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평범하고 따분하기까지 한 동네 골목 어딘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환상적인 책방들. 입시에 쫓겨 책방과의 추억을 잃은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뛰어난 필력을 자랑하는 5명의 작가들이 독특한 이색 책방을 그려냈다. 사차원 책방, 무덤 책방, 심야 책방, 유령 책방, 덕후 책방… 어느 문을 열든지 놀라운 모험과 함께 새로운 꿈과 희망, 따스한 위로가 당신을 감싸고 얼어붙은 심장을 뛰게 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햇살 쨍한 오후, 길을 헤매다 들어선 골목에서 발견한 환상의 책방들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보여 주는 사차원 책방,
선택받지 못하고, 잘 팔리지 못한 책들이 모인 무덤 책방,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게 돕는 심야 책방,
책들 속에 갇힌 저주를 풀어야 하는 유령 책방,
마음속 깊이 숨은 용기를 끌어올려 주는 덕후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모험이 시작된다.
우리 모두의 비밀 아지트!
소중한 꿈과 따뜻한 위로를 선물한
환상의 책방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은 “가장 발전한 문명사회에서도 책은 최고의 기쁨을 준다. 독서의 기쁨을 아는 자는 재난에 맞설 방편을 얻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달과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책은 그 자리를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 중에 서점에 찾아가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모르긴 해도 교재나 참고서를 살 때를 제외하고 서점에 가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이에 청소년 문학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의기투합했다. 각자의 추억과 꿈, 상상을 담은 책방 이야기를 써서 기쁨과 위로를 선물했던 그 비밀 아지트를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기로 한 것이다. 책방 주인의 개성이 곳곳에 스며들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동네 책방들, 거기엔 기다림이 있고, 희망과 기적이 있다. 알 수 없는 내일에 불안하고,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생기를 잃어가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정표가 되어 주고, 깜깜한 밤하늘의 별처럼 희망을 심어줄 세상에 하나뿐인 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거창하지 않더라도 책방이라는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신비로운 분위기에 잠시 취하고 훗날 추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공간,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있는 그곳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성지가 되어버린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100년의 역사를 지닌 이 서점은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앙드레 지드 등 많은 작가들에게 사랑 받았던 곳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서점은 겉으로만 보면 우리나라의 흔한 동네 책방과 같다는 것이다.
책방은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다. 작가와 독자가 일차적으로 이어지고,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꿈과 꿈이 이어진다. 〈사차원 책방과 빙글빙글 괴물〉에서는 자발적 아웃사이더인 미지와 미래에서 온 사차원 책방이 등장한다. 질문충이라 불리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놀림받던 미지에게는 자신도 몰랐던 숨겨진 재능이 있었다.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힘이 그것이다. 〈모노크롬 하트를 찾아서〉에서는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는 책들이 모여 있는 무덤 책방이라는 공간이 나온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 입은 슬언은 버려진 책들의 신세가 꼭 자기와 같아 우울해하지만, 비관하지 않고 스스로 이야기를 써내려갈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핑크래빗백과 심야 책방〉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 받지 않기 위해 무리해서 핑크래빗백을 구하러 다니던 주인공이 심야 책방에 찾아왔다가 삶의 귀중한 지혜를 얻는 이야기다. 친구들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마음에 자기 의지를 포기한다면, 결과적으로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리라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책방 유령〉은 책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아이 이든에게 책 읽는 기쁨을 선물하고, 〈크리링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자신에게 실망하고 어긋난 마음을 가진 해환이 좌절감을 극복하고 다시 꿈을 간직하게 되는 이야기다.
《환상의 책방 골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여기에서 희망을 품고, 누군가는 위로를 얻고, 누군가는 추억을 담을 것이다. 우리의 삶과 일상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책방의 역할이 여기에 있음을 기억하자. 햇살 좋은 날, 환상의 책방 골목을 함께 거닐다 자신만의 환상 책방을 꼭 만나길 바란다.

기묘한 공간이었다. 겉으로 봤을 때 작은 방이겠지 했는데 들어서자 예상보다 넓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방이 조금씩 밝아졌다. 하얀 바닥에 하얀 벽. 그뿐이었다. 미지가 물었다.
“진짜 책방 맞아요?”
예은이 말했다.
“음, 여기는 복합 공간이랍니다. 독서실에서 책을 읽고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응접실에서 쉬다가 작업실에서 글을 쓸 수도 있죠. 책을 모아 둔 서가도 있어요. 작가 한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 책방이에요.
