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먼 나라 독일에서 건너온 어느 68살 저널리스트의 노년 일기. 노화로 인해 웃지 못할 사건을 겪는 중년 남자의 시선을 따라 평생의 동행자인 ‘몸’을 새롭게 바라본다. 모낭충의 주거촌이 된 피부, 생기발랄하지 않은 신체 곳곳을 자기 풍자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몸은 나이 든 신체를 넘어 ‘나’의 모든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 된다. 악셀 하케는 이 과정을 따라 생명과 삶의 무한한 반복을 받아들이며, 인생의 덧없음을 지적이고도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어루만진다.
출판사 리뷰
불완전하고 취약한 모든 인생에 바치는 찬사
몸이라는 작은 우주를 탐험하다
몸은 우리와 평생을 함께한다. 우리는 이런 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 악셀 하케는 『재채기하다 갈비뼈가 부러졌을 때 깨달은 것들』에서 몸과 함께한 일생의 여정을 유쾌하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이 책은 단순한 신체 기록이 아니다. 사진첩 속 아기 시절부터 68세에 이르기까지, 성장과 노화, 크고 작은 부상과 질병, 그리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며 삶을 되돌아보는 따뜻한 에세이다.
하케는 “몸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라 말하며, 우리가 매일 거울 앞에서 마주하는 작은 변화들, 예컨대 줄어드는 키와 점점 선명해지는 주름, 사소한 통증과 흉터 속에 담긴 시간을 이야기한다. 특히 평범하고 특별하지 않은 자신의 몸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는 몸의 신비와 취약성을 이야기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덧없고도 경이로운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글은 개인적 기억과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유머러스하게 엮어낸다. 재채기 한 번에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건이나, 친구의 이름을 잊어버린 웃지 못할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신체의 원자들을 넘어 인간의 존재 이유까지를 고찰할 수 있는 훌륭한 시작점이다. 하케는 몸이라는 ‘작은 우주’를 징검다리 삼아 독자들에게 우리 안에 깃든 생명력과 시간의 흐름을 새삼 일깨운다.
수치심과 두려움을 넘어
삶을 긍정하는 이야기
이 책은 수치심과 두려움을 정면으로 다룬다. 몸의 변화와 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드러내며 유머로 승화시키는 방식은 이 책의 진솔한 매력이다. 악셀 하케는 늙어가는 몸을 두려워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삶의 진짜 의미를 찾는다. 흉터 하나, 주름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모든 흔적들이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증명해주는 기록이 된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또한 하케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기억, 기술과 인간성의 관계, 그리고 고독에 대해서도 사려 깊은 통찰을 건넨다. 신체를 확장하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 점점 더 흐려지는 개인의 기억력, 그리고 과거를 망각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인간 존재의 역설까지, 몸을 매개로 한 그의 성찰은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이 책은 결국 몸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려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경계는 점점 더 흐릿해질지언정, 그 안에 축적된 시간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그렇게 깨달은 ‘살아 있음’이란 이전과는 조금 다른 관점일 수 있다. 즉 이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 즉 한 사람의 인생과 기억은 몸이 늙는다는 필연적인 운명 안에, 그저 태어나고 죽는 평범함 속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덧없이 연속되는 세상의 한 면으로 우리가 함께하고 있음을 이해할 때 비로소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나이 듦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막연히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쾌하고 지적인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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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내 몸의 변화, 성장과 수축, 체력,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 그것에 맞서는 끊임없는 싸움을 말하려고 한다. 나는 이런 변화 과정, 내 몸의 일생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나는 자그마한 아기에서 힘센 남자로 성장했다. 위대한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큰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회고록으로 자신의 지적 성취와 업적을 기록한다. 그런데 어째서 피부에 난 흉터나 그와 관련된 사건을 얘기하며 몸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 통증, 빠진 치아, 혹과 반점, 닳아버린 연골, 탈모 등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근 성장과 폐활량, 심장의 일상. 나로서는 간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부담이 어떻게 신체 질병으로 옮겨 오는지에 관해서도.
담요에 누운 아기, 지금 책상에 앉아 있는 남자, 미래의 관 속 시체. 모두 나다.
【들어가는 글】
어쩌면 나는 어제 한때 증조할머니 속에 있던 원자를 소비했고, 어느 날 나는 증손주 중 한 명을 안개처럼 둘러쌀 것이다. 어쩌면 한때 예수나 찰리 채플린의 뇌에서 일했던 나의 일부가 내년에는 내 정원에서 꽃으로 자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 아내의 몸에는, 한때 내 안에 머물던 원자가 거의 확실히 존재한다.
신비주의처럼 들린다. 하지만 과학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를 들어보라.
내 피부 아래에 그대가 있소
내 심장 깊은 곳에 그대가 있소
내 심장 깊은 곳에 있으니, 그대는 진정 나의 일부라오
맞는 말이다. 정확히 이러하다.
【피부】
나는 서둘러 극장 로비로 달려갔다. 거기에 친구가 빌헬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다.
“빌헬름!” 나는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오랜만이야.” 나는 책에 사인과 함께 한 문장을 더했다. ‘나의 오랜 친구 빌헬름을 위하여.’ 그리고 외쳤다. “여기, 빌헬름을 위해 맥주 한 잔 주세요!” 지인들이 무리 지어 우리 주위로 모였다. “이쪽은 빌헬름입니다.” 나는 친구를 지인들에게 소개했다. “제 오랜 친구죠. 이름은 빌헬름입니다. 아, 얘기했나요?” 우리는 함께 서서 술을 마셨다. “조심히 잘 가, 빌헬름.” 나는 택시에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와줘서 고마웠어, 빌헬름!”
그런 다음 R로부터 답문자가 도착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슈테판이야.”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택시에서 사망. 사인은 슈테판을 빌헬름으로 착각한 것.” 이렇게 적힌 부고 기사가 떠올랐다.
【기억】
작가 소개
지은이 : 악셀 하케
유럽 전역에서 사랑 받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평범해 보이는 일상을 넓고 깊게 사유하며 따뜻한 통찰을 선사하여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언어의 집을 짓는 글쟁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 책에서 그는 전쟁, 정치 분열, 경기 침체, 기후위기 등 갖가지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고,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겪는 사람들이 유쾌하게 살아도 괜찮을지 탐구한다. 철학, 심리학, 예술,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유쾌함의 의미와 효용을 위트 있게 풀어낸 그의 글은 긍정적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귀한 메시지를 전한다.여러 저서와 칼럼을 통해 최고의 언론인에게 수여하는 ‘요제프 로트 상’, 최고의 보도 기사에 수여하는 ‘에곤 에르빈 키슈 상’, 독일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테오도르 볼프 상’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독일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하케 씨의 맛있는 가족 일기』를 비롯하여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내가 전부터 말했잖아』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피부
기억
뼈
귀
검지
치아
배
장
폐
무릎
코
음경
발
뇌
심장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