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통, 신앙, 회의, 은혜와 같은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전 세계 수백만 독자에게 큰 영향을 준 필립 얀시가 특유의 깊은 신학적 통찰과 문학적 감성, 무엇보다 정직한 질문으로 설명되지 않는 고통의 문제를 다룬다.이 책을 준비하면서 나는 우리 대부분이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는 고통보다 훨씬 더 심각한 단계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 중에는 고통이 삶 그 자체인 경우도 있었다. 고통은 아침에 그들을 반기는 최초의 감각이요, 그들이 잠으로 떠밀려 들어가기 전에 느끼는 최후의 감각이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들을 깊이 있게 만나게 될 것이다.또한 나는 한센병 환자들과도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생리적 감각 면에서 고통을 느낄 수 없기에 도리어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이들이었다.혹여 내가 병에 걸린다면, 그때는 지금 나누는 고통에 대한 이 모든 말이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시려는지를 헤아려 보는 일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분노와 비통함은 왜 그분이 상처받아 피 흘리는 이 세상을 허용하시는가를 깨닫게 되었을 때 가라앉았다. _ 1. 고통보다 더 끔찍한 고통의 이유 중에서
고통 감각 기관들은 정확하게 활동한다. 그것들은 다가오는(아니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위험을 경고해 준다. 고통스런 감각이 내 몸으로 하여금 문제 지점에 집중하여 거기에 반응하도록 작용한다. 때로 이 반응은 거의 무의식적이다. 예를 들면, 검사를 받으러 의사에게 갔을 때 의사가 고무망치로 무릎을 탁 치면 다리가 세차게 앞으로 뻗쳐지는 식이다. 의사의 자극이 어떤 위험을 내포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그러한 자동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의사의 고무망치는 만일 내가 걷고 있을 때 갑자기 무릎이 꺾인다면 영향을 받게 될 바로 그 신경을 때린다. 내가 넘어져서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내 몸은 급히 대처한다. 이 반응은 너무도 무의식적이고 빨라서, 두뇌로 하여금 ‘실제로는 넘어질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추리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은 고통을 해석하는 법을 정말 모르고 있다. 만일 그들을 어느 순간에 궁지에 몰아넣어 다그친다면, 아마도 대다수가 “고통은 하나님이 행하신 실수”라고 말할 것이다. 하나님은 좀 더 노력해서 세상의 위험들에 대처할 더 나은 방법을 발명하셨어야 했다고 말이다. 나는 고통이 악평을 받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고통을 통한 유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한가? 그것은 현미경 아래 놓여 있는 고통망(pain network)이 완전히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고통망은 창조의 천재가 만든 걸작이다.고통에 대한 나의 의견은 인간의 몸을 살펴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왜 나의 몸에는 고통이 필요할까? 내가 다쳤을 때 고통은 내게 무엇을 말해 주는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돌리기 전에, 먼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자세히 관찰하며 시작해 보겠다. _ 2. 필요하지만 아무도 원치 않는 선물 중에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위험 요인은 그 아이가 고통 신호를 쾌감 신호로 잘못 알고 자신을 더욱더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부모는 이제 막 이가 네 개 자란, 선천적으로 감각을 모르는 딸아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기괴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옆방에서 아이가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노는 소리를 들은 엄마는 ‘아이가 뭔가 새로운 놀이를 찾았나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아이에게로 갔다. 그런데 아이는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흘러나온 핏방울로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었다. 고통이 없기 때문에 자기 보호라는 고유의 감각을 상실했던 것이다. 이 같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칼이나 면도날의 위험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그런 사람들은 마취제 없이도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며, 손가락을 핀으로 찌르는 것과 같은 묘기로 친구들을 감동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생은 매우 위험해진다. 어떤 부인은 자기 병의 경계 신호인 두통을 느끼지 못하고 병을 더욱 악화시켜서 거의 생명을 잃을 뻔했다. 그들 대부분은 ‘남용’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뼈를 크게 상하게도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목을 삐고 나서, 큰 상해를 입기까지 계속 손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열여섯 살 난 한 소녀는 이 같은 부주의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선천적으로 무감각한 이들은 어떤 단서들을 익혀서 그것에 의존해야 한다. 그들은 예를 들어 간지럼 같은 감각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응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문제 부위에 주의를 집중해야만 한다. 우리 대부분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겠지만, 그들은 어떤 동작을 취해야 할지를 오래 집중해야만 알 수 있다.‘고통 없는 지옥’의 실례들은 수없이 많고 비참하다. 그 실례들은 우리 모두로 하여금 ‘고통이란 어떤 값을 치르고서라도 피해야 할 불쾌한 것’이라는 일반 개념을 버리도록 만든다. 일반적으로 고통은 생을 슬프게 만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고통은 지구라는 이 행성에서 우리가 적절한 상태를 즐길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 준다. 고통이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가 자신을 파멸시키고 있다는 의식도 없이, 미지의 위험들을 당면하면서 불균형적이고 병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_ 3. 고통이 없기 때문에 힘든 사람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필립 얀시
영미권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손꼽히는 저술가. 기성 교회가 지닌 상투성을 예리한 문제의식과 역동적인 필치로 파헤쳐 대안을 모색하는 힘과 매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 그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과 깊은 신비, 역설을 탐험하며 그 여정 가운데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의 글은 1977년에 출간된 첫 번째 책 이후로 지금까지 전 세계 천오백만 독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으며 세계 25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미국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지의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출판협회(ECPA)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책에 두 권이 선정되었고, 열두 번에 걸쳐 골드메달리언 상을 받은 바 있다. 대표작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아,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이상 IVP), 「기도」(청림), 「단단한 진리」(포이에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