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하는
텍스티 fictionB 라인 두 번째 작품!***먼저 읽은 독자들의 한 줄 평***
잠이 오지 않는 밤. 그리움에 편지를 쓰게 만드는 이야기.(사랑스러운 캐릭터는 덤!) - 박영심
모든 이의 이야기가 한 통의 편지가 되어 세상 곳곳에 닿기를 꿈꾸게 됐다. - 강성욱
편지를 통해 인연과 사랑 그리고 그리움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 – 황희민
1편 『편지 가게 글월』은 사고 치고 집을 떠난 언니의 편지로부터 도망쳐 서울로 피신한 스물여덟 우효영의 이야기를 다룬다. 효영은 대학 동기였던 선호의 제안으로 편지 가게에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각양각색의 ‘답장들’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유 받고 성장한다. 2편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는 편지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며 많은 독자에게 따스함과 울림을 선사했던 1편으로부터 2년 6개월 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데뷔작 『편지 가게 글월』로 전 세계 17개국 수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백승연 작가는 차기작으로 그 후속작을 쓰기로 결심했다. ‘연희동 글월’에서 일하던 효영이 ‘성수동 글월’의 매니저를 맡게 된 직후, 일종의 썸남 영광으로부터 일종의 고백 편지를 받는 장면으로 끝을 맺었던 『편지 가게 글월』. 많은 독자가 그 엔딩의 아쉬움을 달래고픈 마음에 두 사람의 연애담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로맨스를 기대했을 독자들에게 작가는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건넨다. 헤어지고 나서 다시 시작된 연애 이야기를 통해 사랑은 결국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지 않겠냐고 따스하게 묻는다.
(*긴 시간의 텀을 둔 전개 덕분에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는 1편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를 먼저 읽고 프리퀄 소설로서 『편지 가게 글월』을 읽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주는 독서가 될 것이다.)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자연스러운 어색함 속에 끝나버린 우리.
이대로... 괜찮은 걸까?연희동 편지 가게 ‘글월’에서 직원과 손님으로 만나 연인이 되었던, 효영과 영광.
효영은 ‘글월’ 성수점의 직원이 되어 일하며 영광과 함께 성수동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았지만
영광이 끝내 벗어 던지지 못한 상처가 둘 사이에 작은 균열을 냈고,
시간이 지날수록 삐걱대면서 두 사람은 이별을 맞이한 상태.
6개월 뒤, 이제는 영광을 다 잊었다며 마음을 다독이던 효영은,
편지 가게 선반에서 이별 뒤 영광을 떠올리며 쓴 편지를 발견한다.
보내는 이는 있지만 받는 이는 없는 편지.
그야말로 선반 구석에 고여 있는, 외로운 편지.
그리고 얼마 후 효영은 퇴근길 성수동 거리에서 동규를 만난다.
20대 초반 영화학도 시절, 영화 커뮤니티에서 만난 인연.
채팅창에서 밤을 새워가며 영화 얘기를 하다가 술도 마시고 함께 독립영화관을 돌던 남자.
자기도 모르게 썸을 탔지만 연애까지는 가본 적 없는
마치 안 읽어 본 편지 같은 남자, 동규.
그렇게 끝까지 가봤다고 믿는 사랑과
시작도 해본 적 없던 사랑이 얽히기 시작한다.
편지 문화의 가치를 전달했던 1편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성수동과 서울숲에서 펼쳐지는 풋풋하고 아련한 ‘힐링 로맨스’『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는 성수동의 트렌디한 분위기와 서울숲의 싱그러운 풍경 사이로 펼쳐지는 세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다룬다. 1초면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세상에서, 편지가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연애편지’덕이 아닐까 생각했다는 작가는 다 읽어 본 편지 같은 남자와 안 읽어 본 편지 같은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효영의 이야기를 이어 나가면서 ‘사랑’에 대해 고찰했다.
여느 로맨스 소설처럼 이 작품에도 연인 간의 갈등, 달콤한 대사, 기억에 남을 황홀한 장면 등 로맨스 장르를 구성하기 위한 재료들이 적절하게 포진되어 있지만 작가가 가장 공을 들였던 대목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마음을 여는 과정’이었다. 주인공 효영과 그녀의 남자들인 영광과 동규, 그리고 그들의 여러 주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 애쓰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애틋한 온기, 뭉클한 감동, 화사한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로맨스 장르에서 더욱더 빛을 발하는 특유의 다정한 시선, 섬세한 감각.
