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광화문은 네 번 다시 세워졌다. 태조 이성계가 새로운 나라 조선을 건국하면서 처음 세웠다. 200여 년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선조는 궁을 버리고 떠났다. 난의 와중에 경복궁도 광화문도 불탔다. 정문이 사라진 채로 경복궁에는 270여 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광화문을 중건했다. 흥선대원군은 이제 이 문으로 상서로운 일들만 들어오기를 바랐을 것이다.
_ 〈광화문: 임금의 큰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 중에서
어릴 적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돋았다는 '아기 장수' 설화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았을 테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비범하게 자란 아기 장수가 관군에게 잡혀 죽었는데, 그때 아기 장수를 태울 용마가 뒤늦게 나타나 주인을 찾아 헤매며 울다 죽었다는 이야기다. 재밌는 점은 아기 장수 우투리가 용마를 타고 온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설화도 전해진다는 것. 지배층을 상징하는 용마를 비범한 평민 출신의 아기 장수와 엮은 것이다. 왕에 대한 평민들의 반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성계가 처음 세웠던 조선의 상징 건물인 경복궁의 초입에서 떠올리기 좋은 이야기다.
_ 〈동쪽 협문 수호자: 용마〉 중에서
《산해경》에 주석을 단 중국 동진 시대의 학자 곽박은 "교룡은 뱀과 같고 다리가 넷이고 작은 머리에 가는 목을 하고 있으며 목에는 흰 혹이 있는데 큰 것은 열아름 정도 되며 낳는 알은 한두 섬 크기의 옹기 모양이며 사람을 집어삼킨다"고 교룡을 묘사했다. 중국 송나라 문헌 《비아(?雅)》 석어 편에서는 "교룡은 눈썹으로 교미하고 알을 낳는다"고 했으며, 《설문해자》에서는 "뿔 없는 용이 교룡"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_ 〈동방칠수 / 12지신 사(巳): 교룡 / 뱀〉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유물시선
한국의 유물을 과거에 두지 않고 동시대로 가져온다. 《백제금동대향로 동물백과》 《유물시선: 돌》 《탐라의 귀신: 제주의 영원한 수호자들》을 출판했다. * 인스타그램 @yumool_eyes글 조부용웹을 통해 영화와 책을 소개하는 에디터로 일했다. '왜 한국 유물이나 전통을 소개하는 플랫폼은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X(트위터)에 '한국의 맛과 멋' 계정을 무작정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역사학자인 아버지와 함께 한국사 이메일 뉴스레터 〈나만의 한국사 편지〉를 발행하고, '유물시선' 동료들과 한국 역사와 유물에 관한 책을 출판하고 있다. 앞으로도 비일상적인 과거의 유산을 일상적으로 향유하고 '덕질'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유물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 X(트위터) @my_k_history 인스타그램 @khistory_letter그림 남연주PaTi.IS(PaTI illustration studio)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 동물백과》 일러스트 작업을 통해 백제금동대향로 속 85가지 캐릭터를 되살려 소개했다. 이름 붙여지지 않은 존재를 이야기로 소환하고 다른 이들과 전시, 워크숍을 통해 함께 나누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림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가닿는 작업을 꾸준히 할 예정이다. * 인스타그램 @kokukoku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