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샬럿 퍼킨스 길먼은 미국의 초기 페미니스트이자 사회 개혁가로, 젠더 불평등과 여성의 경제적 종속, 가사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문학과 이론을 통해 비판했다. 대표작 《누런 벽지》, 《여성과 경제학》을 비롯해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여성의 삶을 규정짓는 제도와 의학, 종교, 도덕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후 작품 활동과 강연 활동으로 가사노동, 결혼, 모성, 육아의 정치학을 본인 삶과 문학계에 전면으로 가져왔다.
표제작 〈내가 마녀였을 때〉는 미지의 능력을 얻은 화자가 불의하고 폭력적인 사회를 응징해 나가는 이야기다. 마법 같은 능력은 제도가 무기력하게 방조해 온 불평등을 뒤집는 수단이 된다. 길먼은 이 작품에서 ‘마녀’라는 낙인에 새로운 윤리적 힘을 부여하고, 주체적 여성의 서사를 통해 기존 질서의 전복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출판사 리뷰
샬럿 퍼킨스 길먼, 여성 억압의 구조를 문학으로 고발하다
사회적 통제와 강요받는 침묵에 맞선 기록
오늘의 독자를 위한 20세기 페미니즘 문학의 출발점
샬럿 퍼킨스 길먼은 미국의 초기 페미니스트이자 사회 개혁가로, 젠더 불평등과 여성의 경제적 종속, 가사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문학과 이론을 통해 비판했다. 대표작 《누런 벽지》, 《여성과 경제학》을 비롯해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여성의 삶을 규정짓는 제도와 의학, 종교, 도덕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후 작품 활동과 강연 활동으로 가사노동, 결혼, 모성, 육아의 정치학을 본인 삶과 문학계에 전면으로 가져왔다.
〈누런 벽지〉는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로, 산후우울증을 앓던 여성이 당시 의학계에서 인정받던 ‘안정 요법’ 아래 고립되며 정신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여성을 병리화하며 침묵시키는 권력의 메커니즘을 섬뜩할 만큼 정밀하게 드러내며, 20세기 페미니즘 문학의 여성 주체를 재구성한 기점으로 평가받는다. 표제작 〈내가 마녀였을 때〉는 미지의 능력을 얻은 화자가 불의하고 폭력적인 사회를 응징해 나가는 이야기다. 마법 같은 능력은 제도가 무기력하게 방조해 온 불평등을 뒤집는 수단이 된다. 길먼은 이 작품에서 ‘마녀’라는 낙인에 새로운 윤리적 힘을 부여하고, 주체적 여성의 서사를 통해 기존 질서의 전복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왜 샬럿 퍼킨스 길먼인가?
오늘날 독자들이 샬럿 퍼킨스 길먼의 글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성의 정신과 감정, 육체를 통제하는 사회적 장치들은 여전히 다른 모습으로 작동하고 있으므로, 그 구조에 저항하려는 길먼의 문장은 지금도 살아 있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길먼은 여성의 정신, 신체, 노동이 어떻게 제도화된 억압 속에서 침묵당해 왔는지를 일찍, 그리고 정확하게 포착했다. 그의 글은 지금도 여전히 작동 중인 성별 권력 구조를 드러내고 그에 저항할 언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침묵을 통해 목소리를, 억압을 통해 저항을 읽는 바로 지금의 작품이다.
■ 시리즈 소개
니케북스의 ‘실존과 경계’ 시리즈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20세기 문학이 답하다
니케북스 20세기 문학선 ‘실존과 경계’는 20세기 문학이 던진 근본적인 질문에 주목한다. 이 시대의 문학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자유, 고독과 책임이라는 실존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냈다. 삶과 죽음, 자아와 타자,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탄생한 이 작품들은 문학이 감당해야 할 저마다의 몫을 지고 있다.
