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밝고 귀여운 소년 팬이 멋지게 자라 트윈스의 에이스가 되었다
청춘 야구 만화 같은 비현실적 스토리를 실화로 만든 주인공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낭만투수 임찬규의 성장기를 책으로 만난다 조금은 과장 섞인 표현이지만, 대한민국 초등학생 남자 어린이의 절반은 야구팬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그 아이가 서울에 살고 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LG 트윈스의 팬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팬도 많이 있을 것이고, 연고지와는 무관하게 다른 팀을 응원하는 친구들도 많겠지만, LG 트윈스의 어린이팬 '엘린이'의 숫자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 수많은 '엘린이' 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을 한 명 꼽자면 단연 임찬규가 떠오른다.
임찬규는 '엘린이'로 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LG 트윈스 입단을 꿈꾸며 연습했다. 그리고 한국프로야구(KBO)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현재의 소속팀 LG 트윈스에 입단한다. 그 후 2011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다. 2023년 겨울 체결한 4년간의 FA 계약으로 2026년, 2027년에도 잠실 마운드를 지킬 예정이다. LG와 임찬규를 떼어놓고 생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트윈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이 아닌 다른 옷을 입은 임찬규는 아무리 상상해봐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성공한 덕후'의 표본을 야구계에서 찾는다면 그 누구도 임찬규 앞에 세우기는 어렵다.
그런 특별한 스토리를 가진 선수이기에, 팬들에게 낭만 넘치는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선수이기에 브레인스토어 출판사는 『야구선수 임찬규 - 낭만투수 에이스 성장기』라는 책을 작업하기에 이른다. LG 트윈스라는 인기 구단에서 원클럽맨 커리어를 이어온 것을 넘어 이제는 명실상부 KBO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임찬규의 스토리텔링과 낭만이 책으로 출간되는 것이다.
커리어적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간적인 매력과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선수가 임찬규 아닐까 싶다. 출판사 내부, 외부 사람들은 물론 야구계 기자, 저자들과 다양한 경로로 소통한 끝에 새로운 책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인물이 바로 임찬규였다. 물론 올해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한몫 했다.
임찬규는 LG 트윈스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2011년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입성한 이후 현재까지 LG 한 팀에서만 선수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2011년 1라운드 전체 2위라는 높은 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되었고 데뷔 첫해부터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가는 전천후 역할로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데뷔 첫해 등판한 경기가 무려 65게임이나 되었다는 점에서 구단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 아니 어쩌면 열아홉 신인에게 얼마나 많이 의지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큰 기대를 받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이듬해 그리고 그 이후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된다. 2년 차부터 거의 5년 가까이 임찬규의 성적은 특별히 언급할 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좋지 않았으며 부진과 부상 그리고 군복무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임찬규는 그 힘겨운 나날들을 서서히, 그리고 묵묵히 이겨냈고 다시 가능성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그가 그 어려웠던 시기를 슬기롭게 잘 견뎌내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임찬규도 없었을 것이고, 이런 책이 만들어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임찬규는 2017년 6승 10패 4.63, 2018년 11승 11패 5.77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 빼어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오래도록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던 선수가 정상적으로 복귀해 다시 1군 무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올린 성적으로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지속성이 문제였다. 나아진 모습을 길게 끌고가지 못했다. 한두 해 괜찮은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기대에 못 미치고 무너지는 모습이 이어져 나왔다. 야구계에서 흔히 얘기하는 '퐁당퐁당' 시즌이 왔다 갔다 하면서 구단도 팬들도 조금씩 기대감을 내려놓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하지만 임찬규는 그 어려운 시간들을 그저 힘겹게만 보내지 않았다. 그 시간 속에서 변화를 추구했고, 변화 속에서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자신의 신체로, 동작으로 완벽하게 구현하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매우 흥미롭게 상세히 기술되는 에피소드로, LG 트윈스의 대선배이자 당시 피칭아카데미를 이끌었던 레전드 이상훈을 직접 찾아가 간절히 애타게 코칭을 청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임찬규의 대담함, 실행력,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각고의 노력 끝에,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임찬규는 더 나은 선수가 됐다. 아니,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매 경기와 시즌마다 기복이 있어 팬들이 믿음을 주기 어려운 선수가 아니라, 굳은 믿음을 실어줄 수 있는 그런 선수, 얼마든지 기대해도 괜찮은 투수, 말 그대로 에이스가 된 것이다. 그리고 2023년에는 LG 트윈스를 29년만의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 되었다.
