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금당계곡에 우는 뻐꾸기 음성도나 좋구나. 세 살 옛적에 듣던 음성이 변하지도 않았네." 평창강에서 태어난 평창강은 고 3년생이다. 창강은 여자 담임 선생과 연인관계로 몰래 한 사랑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애환과 처량의 애달픈 눈물이다. 더없이 슬퍼하고 마음 아파하는 비밀스런 사랑의 평창강이다.
출판사 리뷰
기다려도 오지 못할 엄마. 세월은 강물처럼 잘도 흘러가는 데도 영원히 오지 못할 엄마. 그래도 엄마가 저 강물에 기적처럼 솟아올라나를 보고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지치다 못해 내 가슴에는 멍이 들어 철쭉꽃처럼 붉게 익어 버렸다.
어여쁠 우리 엄마, 나 때문에 하늘 나라에도 못 가고 이 강물에서 떠나지 못하는 줄 안다. 엄마가 이 강에서 머물겠다면 나는 엄마를 위해 철쭉나무 심어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게 해서 붉은 꽃이 피면 엄마 꽃으로 그 꽃 속에서 평창강아, 평창강아 부르면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줄안다.
눈앞의 이 여성 즉 우리 담임이 이강주 선생은 확실히 미인이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이다. 예쁜 여성이 가져야 할 가장 큰 포인트인 큰 눈과 그 눈을 가득 메우는 호수 같은 검은 눈망울과 갸름한 얼굴. 어깨까지 내려오는 세미롱의 갈색 머리칼은 세련된 그녀의 외모와 잘 어울렸다. 가끔 웃을 때마다 보이는 귀여운 보조개는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키도 적당히 컸기에 몸매 역시 좋아 보였다. 한마디로 미인이라는 얘기다. 이런 미인이 대화 산골학교에 있다는 것은 학생들은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나는 그녀의 능숙한 기교에 한숨을 흘려가며 도취 되었다. 키스만이었지만 왠지 리드 당하고 있다는 느낌에 기분이 이상해진 나는 잠시 입을 떼고 숨을 고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그녀의 두 손이 내 뒷머리를 잡으며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다시 내 입술을 덮쳐왔다. 다시 한번 그녀의 혀가 미꾸라지처럼 나의 입안으로 들어와 구석구석을 더듬었다. 나의 입안 모든 것을 느끼겠다는 듯이 잇몸에서 이 하나하나, 심지어 깊숙이 혀를 집어넣어 목젖 근처의 둔덕까지 콕콕 혀끝으로 찍어왔다.
언제나 바른말만을 하고, 언제나 정직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 입에 어디 저런 음란한 혀가 숨어 있었을까 하고 문득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금방 사라졌다.
스스로 뜨거운 한숨 소리를 내며 나를 자극하는 듯 내 얼굴을 두 손으로 비벼오는 그녀다.
나는 질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뻗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한 꺼풀 옷에 쌓여 있었지만, 어제 느껴보았던 그 큰 젖가슴의 고무 같은 탄력과 그 방대한 크기는 확실하게 손바닥을 타고 전해져 왔다.
잔 깨지겠네. 힘차게 잔을 부딪친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시원스러운 움직임으로 맥주를 들이마셨다. 나 역시 이내 그녀를 따라 가볍게 술잔을 기울였다.
목구멍을 톡 쏘는 산뜻한 느낌과 함께 시원함이 식도를 타고 흘러 몸 전체를 누빈다. 코끝에서 맴도는 싸한 냄새가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술자리를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로 흘렀다. 만난 지 몇 시간도 안 된 여자, 그리고 그 몇 시간 만에 가진 술자리,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런 생각은 이내 사라졌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전혀 어색함이나 껄끄러움 없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녀는 마치 그것이 천성인 듯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친근함으로 어색함을 녹였다. 이내 나 역시 그런 그녀의 모습에 스스럼없이 그녀와 말을 섞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선교
소설가. 1952년, 강원도 평창 재산에서 부친 정봉무, 모친 신임춘자 사이에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유포와 재산초교, 대송중, 경복고를 걸쳐서, 한예대 문예창작학과, 고구려대 건축조경학과, 호원대 법경찰학과 졸업했다. 1993년, 문학세계 단편소설 「바위탑」 신인상과 1천만 원 고료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중편소설 「모던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5년, 성보경영고등학교에서 정년퇴임 했고, 퇴임 후, 한국소설창작연구소 평생교육원 교수와 계간《소설미학》발행인과 《도서출판 소설미학》대표로 있다. 문학상은 제4회 세계문학상과 제12회 포스트모던장품상, 2010에피포드문학상(미국) 외 20여 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는 소설집『계약결혼』 『교사 봉달이』 『반쪽』 『길을 잃은 몸짓』 『차가운 음성』 『시란 달빛』 『지뢰를 밟은 사람』 『체향』 『미태』 . 장편소설 『벗을 수 없는 멍에』 『종이여인』 『동거』 『바람부는 성남』 『성남비타美』 『찰코』 『탄천』 『진기와 명기』 『황금사장』 『하얀 늪』 『아작』 『검은 안개』 『평창역』 『평창강』까지 22여권 저서가 있다. 현재.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경기소설가협회 회장, 정선교소설창작소와 한국소설창작연구소 소장이다. 소설작품은 320여 편,일간지와 월간지 그리고 계간지에 발표했으며, 문학상과 상훈 내용은 부록에 자세하게 수록되어있다.
목차
007 _ 1. 물림터
075 _ 2. 금당계곡
103 _ 3. 삼태기 바위
187 _ 4. 꿈의 대화
253 _ 5. 평창강 처녀
297 _ 6. 전통한복 마라톤
345 _ 7. 평창아라리
376 _ 8. 부록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