내면의 독백과 사회를 향한 목소리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질 때, 문학은 개인과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시간이 흐르며 퇴색되는 그저 그런 고전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말을 거는 살아 있는 문학이다. 삶을 감각하게 하고, 질문을 유예하지 않으며, 우리 안의 경계를 흔든다. 서사보다 질문에, 해답보다 모순에 집중한 20세기 문학의 통찰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각 언어권 전문 번역가들의 원문에 충실한 번역과 21세기의 시선으로 풀어낸 역자 해설은 독자와 작품의 거리를 좁혀 줄 것이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 놈들에게 복수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 나는 소리쳤다. “법은 그들을 건드리지 않아. 하지만 어떻게든 저주를 받게 하고 싶어! 이 악랄한 사업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 모두 자기들이 파는 이 맛없는 고기, 오래된 생선, 상한 우유를 먹어야 해. 그리고 얼마나 비싼지 우리처럼 느껴봐야 안다고!”
“그럴 리 없다는 거 알잖아. 그 사람들은 부자니까.”
“나도 알아.” 나는 툴툴거리며 인정했다. “복수할 방법이 없어. 하지만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사람들이 자신들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고, 그 증오를 느꼈으면 좋겠어. 그들의 잘못된
방식을 고칠 때까지!
내가 마녀였을 때
그러다 나는 다른 여성들을 떠올렸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진정한 여자들. 이들은 하녀만큼의 월급도 받지 못한 채 하녀의 일을 묵묵히 하고, 집안일에 매여 고귀한 모성의 의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다. 지상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가졌지만, 눈이 가려지고 쇠사슬에 묶여 배우지 못한 채 쳇바퀴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들이 과거에 한 일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니 분노와는 거리가 먼 무언가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내가 마녀였을 때
남편은 내가 아프다는 걸 믿지 않는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명망 있는 의사인 남편이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내게 정말 아무 문제가 없고 그저 일시적인 신경과민성 우울증-약간의 히스테리 경향-이라고 장담한다면 누가 뭐랄 수 있겠나?
누런 벽지
작가 소개
지은이 : 샬럿 퍼킨스 길먼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주장했던 페미니스트이자 사회 개혁가. 1860년 7월 3일, 코네티컷 하트퍼드에서 태어난 길먼은 친척 집을 전전하는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정규 교육은 4년밖에 받지 못해서 주로 독학으로 공부했고, 대학을 다닐 때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명함 화가, 가정 교사 등 다양한 일을 했다.1884년에 예술가 찰스 월터 스테트슨을 만나 결혼했고, 다음 해 딸을 낳고 몇 년간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휴식 요법’을 처방받아 지적 활동을 제한당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월간 문학 잡지인 <뉴 잉글랜드 매거진> 1월 호에 단편 소설 <누런 벽지(The Yellow Wallpaper)>를 실었다.1894년에 남편과 공식적으로 이혼한 후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 패서디나로 가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시작하며 사회 개혁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896년에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여성 참정권 협회의 대회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 사회주의 노동자 회의 모두 캘리포니아 대표로 참가했다.대표적인 저서로는 단편 소설 <누런 벽지>, 여성은 경제적 자유를 확보해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 <여성과 경제(Women and Economics)>, 페미니즘 유토피아를 다룬 장편 소설 <허랜드(Herland)>가 있다. 1909년에는 월간 잡지 <선구자(The Forerunner)>를 창간하여 사설, 비평, 서평, 시, 단편 소설, 장편 소설 등 다양한 글을 썼다. 《내가 마녀였을 때》에 실린 작품들 또한 모두 <선구자>에 실린 작품이다.1932년 1월, 길먼은 말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불치의 환자에 대한 안락사 옹호자였던 그는 그로부터 3년 후 1935년 8월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75세에 생을 마감했다.1960년대 여성 운동이 등장하며 길먼의 작품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3년 시에나 연구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6위에 선정됐고, 1994년에는 미국 여성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목차
작가 소개
내가 마녀였을 때
누런 벽지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