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엄마의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거리두기. 그 거리는 냉정함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경계다. 착한 딸이라는 이름 아래 눌러온 욕망, 말하지 못한 서운함, 사랑이라는 말로 감춘 통제의 기억들. 그 마음을 직면하면서 비로소 엄마와의 건강한 거리를 찾아가려는 딸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엄마와 딸은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지만, 그 사랑이 더는 억압이 되지 않기 위해 관계의 방식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엄마는 평소에 딸의 일상 대부분을 알고 싶었다.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택배가 왔는지,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도. 늦게 귀가할 때는 출발 전, 환승할 때, 도착 즈음까지 몇 번이고 연락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엄마의 잔소리는 딸이 밤길에 사고라도 당할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그 시간 동안 엄마는 수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밤잠을 설쳤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말의 결도 조금은 다르게 들린다.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하는 것은 누군가보다 나은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이다. 고슴도치는 가시를 세우지 않아도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한 존재다. 누군가를 질투하고, 오래도록 원망했던 마음 역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식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라도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일이다. 최소한 나만은 나를 오해하지 않기로. _
딸에게 간섭이 아닌 지지로 다가서려면 공감이 먼저 필요하다. 공감이란 딸이 느끼는 감정을 자신의 마음으로 함께 느끼고 이해하는 태도다. 조언이나 평가는 잠시 미루고,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것. 그것이 어렵다면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말 한마디만으로 충분하다. 그 한마디가 딸의 마음에 여유를 만든다. ‘엄마가 내 편이구나’라는 느낌이 들면 딸도 아이를 다루는 자신의 방식을 조금 더 믿는다. 그러면 비로소 딸은 엄마의 조언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곽소현
‘사람의 감정은 말보다 먼저 움직이고, 관계는 그 감정의 울림 속에서 빚어진다.’ 그 보이지 않는 결을 오래 들여다보며, 익숙하면서도 그 때문에 상처받는 마음을 탐색해왔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경기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감정톡톡심리상담소 소장으로 마음챙김이라는 이름의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청소년과 부모, 부부, 세대 간의 마음을 연결하는 상담을 하면서도 한 사람의 고유한 서사에 늘 귀 기울여 왔다. 젠탱글 명상과 문학을 접목한 보라문학명상교실을 통해 마음을 그림으로, 또는 말로 정리해보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는 강의와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있다. 관계 회복에 초점을 두고 상담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가장 멀게 느껴지는 엄마와 딸의 심리적 관계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 때문에 힘든 딸과 내 마음을 몰라주는 딸 때문에 힘든 엄마의 심리와 관계 회복을 《엄마는 아직도 내가 백숙을 좋아하는 줄 안다》로 정리했다. 그간 지은 책으로는 《까칠한 아이 욱하는 엄마》 《예민해서 힘들다면 심리학을 권합니다》 《네 우울의 이름을 알려줄게》 《마음을 다독이는 감정수업》 《사랑의 기원》 외에 여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