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브런치 작가 18인이 글루미를 주제로 서로 릴레이로 써내려간 연작 에세이다. '글루미릴레이'는 우울이라는 주제로 서로 이어달리기 하듯 써내려간 총 18편에 달하는 에세이 글로 오늘날 현대인들이 고민하고 있는 우울함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브런치 작가 18인은 어떤 이는 극복, 어떤 이는 관조, 어떤 이는 감내라는 관점에서 우울이라는 주제를 재치있게 그려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많은 사람들의 근저에 자리하고 있는 우울함이라는 감정을 각자 어떻게 바라보고 마주하고 살아 가느냐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다르지만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는 신기한 마법의 책이자 작가들간 서로의 이야기로 온기를 전하는 열여덟 번의 꿈꾸는 릴레이가 등불처럼, 어두운 삶을 함께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선명한 위로의 이야기가 되길 희망한다.

우울은 영혼의 감기와 같다. 태어나 한번도 우울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울을 무조건 극복하라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감기가 걸리면 잠깐 쉬어야 낫는 것처럼 우울이 찾아온다면 우리네 삶도 잠깐 쉬며 내 삶의 전반적인 것들을 리셋 해보는 시간으로 삼아보자.
우물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우물이 분명 있었다고, 우물가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러 마당에 뿌리고, 수박을 꺼내 먹고, 엄마가 빨래를 했던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우물을 없애고, 펌프를 설치한 것 같기도 하고, 수돗가가 된 것도 같다. 확실한 것은 물의 공간이었다는 것. 하늘색 나무 대문도 진짜 하늘색이었는지, 물의 기억이 대문까지 흐르고 이어져 하늘색으로 기억하게 했는지, 내가 푸른 하늘의 자유를 갈망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아무것도 확실한 증거는 남아있지 않다. 지금의 내 감정에 따라서 새롭게 변형되고 조율되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을 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브런치 작가 1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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