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용운의 생애를 돌이켜 보면, 그는 불교를 통한 중생의 구원, 항일 운동을 통한 조국의 광복, 시를 통한 민족 정서의 함양을 위해서 잠시도 쉬지 않은 분이다. 그는 지혜의 깨우침을 위해 정신을 사르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을 사르고, 민족의 혼을 위해 마음을 살랐다. 한용운은 한 시대를 살다가 사라진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날이 갈수록 그의 정신과 사상은 더욱 새롭다. 그의 모습을 살펴 가며, 그를 다시 돌아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입이 달린 사람들은 모두 소년 한용운을 칭찬하며 부러워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의 집을 가리켜 ‘신동집’이라고까지 부르게 되었다.그는 여섯 살에 『통감』을 떼고, 아홉 살에 ‘사서오경’에 통달했을 뿐 아니라, 『삼국지』 『서상기』 등의 문학 작품까지 읽었다. 이 모두가 어려운 한문책들이니, 그의 재주가 얼마나 놀라웠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소년 한용운은 재주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비록 키는 아버지를 닮아 작았으나, 힘이 장사였다. 거기에다 모험심이 무척 강하고, 담력 또한 어른에 못지않았다.그러다 보니, 싸웠다 하면 끝까지 싸워 이겼다. 그 작은 몸집 어디에 힘이 솟아나는지, 같은 또래 아이들은 아무도 그를 당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힘도 힘이었지만,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 때문에도 그랬다.
한용운이 사는 홍성에서도 의병들이 들고일어났다. 홍성에서는 어느 곳보다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때가 왔구나. 이번에야말로 나라와 겨레를 위해 싸우리라!’한용운은 용감히 의병에 참가했다. 그리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홍성의 관가를 습격하여 천 냥이라는 큰돈을 빼앗았다.그러나 이 의병 봉기도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의병에 가담한 한용운은 몸을 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이 전설적인 의병 참전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즉,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루어, 한용운이 동학이나 의병에 참가하기는 어려웠으리라는 주장이다.설사 한용운이 의병에 참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동학 농민 운동이나 을미의병이 그에게 큰 충격과 영향을 미쳤던 것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것이 뒷날 그의 인생을 통해 치열하게 계속된 항일 운동의 밑거름이 된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자네, 내친 김에 바다를 건너 보게.”그것은 일본 여행이었다. 월하 스님은 일본에서 건너온 불교 사절단에 그의 일본 여행을 부탁하여 승낙을 받았던 것이다.“이번 기회에 일본을 똑똑히 보고 오게.”일찍이 일본 여행을 계획한 바 있던 그로서는 다시없을 좋은 기회였다.한용운이 부산항을 떠난 것은 1908년 4월 하순이엇다. 그 무렵, 부산항에는 이미 일본인 거주지가 생겨 있었다.‘적의 소굴로 가서, 그들의 개화를 내 눈으로 확인하리라.’그는 비장한 심정으로 현해탄을 건너갔다. 현해탄을 건너 시모노세키에 내린 한용운은 곧장 도쿄로 갔다. 그리고 일본 불교의 본부인 조동종의 종무원을 찾아갔다. 종무원의 배려로, 그는 조동종 불교 대학에서 일본어도 배우고, 서양 철학도 청강했다.한용운은 그해 10월까지 약 반 년 동안 일본에 머물렀다. 그사이에 일본을 둘러보고 신문화를 접하며 견문을 넓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채형
1946년 경상북도 경주 출생. 서라벌 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1984년 소설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겨울 우화」 당선.저서로 중단편집 『동무』, 『사과나무 향기』, 『까마귀 울다』, 장편소설 『아아 님은 가지 않았습니다』, 시집 『나비 문신을 한 사람』, 편역서 『수호지』 등이 있다.한국소설가협회상, 조연현 문학상 수상.
목차
머리말 7
1. 놀라운 아이 11
2. 타오르는 불꽃 18
3. 산으로 들어가다 23
4. 시베리아를 향하여 30
5. 죽을 고비를 넘기다 35
6. 다시 백담사로! 45
7. 스승의 교훈 55
8. 일본 여행 59
9. 불교계의 새 지도자 65
10. 만주에 가다 70
11. 3ㆍ1 운동 전야 78
12. 그날의 함성 90
13. 꺽이지 않는 정신 100
14. 님의 침묵 112
15. 그러나 님은 침묵하지 않았네 117
16. 북향집 124
17. 그것은 글자가 아니야 131
18. 사라진 소 139
해설 한용운 147
한용운 연보 154
소설 한용운을 전후한 한국사 연표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