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인간은 무엇을, 어디까지 알 수 있는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이 물음에 대한 가장 치밀한 탐구 보고서이다. 그는 먼저 감성론에서 공간과 시간이라는 의식의 형식을 밝히고, 분석편에서 범주와 윤곽(스키마)을 통해 데이터가 어떻게 가공되고 처리되는지 추적한다. 이 책의 절반 부분은 마치 현대 과학 같은 우리 의식에 대한 섬세한 분석이 실려 있다. 이어지는 변증편은 영혼, 세계, 신 같은 형이상학 주제를 다룬다. 영원에서부터 영원까지 이르는 이성의 도약을 통찰력 있게 논하면서 인간 이성의 한계를 정한다.
순수이성비판은 형이상학 책이자 논리학 책이다. 형이상학 책이라는 점에서, 독자는 인류가 항상 생각하게 되는 주제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논리학 책이라는 점에서, 독자는 논리학 지식을 얻을 뿐 아니라, 어떻게 치밀하게 생각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얻는다.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는 것에 관해 말하기를, 인간의 머리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마치 장님이 눈 수술을 받는 것에 비견할 수 있다고 했다. 쇼펜하우어의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책이다.
서양 철학은 다양하고 깊고 풍성하다. 그래서 그 전체를 조망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칸트의 저작은 독자들이 서양 철학의 복잡계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유용한 나침반이자 기준점이다. 그리고 이 책의 새번역은 우리말이 지식을 전하는 데 얼마나 성공적인지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고전 중의 고전, 서양철학의 정수이자 현대 사상의 출입문인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21세기 평범한 우리말로 다시 번역되었다!
읽어도 모르는 칸트에서, 읽으면 이해되는 칸트로.<순수이성비판>은 오랫동안 전공자의 안내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책으로 여겨졌다. 계몽주의자 칸트는 과감하게 스스로 생각하라 했지만, 칸트를 읽는 독자들은 감히 그러지 못했다. 이 새번역은 평범하고 정확한 우리말로 이 난국을 끝낸다.
우선 몇몇 번역어를 바로잡았다. 한국인이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일본식 한자어가, 한국인이 평범하게 사용하는 한국식 한자어로 대체되었다. 보통 사람의 언어로도 칸트를 더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음을 증거함으로써, 철학 지식의 민주화 모델과 생활 속 철학의 본보기를 제시한다. 그 결과가 바로 일본식 신비주의 칸트가 아닌, 형이상학 면에서 그리고 논리학 면에서 선명하게 나타난 서양 사상가로서의 칸트 본연의 모습이다.
읽으면 이해되고, 오류에 빠지지도 않는다. 풍부한 주석과 예시가 독자를 돕는다. 독일어 ? 영어 - 기존 번역 - 새번역 비교표를 반복적으로 제시해 주기 때문에 혼란스러움이 없다. 난해하게 보이는 대목에서는 다양한 그림과 표가 제시되어 있다. 정확하게 친절하다, 이것이 이 번역의 가치다.
이제 독서가라면 누구나 스스로 칸트를 읽고 누구나 스스로 칸트를 생각할 수 있다. 인류 스승의 저작을 통해 독자의 사고력과 논리력 향상을 기대해도 좋다. 철학이 평범한 우리말로 언어화될 때, 우리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오는지 체감하게 된다. 읽는 경험 역시 새롭다. B5 대판, 본문 큰 글자, 넉넉한 여백, 180도 펼침 제본으로 메모하며 읽기 좋다.
실로 모든 것이 새롭다. 반갑고 즐거운 철학 번역이다.

형이상학은 대상들을 다루는 다른 모든 이성적인 학문에는 통하지 않는 예외적인 행운을 누린다(생각 일반의 형식만을 다룰 뿐인 논리학 덕분이다). 만약 형이상학이 이 비판에 의해 학문의 확실한 길에 들어서게 된다면, 이는 그것에 들어있는 모든 인식 영역을 완전히 망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그리하여 모든 과업이 완수됨으로써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자산으로서 후대를 위해 남겨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형이상학이 오직 원리만을, 그리고 원리를 사용하는 경우, 원리들 자체에 의해 정해지는 한계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 학문으로서 형이상학은 이런 완벽함을 완수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니,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면, 일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신앙을 위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식을 부정해야 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임마누엘 칸트
그는 63세에 이르러 집을 소유할 수 있었다. 그때는 이미 결혼 적령기를 한참이나 넘긴 나이였다. 쉰일곱에 첫 번째 주요 저술 <순수이성비판>(1781)을 출간했다. 십 년을 넘게 시간강사 생활을 이어가다 46세가 돼서야 자기 고향에 있는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의 철학과 교수가 될 수 있었다. 평범한 서민의 아들이었으며, 젊어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도 아니었고, 부와 명예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나 칸트는 늦은 나이에 빛을 내기 시작한 천재였다. 소크라테스 이후 오랜 세월 이어진 고전 철학을 반성하면서 현대의 정신 세계를 자극하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냈다. <순수이성비판>을 출간한 후 4년 뒤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1785), <실천이성비판>(1788), <판단력 비판>(1790>,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1795), <도덕 형이상학>(1797) 등을 집필했다. 1804년 죽음에 임박한 노철학자는 늙은 하인 람페에게 포도주를 한 잔 청해 마시고는 “에스 이스트 굿(Es ist gut)”이라는 말을 남긴 뒤 영원한 평화에 들었다. 그 말은 “좋다”라는 뜻이었다. 장례식은 16일 동안 계속되었다. 땅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그의 빈소를 찾았으며, 하늘에서는 2월의 별자리들이 그를 맞이했다. 칸트의 묘비명에 새겨진 문장은 이러하다. 그것은 <실천이성비판> 맺음말의 첫 구절이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커져만 가는 존경과 경탄으로 내 마음을 새롭게 채워 주는 두 가지가 있으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요, 내 안의 도덕법률입니다.”
목차
역자가 독자에게(13쪽)
순수이성비판(39쪽)
A판 머리말(56쪽)
B판 머리말(70쪽)
A판 서론(100쪽)
B판 서론(112쪽)
제1권 초월적 요소론(135쪽)
제1부 초월적 감성(144쪽)
제1장 공간에 대하여(149쪽)
제2장 시간에 대하여(160쪽)
제2부 초월적 논리(196쪽)
제1편 초월적 분석(212쪽)
제1장 개념의 분석(214쪽)
제1절 모든 순수 지식 개념 발견을 위한 길잡이에 대하여(215쪽)
제2절 순수 지식 개념의 연역에 대하여(250쪽)
제2장 원리의 분석(338쪽)
제1절 순수 지식 개념의 윤곽 기능에 대하여(346쪽)
제2절 순수 지식의 모든 원리의 체계(361쪽)
제3절 대상 일반을 현상물과 사유물로 구별하는 근거에 대하여(452쪽)
부록 지식의 경험적 사용과 초월적 사용의 혼동을 통해 생겨난 분별 개념의 모호함에 대하여(4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