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탐 청소년 문학 시리즈 5권. 머리가 좋아서 자타공인 우등생으로 통하지만 ‘첫 경험 강박증’에 시달리는 소녀 카퓌신, 구제 불능 열등생이지만 뮤지션의 꿈을 안고 있는 감수성 풍부한 소년 마르탱. 같은 학교 같은 반일 뿐 공통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두 아이가 젊은 역사 선생님인 프랑수아 마르탱을 매개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
열정적이고 환상적인 섹스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카퓌신은 마르탱뿐만 아니라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카퓌신이 첫 경험 상대로 비밀리에 찍어 놓은 사람은 역사 선생님인 프랑수아 마르탱이다. 하지만 역사 선생님에게도 학교 사람들은 모르는 비밀이 있는데….
출판사 리뷰
“ 내가 지금 좀 급하긴 하지만 아무하고나 아무렇게나 일을 치르고 싶진 않다. 헐떡대며 ‘사랑해.’ 소리밖에
할 줄 모르는 코흘리개 애송이는 사절이다. 지금 내 희망에 걸맞은 인물은 마르탱 선생님밖에 없다.”
“모범생은 입을 떡 벌리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프랑수아를 보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인간적으로 저렇게 맛이 갈 수 있는 여자애는 없을 거야.”
첫 경험 강박증 소녀와 구제 불능 소년의 진정한 자아 찾기!
머리가 좋아서 자타공인 우등생으로 통하지만 ‘첫 경험 강박증’에 시달리는 소녀 카퓌신, 구제 불능 열등생이지만 뮤지션의 꿈을 안고 있는 감수성 풍부한 소년 마르탱. 같은 학교 같은 반일 뿐 공통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두 아이가 젊은 역사 선생님인 프랑수아 마르탱을 매개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
열정적이고 환상적인 섹스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카퓌신은 마르탱뿐만 아니라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카퓌신이 첫 경험 상대로 비밀리에 찍어 놓은 사람은 역사 선생님인 프랑수아 마르탱(또 한 사람의 마르탱!)이다. 하지만 역사 선생님에게도 학교 사람들은 모르는 비밀이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으로 취급받는 마르탱 역시 같은 반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 마르탱은 지금 늦깎이 공부 중인 엄마 대신 살림하랴, 중요한 경연 대회를 앞두고 밴드 연습 하랴 정신이 없다. 학생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학교는 가야 하지만 그곳은 마르탱의 세계가 아니다. 하지만 마르탱에게도 역사 선생님과 얽혀 있는 비밀이 있다…….
섹스를 포함한 모든 행위의 판단 주체는 십 대인 바로 우리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전국 중고등학교 재학생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최초 성경험 연령이 14.6세이다. 카퓌신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되뇌는 ‘난 열다섯, 한 번도 그거 못해 봤어.’는 어쩌면 우리나라 청소년이 매일 되뇌는 말일지도 모른다. 카퓌신은 ‘그거’와 ‘그거’에 따르는 온갖 우여곡절에 대해서, 또 피임에 관해서 잘 알고 있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콘돔을 매끈하게 씌우는 법이라든가 붙이는 패치, 먹는 피임약, 부작용이나 사후 피임약에도 통달해 있다. 주변 사람의 벌거벗은 몸과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널뛰듯 상상하고 표현하는 데도 거침이 없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이 열다섯 소녀를 통해서 십 대도 성욕을 가진 보통의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섹스를 포함한 모든 행위에 있어서 십 대도 판단의 주체로 설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미래는 더욱더 근사한 놀라움을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려…
처음에 카퓌신과 마르탱이 각자 늘어놓는 이야기는 서로 저만치 떨어져 있는 두 개의 섬처럼 아무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아주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를 성장시켜 나간다. 카퓌신은 수업 시간에 잠이나 자는 ‘스머프’ 같은 녀석에게서, 마르탱은 머리 좋은 ‘모범생’이라고만 생각했던 소녀에게서 몹시 중요한 영향을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어른의 눈에 맹랑해 보일지도 모르는 소녀는 누구보다 순진하고 진솔한 아이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던 소년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시인이 된다. 자신의 바람을 오로지 하나에만 쏟고 있다면 삶의 놀라움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훗날 카퓌신과 마르탱이 그랬듯 그동안 들리지 않던 주변의 소리를 깨닫는다면 미래는 더욱더 근사한 놀라움을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아빠가 있으면 뭐가 달라지는지 아예 모른다. 내가 늘 상상해 오던 아빠는 서툴기 짝이 없는 남자, 자식 앞에서는 잔소리를 늘어놓고 성적표나 확인하면서 부인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한 남자다. 그런 남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 능력을 증명하려 들고 그런 류의 책이란 책은 다 읽어 본 사람들이다.
하지만 프랑수아와 함께 있던 그때, 불현듯 내게는 한 번도 아빠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묘한 기분에 빠졌다. 나는 프랑수아가 다리를 약간 벌린 채 손가락으로 앰프 버튼을 요렇게 조렇게 만지작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마침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몹시 중요한 것, 혹은 중요한 사람에게서 빗겨 난 채 성장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나도 또래 남자애와의 사랑을 꿈꾸고 그 애의 키스를 바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입 속에서 그 애가 혀를 어떻게 돌리는지 생각하고, 그 애의 축축한 손길을 좋아할 수 있었으면.
아니, 정직해지자. 난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
내 또래 남자애는 턱에 수염이 얼마나 났는지 신경 쓰고, 여드름이 났다고 울상 짓고, 일요일 아침에는 축구를 하고, 집요한 이메일이나 보내고, 토끼처럼 신속하게 섹스를 한다. 순결을 버리고 나서 쪽팔림이나 상대에 대한 경멸 때문에 죽고 싶어지느니 차라리 순결을 지키며 살련다. 나는 내 요구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게 계시를 보여 줄 남자를 기다릴 테다.
후드가 선생님 등 뒤로 숨는다.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보낸다. 기절할 것 같다. 로비에서 본 화장실이 생각난다. 그가 다가와 아주 다정하게 묻는다.
“어땠니? 좋았어?”
섹스를 마친 후에도 그는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어루만지며 “좋았어?”라고 물어보겠지. 난 그렇게 믿는다. 나는 고개를 든다. 울어 버릴 것 같다. 그렇잖아도 고독에 대한 노래를 듣고 마음이 약해져 있단 말이다. 그가 자신의 턱을 잡고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본다. 그의 눈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정열의 불꽃이 이글거린다. 우리 뒤로 배경 음악이 흐르고 연기가 깔려 있다. 그가 우물우물 말한다.
“카퓌신, 괜찮냐?”
아무라도 형식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기껏해야 예의상 묻는 ‘괜찮냐?’일 뿐이다. 그래도 그의 부드럽고 육감적인 입술에서 흘러나오니 사랑의 속삭임이 따로 없다. 저음의 목소리가 나를 떨리게 한다. 그는 큼지막한 손으로 어깨를 두드려 준다. 칠판에 숙제를 적을 때마다 열심히 눈여겨보았던 바로 그 손이다. 그는 내가 이상하게 흥분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내 안에서 들끓는 수많은 말 때문에 배가 다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 죽겠다.
작가 소개
저자 : 모드 르틸뢰
뮤지션이자 연극 연출가. 아시아에서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여러 해를 외국에서 보냈다. 따라서 그녀의 글쓰기는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쌓인 경험과 현지에서의 여러 만남을 통하여 풍부해졌다. 지은 책으로『yes라고 말해, 니농』, 『난 열다섯, 한 번도 그거 못해 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