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량 초과의 팬심을 140자 틀 안에 꾹꾹 눌러 담아온 쑨디가 오타쿠 문화와 내부 역학에 관해 작정하고 무려 14만 자로 풀어냈다. 16만 팔로워를 웃기고 공감케 하는 입담에 매료되어 그의 ‘썰’을 기다려온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터. ‘시위 응원봉’을 향한 주목 한 번으로는 갈음할 수 없는 ‘팬’ 문화. 철없고 가벼운 존재로 비가시화되어온 팬 · 오타쿠의 정체를 쑨디와 함께 살펴보자. 16만 개에 육박하는 트윗을 관통하는 그 순정의 역사가 펼쳐진다.‘너무 오래 오타쿠로 살아서’ 쑨디는 열변을 토한다. 오타쿠를 향한 세간의 편견에 대해. 누군가 쑨디에게 “현생을 살아, 오타쿠야!”라고 힐난한다면 그는 되물을 것이다. “이게 제 현생인걸요?” 쑨디는 오타쿠로서의 삶이 단순치 않고 순탄치도 않음을 밝히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질을 멈추지 못하는 즐거움에 대해 풀어낸다. 방송국 앞 ‘빠순이’의 이미지로, 컴퓨터 앞 ‘덕후’의 이미지로 납작하게 묘사되는 오타쿠의 오해를 풀고 오늘날 ‘양지’로 올라온 오타쿠의 다양성과 영향력, 가치를 소개한다.또한, ‘너무 오래 오타쿠로 살아서’ 쑨디는 비판하고 자조한다. 입덕과 탈덕, 맹신과 배신, 0부터 100까지 차고 기우는 팬심을 경험한 당사자로서 팬 문화와 일정 거리를 둘 수 있게 된 쑨디는, 로맨스와 미스터리, 휴먼드라마 등이 전부 담긴 복합 장르로서의 덕질에 대해 고찰해낸다. 팬덤 문화와 세대론, 엔터 산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온라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쑨디. 하지만 그의 글에는 환멸이나 냉소의 기색을 찾기 힘들다. 1분이면 여론이 바뀌는 소셜미디어 환경 속에서 그토록 다양한 장르를 포식해 왔으면서도 그는 여전히 그 생활이 ‘즐겁다’고 고백한다. 이 모든 일을 통해 결국 ‘쑨디’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타쿠로서의 여정은 결국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무엇이든 소비되고 휘발되는 현대사회, 응원봉 이상으로 반짝이는 오타쿠의 멋스러움을 함께 발견해보자.
출판사 리뷰
16만 팔로워가 주목해온 트위터리안 쑨디의
하이퍼-리얼리즘 ‘오타쿠’ 보고서
“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겠지.
그것이 바로 오타쿠의 삶이니까.”
무언가를 온전히 사랑하는 일의 무한한 기쁨
‘덕질’을 향한 쑨디의 러브레터트렌드의 흐름을 강에 빗댄다면 그 최상류에는 트위터가 자리한다는 분석(2024년 캐릿)이 있다. 콘텐츠가 나고 지는 수많은 커뮤니티 속에서 ‘장점: 아주 빠름’인 동시에 ‘단점: 너무 빠름’인 트위터에서 쑨디는 일평생 최선두에서 콘텐츠를 탐색하고 경험해온 프로덕질러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연습 시간이라는 1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도록 무언가의 팬이 되기를 자처한 결과, 그리고 연심을 숨기지 않고 발산한 결과 쑨디는 트위터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16만 팔로워의 유명 인사가 되었다. 사실 드라마, 예능에서 인터넷 문화를 다룰 때 입 혹은 손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는 ‘오타쿠’라면, 그중에서도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쑨디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케이팝 팬과 오타쿠의 대표 주자로서 쑨디는 세간의 몰이해에 대항해 오타쿠의 실상을 아주 핍진하게 드러낸다. 한때의 열정으로 사소하게 여겨지는 팬심의 생로병사를 추적하여 인간이 평생에 걸쳐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이라는 보편적 감정으로 승화해내기도 하고, 아이돌 팬덤과 오타쿠 사이의 차이와 공통점을 짚어내 화해를 시도하기도 한다. ‘좋아요’ 이상으로 좋아하는 마음과 ‘좋아요’를 삐져나오는 복잡한 감정을 묘사하여 공감을 자아내며, 그 너머의 팬덤 문화와 케이팝 세대론, 엔터 산업의 명과 암을 밝혀 뼈 있는 말도 담았다. MZ 오타쿠, 팬덤의 등장으로 바뀌어 가는 지형도와 AI가 덕질에 미친 영향 등 동시대 문화현상도 피하지 않았다.