2023시즌 14승 3패 평균자책 3.42, 2024시즌 10승 6패 평균자책 3.83, 2025시즌 9월 현재 11승 6패 평균자책 2.90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널리 펼쳤다. 이제는 3년 연속 10승 이상, 3점대 이하 평균자책이라는 탁월한 퍼포먼스로 트윈스 선발진의 한 축을 넘어, KBO 리그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토종' 에이스가 되어 외국인 투수들이 독식하는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자존심을 지켜주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런 선수의 책이 만들어지는 만큼 LG 트윈스 팬들은 물론이고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다. 프로야구 최정상급 인기 구단이라고 할 수 있는 트윈스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서, 또한 그 자신이 소속팀의 열렬한 팬으로 유년기, 성장기를 보낸 사람으로서 다양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선수 개인은 물론이고 구단과 팬들에게도 특별한 책이 될 것이다.
아직도 야구소년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선수이지만 임찬규도 이제 30대 초반에서 중반을 향해 가는 원숙한 베테랑이 되었다. 자신이 프로야구 선수로, LG 트윈스 선수로 살아온 시간들을 한번쯤 돌아볼 때가 되었다. 모든 선수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임찬규만큼 야구에 진심인 선수는 결코 흔치 않다. 그만큼 이 책에도 온통 야구 이야기가 가득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야구 이야기로 꽉 채워진 에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선수 임찬규 - 낭만투수 에이스 성장기』를 통해 우리가 막연히 플레이로만, 기록으로만, 이미지로만 알고 있던 선수 임찬규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는 책이 될 것이다. 이 책도, 책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임찬규의 삶도 정말 흥미롭다. 아니, 흥미롭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대단하고 훌륭하다. 포기하지 않는 삶이 어떤 것인지, 증명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임찬규의 스토리가 이제 막 펼쳐진다.
충섬심, 로열티, 낭만… 다른 어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LG 트윈스와 팬들을 향한 임찬규의 절절한 로맨스
"선수이기 전에 나도 야구팬이다. 팬들의 마음 충분히 알 수 있다."임찬규가 많은 LG 트윈스 팬들, 프로야구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물론 최근 3년간 토종 에이스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꾸준히 훌륭하고 견고한 성적을 올려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겠지만, 선수 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매력과 인물 그 자체의 서사 역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요즘 프로야구 무대, 프로스포츠 비즈니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충성심, 로열티, 낭만을 아는 선수라는 것이다.
임찬규는 자신이 부진했고 팀에 공헌하지 못했다고 자평한 2022시즌 FA 자격을 취득했을 때 고민 없이 깔끔하게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즉 FA 재수를 선택했다. 이는 훗날을 기약하며 더 좋은 계약을 따내기 위한 선택적인, 전략적인 판단이 아니었다. 선수 개인으로서나 팀으로서나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고 돌아봤기에 FA를 신청하는 것은 프로선수로서 구단과 팬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판단은 1년 후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커다란 축복으로 되돌아왔다.
임찬규는 2023시즌을 마치고 드디어 커리어 첫 FA 권리를 행사하게 되었을 때 모든 계약을 에이전트에 일임했다. 단, 그는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LG하고만 협상했으면 좋겠다. 다른 구단 창구는 닫아달라"고 당부한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시장에 나왔는데, 시장에 나온 것이 아니었다. FA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기는 하나, 온전히 100% 행사한 것은 아니었다.
시장의 반응 속에서 선수의 가치가 책정되고, 경쟁이 붙어야 그 가치가 높아지면서 더 큰 금액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인데, 임찬규는 스스로 협상 테이블을 LG 하나로 제한했다. 그 결과, 다시 보기 힘든 유형의 계약이 됐다. 4년 보장액 26억 원에, 옵션 인센티브 24억 원, 분명히 계약 총액은 50억 원이지만, 보장액은 절반을 살짝 상회하는 뭔가 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계약처럼 느껴졌다. 누가 봐도 구단 친화적인 FA 계약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임찬규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 그 어떤 아쉬운 기색도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좋은 성적으로 주어진 옵션들을 달성해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계약 당시를 이렇게 소회했다. "구단에서 처음에는 총액은 조금 더 적고 보장액은 더 큰 계약을 제안했다. 그 계약도 좋아 보였다. 그런데 자신이 있었다. 계속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구단에 총액을 늘리고 보장액을 줄이는 계약을 부탁드렸다. 나는 자신이 있으니까. 인센티브를 다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렇게 계약을 맺었다."
