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안정식 시인의 시를 읽으면 본질적 생명을 되살리는 자의식이 돋보인다. 일상생활 속에서 시인이 선택한 언어들은 의미 전달에만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질문으로 던져진다. 섬세하고 남다른 성찰로 삶의 이치에 닿으려는 고투가 보인다.어느 돌멩이의 생애누구의 다정한 손길이었을까차가워진 몸이 따뜻해지면어둠 속에서 까맣게 눈을 떠본다어디서 나고 자라한순간 굴러 떨어졌을지 모를 꿈속에서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눈을 감는다세상에 모나지 않은 게 없다지만아이러니하게 모가 나야어디엔가 맞는 데가 있다세파에 흔들리며 살다 보면어느새 그곳에 맞아 들어가서아무 곳에 끼워 넣어도 잘 맞아가는너와 나의 모습들그 끝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은완전한 것에 대한 유죄가 아니라고여유 아닌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각을 잃은 돌멩이들은 발길에 차이면서도살아 천년을 뒤로하는길 위에 서 있는지도 몰라
피어나는 매화꽃펄펄 내린 눈이제풀에 스르르 녹아내린다매화가 이까짓 추위쯤이야 하고비아냥거리듯 꽃을 피워냈기 때문이다개구리 노랫소리 아스라이 들리는 양지 녘세간에 향기롭지 않은 꽃 어디 없으랴만가지 끝에 걸린 삭풍만 잦아지면수줍고 가슴 시린 꽃 한 송이 피워낼 텐데아직은 물러나지 않은 추위가 남아짜릿짜릿 온몸을 전율케 하는데남들은 생각지 못한 꿈을 피워내는 것이다꽃이 그럴진대 그 열매는 어떠하리하늘도 감동한 듯따뜻하고 화사한 미소를 내려보내 주신다
시간의 얼룩기상을 깨우는 알람어둠을 거둬가는 신기함에콧노래도 불러본다하루의 문을 열고 하늘을 점친다성과를 내놓으라고 독촉하는 것들이여기저기 존재를 드러낸다잘하려다가 빗나간 결과처럼당혹스러움이 얼굴에 모자이크 된다하루를 마감하는 태양명과 암이 다툰 자리처럼세상사 모두가 얼룩 투성이빛이 빠져나간 흔적 위로얼룩진 마음조차 아련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정식
《문예사조》 등단시꽃피다 특별회원포랜컬쳐 시부문 최우수상문화예술동행 작가상꽃다리문학상 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