인터넷상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일의 역사와 같은 이 책은, 우리 시대를 서술한 사이버 인류학 보고서라고 말해도 손색 없을 것이다.
이를 두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지독했던’ 감정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다. 범죄자가 된 최애, 엔터사의 만행, 제작사의 망언 등이 끊이지 않고, 다른 팬덤과 혹은 내부에서 벌어지는 시시비비에 환멸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쑨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덕질의 즐거움을 고백한다. 온통 잿빛이던 세상이 최애가 생김으로써 색을 입는 벅차오름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마음에 변명을 붙이지 않은” 쑨디의 고백에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최선을 다해 덕질하는 모습이 최선의 영업이라고 했던가, 묻어둔 덕심을 자극하며 ‘그래도 사랑하시죠?’라고 묻는 쑨디를 보면 누구나 ‘미워도 다시 한번’ 속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타쿠로서의 여정은 결국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입덕과 탈덕을 반복하는 것은 쓰라린 고통이었지만 저자는 이를 고강도로 반복 훈련하여 멘탈의 코어 근육을 단련했다. 이를 통해 건전한 정신을 지닌 오타쿠가 된 저자는 덕질이란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관을 찾는 여정이며, 삶의 중심을 세워준다고 예찬한다. 또한 선택지가 너무 많아져 오히려 좋아하는 것을 고르기 어려워진 현대사회에서 덕질을 통해 단련된 ‘좋아하는 것을 찾는 법’,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좋아하는 법’은 자신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아주 중요함을 밝힌다. 이런 덕질을 저자 본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지속할 수 있기를, 이를 위해서 인터넷 공간이 좀 더 다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고 밝히는 저자는 다음과 같이 총 4부로 나누어 ‘덕질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 1부 너무 오래 오타쿠로 살아서 사실 대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1부에서는 ‘오타쿠 자아’가 ‘본인 등판’하여 ‘오타쿠’에 본질에 대해 서술한다. 덕질의 핵심은 대상에 대한 분석과 이를 통한 자기 이해에 있다는 것. 또한, 오타쿠의 덕질이란 특별하고 기이한 무언가가 아니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오타쿠 자아가 있음을 밝힌다. 이어서 ‘이야기(콘텐츠)’의 효용을 밝히며 오타쿠가 특정 콘텐츠를 거듭 찾으면서까지 이에 매료되는 까닭을 짚는다.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 인생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구원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 이와 같이 덕질의 과정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밝힌다.
▶ 2부 너는 내 삶 모든 것 중에 최고2부에서는 ‘아이돌 팬 자아’가 덕질의 기쁨과 슬픔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한다. ‘갓반인’들은 짐작하기 어려운 덕질의 변수가 서술된다. 팬덤 내부의 분열과 기업의 소비자(팬) 기만행위, 덕질 대상이 일으킨 각종 논란까지. 동고동락과 일희일비가 교차하는 팬 활동에 대해 서술한다. 문화를 함께 만들고 때론 산업 전체의 판도를 바꾸는 팬덤을 향한 주의 깊은 시선, 진정성 있는 태도가 요구되는 때임을 밝힌다.
▶ 3부 트위터리안 쑨디의 이야기3부에서는 다양한 소셜미디어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덕질 일대기를 풀어낸다. 그 모든 덕질이 모여 정체성을 형성했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것. 이러한 경험은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강조한다. 또한 본인이 어쩌다 ‘쑨디’가 되었는지 책을 통해 최초로 그 이유를 담았다. 나아가 저자는 소셜미디어 생활이 주는 즐거움과 위험을 함께 밝히며, 지속가능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위한 노하우를 공개한다.
