헌법이 보장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평등권', ‘재산권’, ‘지방자치권’ 등의 침해라는 관점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의 정당성을 논증하고, 시민운동이 어떻게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인천고등법원 이야기』는 인천을 넘어, 한국 사회가 진정한 법치와 지역 균형을 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다.
출판사 리뷰
300만 인천 시민의 권리를 되찾은 6년간의 여정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다고?”
2023년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인구 300만의 대한민국 제3도시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놀라웠던 것이다.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없었다는 충격. 이것이 바로 인천 시민들이 겪어온 현실이었다.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명백한 침해였다. 수원(119만 명)에는 이미 고등법원이 있는데 인천(300만 명)에는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합리했다.
2019년 인천고등법원 유치 추진위원회 첫 회의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조용주 변호사가 번쩍 손을 들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다음 세미나의 발표 준비를 맡겠습니다.” 그 한마디로 6년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1,654명 설문조사를 비롯하여 국회 앞 1인 시위, 304명 명의의 헌법소원 제기 등을 거쳐 마침내 2023년 110만 명 서명운동이라는 대역사를 이뤘다. 인천 시민 3명 중 1명이 참여한 이 놀라운 결과는 ‘주권자의 명령’이 되었다.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폐기되는 좌절도 있었다. 부산 지역 의원들의 해사법원 문제 견제도 예상치 못한 벽이었다. 하지만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24년 11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조용주 변호사가 인천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특별하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일곱 살에 담양에서 인천으로 와 형제들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웠던 어린 시절, 인천은 그에게 온정을 베풀었다.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해주었고, 선생님들은 출판사 영업사원이 가져온 참고서 샘플을 주셨고, 독립문 잠바를 사주셨고, 자율학습비를 대신 내주셨다.
그래서 그의 명함에는 ‘인천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인사변호사 조용주’라고 적혀있다. 이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인천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과 보은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2028년이면 인천에도 고등법원이 문을 연다. 이는 ‘인천의 독립’이며, 서울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인천 시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인천고등법원 설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저자가 말하듯 “인천고등법원은 하나의 종착지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인 것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 ‘인천을 사랑하는 변호사’에서는 저자의 인천과의 인연과 고등법원 유치 필요성 인식 과정을, 2부 ‘인천고등법원으로 가는 길’에서는 서명운동과 정치권 설득 과정의 희로애락을, 3부 ‘인천고등법원의 시대’에서는 법안 통과와 미래 비전을 담고 있다.
“길은 언제나 사람을 이끈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피어나고……”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한 사람의 발걸음이 어떻게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지역 발전과 사법 정의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 시민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활동가들, 그리고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다.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다음 세미나의 발표 준비를 맡겠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생각해보면, 그날 내가 손을 번쩍 들었던 건, 법률가로서가 아니라 도시공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였다. 도시공학을 공부하다 보니, 내가 사랑하는 인천이 생각보다 낙후되어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단지 오래된 건물이나 부족한 기반 시설 때문이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도시를 지탱하는 제도와 행정, 특히 사법 시스템이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는 데 있었다. 겉으로는 수도권의 핵심 도시지만, 실상은 ‘사법 인프라의 주변부’에 불과한 인천의 현실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인천의 사법 시스템과 고등법원 설치의 필요성에 관한 연구를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정치권의 단합된 움직임에 더해 시민사회 안에서도 인천고등법원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이 법안은 단순한 행정 편의의 문제를 넘어 사법 서비스의 형평성과 시민의 권리 회복이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었다.
100만 명의 서명은 그렇게 단순한 열정만으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구조 안에서 하나하나 쌓여갔다. 그 과정에서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시민의 뜻을 모은다는 것은 이렇게 다양한 동력들이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일이구나.’
작가 소개
지은이 : 조용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도시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하던 중, 자유로운 세상을 향한 꿈을 품고 사직했다. 이후 서울과 인천에 '법무법인 안다'를 설립하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우수 변호사로 선정된 바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및 조세 전문 변호사로, 특히 상속과 증여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1,100명의 전문가가 소속된 사단법인 '한국조세연구포럼’의 제20대 학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 인생의 마무리를 잘하는 데 필요한 여러 문제를 연구하는 '안다상속연구소'를 설립했고, 법률신문에서 상속 실무 강의를 진행했다. 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의 사무총장으로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법과 정책을 제안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으며, 시민 단체인 '순례길 학교'의 교장을 맡아, 걷기로 삶의 의미를 찾고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실천하고 있다. 저자의 명함에는 ‘인사변호사 조용주’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인사'는 '인천을 사랑하는'의 줄임말이다. 이는 단지 활자에 머물지 않고, 그가 인천 시민의 독자적인 사법권을 갖추게 된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 이력으로 이어진다. 그는 6년간 인천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위해 111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운동을 주도했고, 그 결과 인천에 고등법원을 설립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저서로는 《책 속을 걷는 변호사》와 《상속·증여 솔루션》이 있다.
목차
저자의 말
1부 인천을 사랑하는 변호사
인천에 고등법원이 없다고?
담양에서 인천으로
여덟 살짜리 인천 유학생
공부 외엔 할 것이 없었던 아이
인천, 내게 길을 내어 준 도시
인천법원이 아쉬웠던 이유
서울 변호사, 인천 변호사가 되다
변호사가 왜 도시공학을 공부하냐고?
2019년, ‘인천고등법원 유치’가 화두에 오르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거니?
인천고등법원 미설치가 인천 시민의 기본권 침해인 이유
'인천고등법원 설치'로의 우아한 회전
2부 인천고등법원으로 가는 길
1장 그 길에 발을 들이다
우리도 할 수 있어, 수원고등법원을 봐
왜 노력하니?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설문조사, 생각보다 쉽지 않네
'인천고등법원 유치'를 공약으로
법조단지는 인천 서구에
인천지방변호사회에서 내건 조건
'해야 한다'가 가진 힘
인천시의 합류는 희망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해보는 1인 시위
엇갈린 논의, 멈춰 선 법안
2장 백만 서명의 꽃을 피우다
변화는 반갑지만
대선과 인천고등법원
대선 공약으로 확정되었지만
인천시장에 걸었던 기대
그가 회장이 되어 다행이다
100만 송이 꽃을 피우듯
흐려진 목표, 그러나 의외의 효과
110만 서명운동과 순례길 학교
내가 마주한 국회의 본질
또 계류되는 건가?
제21대 국회가 가기 전에
해사법원은 핑계일 뿐
다시 일렁이는 불꽃
3부 인천고등법원의 시대
우리는 왜 실패했을까?
22대 국회가 시작되고
인천 국회의원들이 움직이다
이번에는 함께
또다시 피켓을 들다
기다림의 끝에서 온 전화
마침내, 인천고등법원의 시대가 열리다
'말하지 않는 불편함'에 대하여
박사학위 대신, 내가 선택한 인천고등법원
인천고등법원 유치위원회, 조용히 막을 내리다
인천에 고등법원이 생기면 겪게 될 변화들
내가 그려보는 인천
부록
인천고등법원 유치까지의 여정
언론 인터뷰 (1), (2)
헌법소원심판청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