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45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미술의 흐름과 주요 작가들을 통해 미술의 혁신과 변화의 기원을 새롭게 조망하는 이론서. 현대미술은 혼란스러운 동시에 아름답고, 외설적인 동시에 전복적이다. 이 책은 기존의 미술 형식이 의문에 부쳐진 1945년부터 2017년까지의 시기에 주목하여 미국 미술과 유럽 미술의 관계를 살펴보고, 현대미술에서 나타난 혁신의 기원을 새로운 관점에서 검토한다.또한 이 시기에 미술계를 주도한 잭슨 폴록, 로버트 라우센버그, 앤디 워홀, 요제프 보이스, 게르하르트 리히터, 루이즈 부르주아, 신디 셔먼, 제프 쿤스, 시린 네샤트 등의 활동을 다루고, 추상 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개념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퍼포먼스 등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의 전체적 흐름을 조망한다.
출판사 리뷰
폐허 위에 피어난 미술: 전후 시대의 미학적 도전1945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홀로코스트의 참상이 드러난 이래로, 예술은 존재 자체의 정당성을 묻는 근본적 위기에 직면했다. 아도르노가 말한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것은 야만”이라는 선언은 예술의 존재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이 질문은 지금까지도 현대미술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다. 데이비드 홉킨스의 『1945년 이후 현대미술』은 이러한 파괴적 현실에서 출발한 예술의 새로운 여정을 섬세하게 추적한다.
홉킨스는 전후 아방가르드를 “도전적이고 선동적이며 난해한” 예술로 규정하면서도, 이것이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닌 시대적 저항의 표현임을 강조한다. 그는 미국 중심의 모더니즘 서사에서 벗어나 유럽과 미국 예술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면밀히 분석하며,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형식주의와 마르셀 뒤샹의 개념적 접근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현대미술이 어떻게 자신의 길을 모색해 왔는지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추상 표현주의가 냉전이라는 정치적 맥락과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 팝아트가 어떻게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공모였는지, 미니멀리즘이 어떻게 관람자의 신체적 경험을 재구성했는지, 개념미술이 어떻게 예술의 물질적 토대를 해체했는지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홉킨스는 예술 작품을 단순히 미학적 대상으로 다루는 대신, 그것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조건을 함께 고찰함으로써 현대미술의 복잡한 지형도를 그려낸다.
글로벌 시대의 미술: 테러와 디지털 네트워크의 충격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의 뉴욕 테러는 현대미술에 또 하나의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다. 데이미언 허스트가 “이 사건은 일종의 예술작품... 시각적으로 고안된 충격”이라고 논란적으로 발언했듯이, 이 사건은 21세기 시각 문화의 변화를 예고했다. 홉킨스는 이 사건 이후 현대미술이 테러리즘, 감시 체제, 디아스포라, 국경과 정체성의 문제에 어떻게 반응해 왔는지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확산은 예술 생산과 유통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홉킨스는 인터넷 아트, 관계적 미학, 참여 예술 등 새로운 실천들이 어떻게 전통적인 예술 제도와 시장의 논리에 도전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협상해 왔는지 분석한다. 특히 타냐 오스토이치, etoy 같은 사례를 통해 디지털 네트워크가 어떻게 새로운 정치적 개입의 장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홉킨스는 현대미술이 “단지 재현의 위기 속에서 고립된 것이 아니라, 세계화 시대의 불균형과 충돌 속에서 그 의미와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미술관, 비엔날레, 아트페어로 구성된 글로벌 미술 시스템의 확장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관계의 재편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면서, 현대미술이 이러한 조건 속에서 어떻게 저항과 비판의 가능성을 모색하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사적 서술을 넘어 현대미술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정치적, 윤리적, 미학적 질문들을 제기하는 지적 여정이다. 홉킨스의 깊이 있는 분석은 혼란스러워 보이는 현대미술의 지형 속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수적인 안내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현대미술이 단순히 난해한 형식 실험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 안에서의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임을 일깨워준다.
이 책의 독자 현대미술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

폴록의 작업 방식은 그림을 수직(벽 또는 이젤)이 아닌 수평 방향에서 제작할 수 있다는 급진적 사고의 전환을 제시했다. 초기 작품에 나타났던 구상적 형태의 매개자들은 오토마티즘 방식으로 만들어진 흔적 아래 가려지는 대신, 이 흔적은 폴록의 신체적 행동과 충동을 직접 가리키게 되었다 … 불편할 만큼 개인적인(그리고 형식적으로 불필요한) 이미지를 가리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은 … 심리적 요소들이 남겨진 가운데, 정치적 차원은 소멸되었음을 보여준다. – 1장
모리스는 ‘반형식’에서 조각이 미리 구상되는 대신 과정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차성은 임의성을 위해 포기되어야 하고 재료는 중력 같은 원리들을 따라 그들 고유의 형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하학을 포기하면서 그는 실밥이나 금속 부스러기 같은 재료들을 무정형 덩어리로 갤러리 바닥에 직접 뿌리거나 펠트 끈을 여러 장으로 크게 잘라서 고리에 매달아 그 끈들이 바닥까지 폭포처럼 떨어지게 했다. – 5장
작가 소개
지은이 : 데이비드 홉킨스
글래스고 대학 미술사 교수이며 전문 연구 분야는 다다와 초현실주의, 1945년 이후 미술사 및 미술이론, 20세기 사진이다. 다다, 초현실주의, 그리고 전후 미술과 관련된 주제를 연구해 왔다. 대표 저서로는 『마르셀 뒤샹과 막스 에른스트: 공유된 신부』, 『마르셀 뒤샹』, 『다다와 초현실주의: 매우 짧은 입문서』, 『자연 상태의 미생물: 다다에 대한 평론들』, 『다다 및 초현실주의 편람』 등이 있다. 2000년 에딘버러에 있는 스틸스 갤러리에서 위지Weegee 사진전을 기획했으며, 2006년과 2010년에는 에딘버러의 프룻마켓 갤러리에서 동시대 미술에 대한 전시 《다다의 아들들: 동시대 미술에서 정체성과 유희》 및 《유치한 사물들》을 기획했다. 홉킨스는 시를 쓰기도 하고, 다른 공연자 및 시각예술가들과 함께 협업으로 공연을 하기도 한다.
목차
옮긴이 서문
서론
1장 모더니즘의 정치학: 추상 표현주의와 유럽의 앵포르멜
2장 뒤샹의 유산: 라우센버그-존스 계열
3장 위기에 처한 예술가: 베이컨에서 보이스까지
4장 경계 흐리기: 팝아트, 플럭서스, 그리고 그 영향
5장 후퇴하는 모더니즘: 미니멀리스트 미학과 그 너머
6장 오브제의 죽음: 개념주의로의 이동
7장 포스트모더니즘: 1980년대의 이론과 실천
8장 1990년대: 새로운 세기말?
9장 예술과 뉴 밀레니엄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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