▶ 4부 트위터 밖의 인간 ‘쑨디’4부에서는 소셜미디어 안팎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정립해온 가치관에 대해 서술한다. 특히나 시시각각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순정과 삶의 중심을 지킬 수 있었음을 밝히며 이에 바탕이 된 가치관에 대해 풀어낸다. 덕질이란 결핍의 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덕질에 대해 남들에게 밝히기 부끄러워했던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던진다.
가벼운 이야기와 무거운 이야기가 교차하고,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열 받는 기억을 되살리기도 하며 뭉클해지게 만들기도 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이 책에 대한 감상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쑨디가 덕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 자연히 무엇이든 소비되고 휘발되는 이 시대에 우리 각자가 치열하게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도 사랑을 하게 만들었기에, 관심을 모은 것이 아니라 진심을 붙잡았기에 오늘날에 쑨디가 있음을 그의 14만 자에 달하는 한풀이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문득 자신도 어떤 것에 ‘오타쿠’였음을, 그것이 자신을 살아가게 했음을, 그리고 이 세상에는 ‘탈덕’이 아닌 ‘휴덕’만 있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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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신》(김선태 지음,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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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존중’일 것이다. (…) 애정을 기반으로 한 특이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감정이 단순 소비 심리로 치부되는 것만큼 불편한 일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돌려 말하느라 이제야 밝히는 사실이지만 제정신이면 그 가격 주고는 절대 안 살 물건들을 판매하면 이 정도는 좀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디 달고 다니지도 못할 아크릴 키링을 2만 원에 판다든지 하는 소비자 기만행위 말이다)
【팬의 마음 설명서】[논란에 의한 ‘탈덕’의] 고통은 실제 이별의 고통과 매우 유사하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좋았던 기억들, 습관적으로 찾게 되는 관련 콘텐츠들, 그 사람의 생년월일로 지정해뒀던 비밀번호. 이런 경험들은 마치 유령처럼 우리를 따라다니며 상처를 덧나게 만든다. 이 단계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기억의 오염이다. 순수하게 좋았던 기억들이 의심과 배신감으로 물들어버리는 경험.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느꼈던 위로와 감동이, 이제는 불편함과 아이러니로 가득한 경험으로 변질되는 것. ‘기억의 재구성’ 과정은 종종 우리 정체성의 일부까지 뒤흔든다.
【좋아했던 걸 쪽팔리게 만드는 녀석은 죽어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쑨디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모든 곳에 낙원을 만들면 되지!”오랜 세월을 오타쿠로 살아온 인터넷 사념체.사람을 궁금해해서 사람이 많은 곳을 떠나지 못하는 슬픈 운명을 타고났다.MBTI는 ENFJ. 어떤 것에도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지만 알못 취급은 받고 싶지 않은 타입인 일반적인 오타쿠.취미는 여행. 특기는 여행 계획 짜기. 좋아하는 것 아주 많음. 싫어하는 것도 많지만 티는 내지 않음(아마도). 연대의 힘을 믿고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목차
프롤로그
PART 1 너무 오래 오타쿠로 살아서
사실 대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오타쿠란 무엇인가
가장 보통의 오타쿠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구원받는가
“좋아해”라는 말의 의미
오타쿠와 빠순이, 그 어딘가에서
PART 2 너는 내 삶 모든 것 중에 최고
팬의 마음 설명서
팬덤이라는 사회
케이팝 세대론이라는 함정
좋아했던 걸 쪽팔리게 만드는 녀석은 죽어야 한다
PART 3 트위터리안 쑨디의 이야기
쑨디의 덕질 일대기
‘나다움’을 찾는 ‘굳이굳이 파티’
속 편하게 소셜미디어 하는 법
완벽한 AI보다는 구린 진짜가 좋아
PART 4 트위터 밖의 인간 ‘쑨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내가 소셜미디어를 사랑하는 N가지 이유
“네 안의 결핍을 인정해야 해”
우리는 소년만화 주인공이 아니다
내 삶의 중심을 지키는 일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