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수필 「엄마의 뜰」로 에세이스트를 통해 등단한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40대 중반부터 써온 글을 모아 예순을 넘기고서야 작품집을 엮었다. 서른아홉 편의 수필을 읽다 보면 과거의 기억(겨울 같았던 시절)을 잊지 않고 오늘, 햇살로 채워서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고자 고민하는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첫 편의 「봄날에」는 엄마를, 마지막에 실린 「이름값」은 자신을 기억하며 비로소 봄날로 마무리해 주려는 의지가 보인다. 개인의 고백에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수필이다.
출판사 리뷰
‘나는 이기적인 삶을 살았던가?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가?’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봄날에』는 함께 하는 삶을 지향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그녀의 삶의 방식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물꼬를 튼다. 왜 우리가 함께일 수밖에 없는지를 새삼 알게 해 준다.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게, 뭉클하게 다가온다. 담담하게 풀어 가는 저자의 글에는 독자를 끌어 들이는 힘이 있다. 읽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어머니가 생각나고, 아버지가 떠오를 것이다.
사유만 있는 게 아니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자극적이기보다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린다. 그렇기에 마음에 파문이 되어 오래 남는다. 여러 시대를 관통해 온 딸이자, 아내이자, 엄마인 작가가 전하는 온기를 금세 느낄 수 있으리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세대 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아버지가 마련한 집엔 절대로, 눈에 흙이 들어가도 가지 않겠다던 엄마는 “죽어서는 같이 안 있으려 했는데… 배고픈 게 젤루 힘든 줄 알았제. 아니여. 혼자 빈집에 남은 게 젤루 싫더라구. 너거들도 이래 댕기고 하니….” 엄마의 말들이 아버지의 집으로, 집으로 훨훨 날아간다. _ 「봄날에」 중에서
내 슬하에 있던 남매가 객지로 나간 지 4년이 지났다. 방학이면 내 곁으로 올 아이들에게 서둘러 오라고 매번 재촉한다. 살갑게 표현하는 남편이 곁에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고독이 엄습할 때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다. 엄마는 지금의 내 나이에서 몇 살 더한 때에 남편을 잃었다. 예순이 안 돼 자식들도 품을 떠나갔으니 강산이 몇 번을 변할 세월을 홀로 지내셨다. 모두 떠나고 엄마는 마당에 꽃을 한가득 심었다. 우리를 대신할 엄마의 자식이라며 위안을 받았다. 친정 마당에 피고 지는 꽃들이 있어 나는 한 발 물러서 있어도 엄마는 고독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아니었다. 엄마는 밤마다 나를 기다린다.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는 딸을. _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다」 중에서
친정에 머문 이튿날부터 방문을 자꾸만 닫는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화를 내셨다. 환자 방에서 냄새가 나면 안 좋은데 왜 자꾸만 방문을 닫느냐, 바깥 공기도 들어가야 좋은 것이 아니냐며 아버지를 설득했지만, 이상하리만치 고집을 부리셨다. 두 분의 실랑이를 보다 못해 아버지께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퀭한 눈으로 지그시 나를 바라보시며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기침 소리에 너거들 잠 깰까 봐 그랬어.” _ 「아버지께 쓴 편지, 29년 만에」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장남희
작가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저는 뜸 들이지 않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성장하는 사람이요.” 작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정성을 담은 삶을 살았습니다.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대구교육대학교 문예창작, 스토리텔링학과에 진학해 2021년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장남희 작가의 인생을 ‘성장’이라는 두 글자로 정의 내렸습니다. 작가는 끊임없는 노력, 인내심, 희망으로 성장했고 이를 글에 담았습니다. 앞으로 공감과 감동을 주는 작가로 성장하길 응원합니다. _ 대구 학남고등학교 국어 교사 임유진(딸)
목차
수필집을 엮으며 2
엄마의 뜰
봄날에 9
엄마의 뜰 19
강아지와 동거를 권하다 28
아버지께 쓴 편지, 29년 만에 34
아버지의 덕담 39
꽃상여 44
아버지의 밥상 50
올드보이 55
남자의 물건 59
일흔넷 64
동주 아재
동주 아재 73
숨어버린 남자 78
그리움, 꽃가지에 걸어두고 81
나는 왜? 87
은식이 엄마 92
이팝나무에 꽃이 피면 97
입말 도깨비 103
어른 친구 108
나이를 덜어주다 116
참깨를 볶으며
참깨를 볶으며123
저도 좀 먹자고요! 128
~척하다 137
우편집배원 141
위문편지 146
LST 문산호 120 뱃머리에 서서 152
종소리 156
구(鳩) 선생과 좁쌀 한 줌 161
양다리 166
협찬 인생 171
묵은 빚
묵은 빚 179
내 안의 여자 187
짝퉁 193
일단은 해제 198
좋았다 말았다, 좋았다 203
디지털 효도 때문에 208
탈출기 212
한
번은 A+ 217
부탁합니다 222
이름값 227
에필로그 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