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출발과 도착,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 길 위에서 발견한 뜻밖의 순간들… 여행이라는 위대한 주제를 다룬 그림책.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이 ‘잔니 데 콘노 어워드’를 제정하며 “이탈리아에서 가장 위대한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이라고 부른 그 콘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영혼을 담아 남긴 유작이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문인 베아트리체 마시니의 글월이 어울려 품격 있는 경지를 선사한다.
정직하게 자신의 인생길을 걸어온 한 예술가의 영혼이 그림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한 발짝만 떼어 길을 나서보라고 말을 건네는 듯하다. 내 뒤에서 묵묵히 나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충직한 한 친구처럼. 2018년 안데르센 상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 방카렐리노 비평가특별상을 동시 수상한 작품이다.
고되지만 가치있게 하루를 살아낸 현대인의 일상에 작은 빛을 더하고자 이온서가에서 엄선하여 소개하는 ‘어떤 하루의 그림책’ 시리즈 두 번째 권.
출판사 리뷰
한 걸음, 용기를 내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내 삶의 길동무가 되어줄 한 권의 책 ―《좋은 여행》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자, 발견, 모험입니다. 여행은 곧 움직임입니다. 잠시 쉬며 책을 읽을 때조차, 움직이고 있는 거죠. 시작과 끝 사이, 출발과 도착 사이에는 언제나 여행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이든, 함께하는 여행이든 말이죠. 좋은 여행은 재능이기도 하고, 선물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두 작가의 언어와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 책처럼 말입니다.
이 책의 원제인 ‘Il buon viaggio’는 이탈리아어로 ‘좋은 여행’ 또는 ‘즐거운 여행’을 뜻합니다. ‘여행’이라 함은 한 장소에서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말하지요. 그리고 우리네 인생 자체도 하나의 긴 여행입니다. 이 책은 일반적 의미에서의 여행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정과 그 안에서 마주하는 감정들을 탐구하는 책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린 많은 여행을 하지요. 그 여정에서 머물고 싶거나 계속 나아가고 싶게 만드는 장소, 사람, 사물 들을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이미 경로가 정해진 여행도 있고, 때로는 하나씩 하나씩 발견해야만 하는 여행도 있습니다. 각자 다 다릅니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이 좋은 여행일까요?
혼자 떠나는 여정도, 뜻하지 않은 만남도
길 위에서 겪은 순간들이 나의 여행이 됩니다좋은 여행을 하는 중에는 하루가 끝날 무렵 너무 지쳐서 곯아떨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몸은 피곤한데 정신만은 또렷한 밤도 찾아옵니다. 우리는 그런 순간들을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아 마음속에 새기려 하지요. 끝나지 않기를 바랄 만큼 완벽한 날에 대한 기억은 우리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날들은 우리가 세상과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마치 지평선 가까이에 걸린 밝고 장엄한 보름달을 바라볼 때처럼요.
혹시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도달한 경험이 있지 않나요? 우리를 주저하게 하는 것은 많지만, 용기를 내어 길을 걷고 걸어 도착한 그곳이 사실은 우리가 깊이 원하던 장소였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때로 여정은 장애물로 가득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어렵게 얻은 것일수록 더 큰 기쁨과 만족을 줍니다. 이는 오늘날 곤경 앞에서 종종 약해지는 젊은 세대에게 특히 의미 있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지금껏 한 번도 가보지 못했거나 지금 당장은 갈 엄두가 나지 않는 그곳으로 발을 떼도록 응원합니다.
이 책을 통해 삶의 중요한 조각들을 기억 속에서 꺼내 보거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다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잔니 데 콘노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
그리고 우리모두의 시작이 될 이야기2019년 한국의 곽수진 작가님께서는 『별 만드는 아저씨』라는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볼로냐 사일런트 북(글 없는 그림책) 콘테스트인 ‘잔니 데 콘노 어워드 대상’을 받으셨지요. 그렇다면 ‘잔니 데 콘노’는 어떤 그림을 그렸기에 그 이름이 상으로 기념되는 것일까요?
콘노는, 시각 언어(그림)가 국경과 문자의 장벽을 뛰어넘어 문자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힘에 주목하여 글자 없는 그림책, ‘silent book contest’라는 아이디어를 내었고 BCBF(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내에서 뚝심있게 조직하였습니다. ‘그림이 글 다음에 오는 것’, ‘부차적인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이기도 했습니다. 말수가 적고 우직한 성품인 콘노는 그러한 철학을 백 마디 말보다 자신의 그림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60세라는 다소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잔니 데 콘노. 그는 책표지나 삽화, 전시 등의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쳤고 그림책은 불과 두어 권을 남겼습니다. 특히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작업한 이 책 『좋은 여행』은 글과 그림이 경이롭게 어우러진 전범과 같은 책입니다. 콘노는 그림으로 글이 뜻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한 몰입은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해지는 법이기에,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 책은 지구 곳곳에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 이 책의 글을 쓴 베아트리체 마시니는 어떤 작가일까요? 『소에게 친절하세요』(책속물고기) 『안녕, 반짝이는 나의 친구들』(우리학교) 등의 작품이 번역되어 우리에게 친숙하기도 한 마시니가 아름답게 흩뿌린 글이야말로 콘노의 그림과 더없이 경이롭게 어울립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이미 갔다 온 여행을 되짚거나, 새로 떠날 여행을 구상해 적어보는 「나만의 여행일지」가 실려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할애된 이 지면에 작가들과 나눈 교감, 나만의 여행을 기록하며, 특별한 하나의 여행을 떠나보세요.
이 책은 모두를 위한 책이지만, 특히 시인과 예술가처럼 이미지로 생각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나만의 여행일지」를 확장시켜 독서 경험을 풍부하게 할 활동지를 별도로 받을 수 있으니 탁월한 두 명의 작가들처럼 예술 활동을 완성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와 자녀, 조부모와 손자가 함께 읽으며, 여행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에도 알맞습니다. 어린이들은 여행의 모험과 즐거움을, 성인 독자들에겐 인생의 여정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돌아볼 계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좋은 와인처럼 음미하고, 맛보고, 시간이 지나며 더욱 깊어지는 책. 책장에 꽂아둔 뒤 읽고 또 읽게 되는 그림책.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베아트리체 마시니
196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인문학을 전공했고, 기자와 언론인으로 활동하다가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어린이부터 성인을 위한 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대표 작가입니다. 아동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어린 독자들을 위한 짧은 이야기부터 위대한 인물들의 전기, 소설 등, 광범위한 장르의 아동 청소년 저서들을 집필했습니다. 베아트리체 마시니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과 생각 깊숙한 곳을 탐색하고 사유해보도록 합니다. 안데르센 상, 피피 상, 2004년 엘사 모란테 라가치 상, 캄피엘로 상, 2013년 알레산드로 만조니 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고, 그의 작품은 전 세계 2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으며 국내에도 『소에게 친절하세요』 『안녕, 반짝이는 나의 친구들』 등이 번역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