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인정한 군더더기 없는 시각 언어의 세계
“익환이 그림에서 선은 가장 중요한 표현 수단이다. 그 점은 나를 닮았다.
이 녀석의 선에는 기교가 하나도 없다. 세상에 죄를 지은 선이 아니다. 그래서 좋다.”
■ 책 소개
2,000여 편의 드로잉 중 마스터피스와 명대사로 엮은 365 일력
김익환 작가가 7년여 동안 그려온 2,000여 편의 영화 드로잉 중 마스터피스를 선별해 영화 속 명대사와 함께 엮은 탁상형 일력이다. 2023·2024년 출간분은 전량 매진을 기록했고, 이번 에디션은 더욱 새로워졌다. 80여 편의 신규 작품과 95건의 새로운 명대사, 적절한 날짜 배치까지 더해져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보는 순간 미소가 번지는, 사랑스럽고 위트 넘치는 그림
김익환 작가는 마치 펜을 쥐고 태어난 사람처럼 아주 어린 시절부터 쓰고 그리는 일에 집중해왔다. 그를 ‘천재’라 부르는 사람도 많지만 정작 그는 자폐성 발달장애로 인해 긴 시간 외로움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 고유한 특성은 그만의 그림 세계를 만들었다. 자폐인의 독특한 시선으로 대상을 재구성하고 자기만의 선과 색으로 빠르게 표현해낸다. 속도감 있는 드로잉, 신선한 관점, 위트 있는 표현은 ‘처음 만나는 감각’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림을 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는 “매달 새로운 영화가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이야기 속에서 자기만의 웃음 포인트를 찾고 자기만의 색으로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서진 마음에 용기와 희망을 채워주는 인생 명대사
그는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에 꽂히는 한 문장을 발견해 낸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말 한마디가 그에겐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끈이 되곤 한다. 세상과의 소통 과정에서 부서진 마음에 다시 일어설 용기를 충전해주는 그 한마디를 찾아 영화를 보고 또 본다.
그가 자주 그리는 건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다.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스포츠 영화의 명장면, 긍정의 힘이 가득한 디즈니나 마블 영화의 대사들, 모험 끝에 희망을 건지는 이야기들. 그는 오늘도 영화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그림과 문장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넨다.
매일 아침,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문장 하나
자폐인뿐이겠는가. 거의 모든 우리는 소통에서 좌절하고 관계 맺기에서 실패를 겪는다. 하지만 거기서 멈출 수 없기에 부서진 마음을 품은 채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때 필요한 건 마음을 다독이는 한마디, 하루치의 용기를 충전해줄 짧은 문장이다. 이 책에는 그 한마디가 담겨 있다. 김익환이라는 고유한 필터를 통과한 인생 명대사 속에서 우리는 매일 아침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 출판사 서평
박서보 화백이 알아본 건강한 씨앗 같은 작가
어쩌면 영화는 한 줄의 메시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관객의 마음속에 날아와 박히는 한마디…. 그리하여 평생의 자양분이 될 그 한마디를 위해 감독과 배우들은 달려간다. 사람마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메시지는 다를 수 있고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전해지는 감정도 달라진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듯 우리는 매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 그래서 영화는 볼 때마다 감흥이 다르고 그때마다 마음에 꽂히는 대사도 달라진다. N차 관람의 묘미는 바로 여기 있는 건지도 모른다. 여기에 특별한 그림이 더해지니 전혀 새로운 작품이 된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갖고 태어난 김익환 작가는 두 살이 되기 전부터 스스로 읽고 쓰고 그리기를 시작했다. 낙서 같던 그림은 서너 살 무렵부터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전시를 기획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해 표현에서도 독창성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전시회와 아트페어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나면서 그는 낯선 사람들에게 말걸기를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그림작가로 활동하며 초등학교 장애인식개선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김익환 작가는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나이브 아티스트(naive artist)다.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었다.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박서보재단 아트스페이스 GIZI의 첫 전시자로 선정된 그에게 박서보 화백은 “이대로만 크면 되겠어. 어른이 되어서도 이렇게만 그리면 돼!”라며 응원을 보냈다. 그가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한 건강한 씨앗을 지녔다는 믿음의 표현이었다.
『하루치 용기를 충전하는 긍정의 말들』을 준비하면서 김익환 작가는 직접 자신의 그림을 선별하고 명대사와 영화 정보를 정리했으며 편집 교정 작업까지 꼼꼼히 참여했다. 이 과정 자체가 그에게는 성장의 자양분이 되리라는 제작팀의 배려도 담겨 있었다. 세상을 향한 서툰 말걸기에 독자들의 다정한 대답을 기다린다.
저에게 온 즐거움과 행운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하루치 용기를 충전하는 긍정의 말들』이 처음 세상에 나오고 출간 기념 전시회를 하며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학교를 졸업했고 작은 아틀리에를 마련해 날마다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영화를 보고 여전히 영화 그림을 그리죠.
그동안 그린 그림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던 차에 마침 초판이 2쇄까지 다 팔려서 책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정판을 편집하다 보니 초판에서 소개했던 명대사도 95건이나 바뀌고, 새 그림도 81품이나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은 날짜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표지까지 바뀌었으니 초판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처음 영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11살 때였는데 지금도 그리고 있으니 벌써 8년째입니다. 해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온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이고 즐거움입니다. 이런 저의 마음이 그림과 명대사를 통해 여러분에게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림작가 김익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