- 〈사차원 책방과 빙글빙글 괴물〉 중에서
실망한 채 돌아서려던 슬언의 눈에 문득 어슴푸레한 불빛이 보였다. 오래된 상가 건물이 흔히 그렇듯 계단이 있는 1층 입구는 열려 있었다. 불빛은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아래쪽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슬언은 가로등 옆에 자전거를 세워 놓고 건물 지하로 슬금슬금 내려가 봤다.
계단은 길고 깊었다. 얼마 내려가지 않은 것 같은데 갑자기 사방이 동굴 속처럼 어두워졌다. 당황한 슬언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저만치 앞에 다시 희끄무레한 불빛이 나타났다.
- <모노크롬 하트를 찾아서〉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설아
1980년생. 부산에서 태어났다. 200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 단편 소설 부분에 당선되어 글을 쓰게 되었다. 밤낮으로 이야기를 생각하고 틈만 나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쓴 글들은 대부분 책상 서랍 안에 있지만 가끔 지면에 발표되는 글로 돈을 받기도 한다. 혼자 지은 책으로는 장편 소설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 단편집 《고양이 대왕》이 있다. 같이 지은 책으로는 《피크》, 《캣캣캣》,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가 있다.
지은이 : 정명섭
인문학과 소설, 픽션과 팩션,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작가였던 건 아니에요. 대기업에서 샐러리맨도 해보고 바리스타로 10년 동안 일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가장 재밌는 일은 학교나 도서관에 강연을 나가 어린 친구들을 만나는 겁니다.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등 역사 인문학 책을 집필했고, 역사추리소설 『온달장군 살인사건』, 『적패』, 『개봉동 명탐정』, 『유품정리사』, 『한성 프리메이슨』,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살아서 가야 한다』, 『달이 부서진 밤』, 『미스 손탁』 등을 썼습니다.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등 환경과 재난을 다룬 동화도 줄기차게 쓰고 있습니다. 홍범도 장군처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용맹한 마음, 열두 살 김범도와 친구가 될 수 있는 맑은 마음 모두 책을 통해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이 : 임지형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무등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2009년 제1회 목포문학상을 수상했고 2011년 광주문화재단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아 『진짜 거짓말』을 출간했다. 첫 책을 냈을 때처럼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작품을 쓰기 위해 글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지금까지 지은 책으로는 『나는 너의 페이스메이커』 『리얼 게임 마스터 한구호』 『저 책은 절대 읽으면 안 돼!』 『우리 반 코코 샤넬』 『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 『방과 후 슈퍼 초능력 클럽』 『늙은 아이들』 『가짜 뉴스 방어 클럽』 『나랑 딱 맞는 친구 찾아요』 『바나나 가족』 『우리 반 욕킬러』 등이 있다.
지은이 : 이진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디자인과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2012년 장편 소설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제6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4년 청소년 장편 소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을 냈으며, 2017년 1960년대 미 군부대 클럽에서 활동하던 연예인들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기타 부기 셔플》로 제5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청소년 장편 소설 《카페, 공장》을 썼다. 그 외 공저 단편집 《콤플렉스의 밀도》,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이 있다.
지은이 : 조영주
특급변소, 떡볶이 성애자, 성공한 덕후 등 다양한 별명으로 통하는 소설가.2011년 《홈즈가 보낸 편지》로 디지털작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후 《붉은 소파》로 제 1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업이었던 바리스타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전업했다. 김승옥 문학상 신인상을 비롯해 예스24, 카카오페이지 공모전 등에서 수상하였으며, 장편소설 《반전이 없다》, 《혐오자살》 등을 출간했다.에세이로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어떤, 작가》, 《나를 추리소설가로 만든 셜록 홈즈》등을 썼고 《당신의 떡볶이로부터》를 비롯한 다수의 앤솔러지를 기획하고 참여했다. 이 중 앤솔러지 《모두가 사라질 때》에 수록한 단편 〈멸망하는 세계, 망설이는 여자〉는 영화화 예정이다.
목차
작가의 말
사차원 책방과 빙글빙글 괴물 _ 김설아
모노크롬 하트를 찾아서 _ 이 진
핑크래빗백과 심야 책방 _ 임지형
어느 날 갑자기 책방 유령 _ 정명섭
크리링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 _ 조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