이런 계약은, 이런 선택은 '낭만'이라는 말 외에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단순히 보장 금액이 적었기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구단에 대한, 팬에 대한 낭만인 동시에 선수로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낭만을 지킨 멋진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엄청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모든 프로 선수들이, 아니 모든 노동자들이 보장된 임금을 높이고 싶어한다. 이는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고, 상식선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팬의 입장이 되어, 선수들을 대할 때는 다른 기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프로스포츠 팬덤의 현실이다. 구단은 보장액을 낮추려 하고, 선수는 보장액을 높이려 하고, 팬들은 그 천문학적인 금액 사이에서 얼마 더 받겠다고 줄다리기하며 긴긴 겨울을 보내는 선수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받지 못한다. 임찬규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 전부터 오랜 시간을 야구팬으로, LG 트윈스 팬으로 살아왔기에 팬들이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십분 백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계약을 한 것이다.
이를 낭만 외에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런 선수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팬들은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만을 응원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실력이 좀 부족해도 팀을 생각하고 팬을 생각하고 '함께 하고 있다'는 낭만을 느끼게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그런데 구단과 팬과 함께 하는 어떤 공동체 의식을, 연대감을 가진 선수가 실력까지 좋다면, 그때는 도저히 그 선수를 어떻게도 싫어하고 미워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임찬규가 바로 그런 선수다.
『야구선수 임찬규 - 낭만투수 에이스 성장기』는 그와 15년 가까이 소통해온 LG 트윈스 전문 야구 저널리스트, 크리에이터 윤세호 기자가 함께 작업해 더욱 의미 있다. 임찬규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야구 팬으로 세계에 발을 들였고 결국은 언론사 생활을 정리하고 직접
이라는 LG 트윈스 전문 유튜브 채널까지 만들었다. 매일같이 트윈스 팬들과 호흡하는 윤세호 기자가 단연 '최고의 트윈스맨'으로 손에 꼽는 임찬규와 함께 만든 책인 만큼 이 책에 대한 진정성과 완성도는 한 치도 의심할 수 없다.
그는 임찬규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한정된 지면을 나눠 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오로지 야구선수 임찬규, 투수 임찬규, LG 트윈스 선수 임찬규만을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뒀다. 그 접근이 이 책이 가진 특징이자 매력 그 자체가 된다. 『야구선수 임찬규』는 특별히 2개의 표지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사진의 오리지널 에디션은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서점 모두에서 만나볼 수 있고, 검은 셔츠를 입은 사진의 리미티드 에디션은 온라인 서점에만 유통될 예정이다. 예약판매는 오는 9월 19일부터 시작되며, 10월 중순 출간되어 야구팬 독자들을 찾아간다.

여기서 꾸준히 회자될 명장면이 나왔다. 왼발을 천천히 들며 와인드업 동작에 변화를 준 임찬규는 이번에도 패스트볼로 이대호에게 도전했다. 이대호도 도전에 응하듯 강하게 배트를 돌렸지만 헛스윙. 이대호는 신인 임찬규의 과감함에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다음 공인 5구 패스트볼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최고 타자 이대호를 상대로 던진 공 다섯 개가 모두 패스트볼. 임찬규가 어떤 투수인지 전국 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 <챕터 1. 2011년 4월 17일 잠실>중에서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욕심이 하나둘 생겼다. 신인왕, 마무리 투수, 세이브 등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마무리투수답게 빠르고 강한 공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공이 빨라도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앞으로는 쓸데없는 힘을 빼고 내 투구 밸런스에 집중할 것이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다면, 140km/h 패스트볼을 갖고도 충분히 타자를 잡을 수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 <챕터 2. 유망주이자 구세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