그것을 구현하는 필사 유발 ‘백승연 표 문장들’『편지 가게 글월』과 마찬가지로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 또한 밑줄 긋고 싶고, 따로 적어 수시로 꺼내 읽고 싶은 표현들이 그득한 작품이다. 사람, 풍경, 감정을 자세히 그리고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끈기와 성실함의 산물인 ‘백승연 표 문장들’은 사람을 밑바닥까지 드러내고, 풍경에 서사를 쌓게 하고, 감정을 종잡을 수 없이 요동치게 하는 ‘연애’라는 사건과 만나 그 스펙트럼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 그 단단함과 유연함을 톡톡히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공간을 떠올리게 하고, 그 속의 사람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그 내면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게 하는 문장과 문장을 읽어나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극 중 인물이 되어 있고 극 중 인물을 통해 어쩌면 보듬어 주지 않고 있던 자신을 만나게 된다.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것처럼 쓰인 이 로맨스는 그렇게 독자가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길로 이르는 문장의 징검다리를 건너게 한다.
영미·유럽 포함 전 세계 17개국 수출 『편지 가게 글월』의 후속작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만한, 포텐셜 강한 K-소설 시리즈『편지 가게 글월』이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으로 조명받고, 출간 전 유럽 주요 국가에 수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편지의 소멸 위기’가 전 세계적인 보편 현상인 와중에 편지에 대한 그리움 또한 커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희동과 성수동에서 운영 중인 ‘글월’이 그 증거다. 『편지 가게 글월』의 첫 해외판이 출간된 이탈리아에서 어느 독자분이 ‘글월’로 연락을 해 책에 대한 감상을 전하면서 펜팔 편지를 보낼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만큼 ‘글월’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는 편지가 전하는 진실한 감정과 섬세한 감성을 온전히 경험하기에 적합하다.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는 ‘성수동 글월’을 배경으로 힐링에 초점을 맞추었던 전작으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 ‘사랑’과 ‘연애’라는 테마를 품고 편지에도 장르가 있다면 연애편지가 최고의 편지 장르라고 이야기하듯 떨림과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선사한다. 세계 시장에서 보다 대중적인 장르인 로맨스로 풀어낸 편지 가게 ‘글월’ 이야기는 더 넓게 퍼져 나갈 것이다.

성수동 글월의 오픈 10분 전이었다. 연우가 카운터 안쪽에 둔 책상에 앉아 맥북을 켜고 편지 가게의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다. 아직 6월이지만, 아오키 하야토 〈morning July〉 앨범을 골랐다.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이 투명하게 반짝이는 듯했다. 새벽잠에서 깨어, 하얀 이 불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쓰다듬는 느낌. 상쾌하지만 어딘가 고요함도 느껴지는 새벽녘의 풍경 같은 음악이 글월의 무드를 채웠다.
효영은 날카롭게 깎은 연필을 연필꽂이에 넣었다. 만년필과 볼펜 등의 다양한 필기구가 담긴 연필꽂이는 전부 글월에 편지를 쓰러 온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것들이었다. 효영이 카운터 한쪽에 연필꽂이를 일렬로 두었다. 조금 있으니 금방 또 정오가 지났다. 6월의 햇살이 맑게 비치는 창문이 효영을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영광의 웹툰은 전작에서 크나큰 사랑을 받은 주인공 ‘연정’이라는 인물이 회사로 들어가서 사내 로맨스를 펼치는 이야기였다. 현실에 가까운 연애 묘사로 팬들을 모았는데, 어떤 에피소드는 효영과의 실제 연애 이야기를 담은 것이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효영에게 미리 아이디어 노트를 써서 허락을 받았었는데, 당연히 이제는 영광 혼자서 아이디어를 짜야 하니 곤욕일 거 였다.
효영이 매주 웹툰 원고로 골머리를 썩던 영광의 축 늘어진 어깨를 떠올리며 가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