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교실 안에서 더부룩한 교육을 받느니, 학교 밖에서 속 시원한 시행착오를 선택하기로 한 학교 밖 청소년이 나온다. 궁금했지만 자세히 캐물을 수 없었던 자퇴 이야기와 학교 밖 부모들에게 건네는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없는 과감한 조언노트’도 알차게 수록하였다. 학교를 중단하면 세상이 중단될 것만 같지만 의외로 학교 밖에도 제법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고, 게다가 제대로 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홈스쿨링? 월드스쿨링!
열아홉, 학교 밖 청소년이 쓰는
세상 하나뿐인 자퇴노트!
이젠 자퇴도
제대로 된 설명서가 필요하다.”
“학교 밖 청소년, 교육 혼밥을 시작하다!”
우리를 먹이기만 하는 학교, 이제 더는 안 속는다.
이제 우리 스스로 교육 맛집 지도를 그려 나갈 테다!
학교는 때때로 국가를 등에 업고 교육을 독점한다. 교육은 과정 없이 저 혼자 결과를 쓰고, 청소년 교육은 청소년 없이 청소년들을 만들어 나간다. 여기 교육 맛집 지도를 찾아 나선 학교 밖 청소년이 하나 있다. 자퇴라는 별에 잠시 불시착했지만 스스로 학교 밖 대지를 일구고 자립의 묘목을 심는다. 바야흐로 청소년들도 ‘나는 나로 살기로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꿈을 이루려면 자퇴 하나쯤은 해 둬야 한다고 부추기는 미디어의 세상 속에서 ‘학생증’이나 ‘청소년증’ 같은 증서 말고 자기만의 진짜 정체성 지도를 안내해 주는 책이 필요하다. 학교가 제시하는 ‘늘 똑같은 그저 그런 교육’으로는 ‘1인의 정체성’을 지켜 나갈 수 없다. 자칫 꿈과 자퇴의 순서를 혼동하고 오용할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 학교 밖 세상을 직접 보여 주고, 스스로 ‘나만의 학교’를 찾게끔 선택지를 주는 책, 바로 ‘내가 학교 밖에서 떡볶이를 먹는 이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학교 안’을 다닐지, ‘학교 밖’을 다닐지 각자 알아서 선택하는 시대이다. ‘배움’이란 떠먹여 준다고 해서 소화가 더 잘 되는 행위가 아니다. 반대로 어설픈 숟가락질이라고 해서 체하는 행위도 결코 아니다. 나에게 맞는 교육이 무엇인지, 내 입맛에 어떤 교육 방식이 적절한지 직접 나서서 내 교육 식성을 찾아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길거리 교육이 더 맛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온실 속에서 차근차근 필기하는 교육이 더 편할 수 있다.
‘내가 학교 밖에서 떡볶이를 먹는 이유’는 어느 교육이 옳다고 주장하는 교육지침서가 아니다. 너도 옳고 나도 옳고, 때로는 너도 틀리고 나도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한다. 이 책은 홈스쿨링이 아닌 월드스쿨링을 향해 가는 지금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청소년은 자유로울 줄 알고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덜 자랐거나 다 자란 상태가 아니라, 어느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성장 여행 중인 ‘똑같은’ 사람이다.
‘내가 학교 밖에서 떡볶이를 먹는 이유’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1인 학교 시대’를 열어 줄 귀중한 교육 맛집 지도이다. 학교 밖에서 어떻게 인연을 맺고 어떤 즐거운 작업들로 자신의 일상을 채울지 알려 주는 책이기도 하다. 정식 졸업이라는 절차가 없었어도, 조금 빨리 알에서 부화했어도 미성숙하지 않다는 것을, 외려 자생하는 법을, 되레 적절히 부화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이 책에는 교실 안에서 더부룩한 교육을 받느니, 학교 밖에서 속 시원한 시행착오를 선택하기로 한 학교 밖 청소년이 나온다. 궁금했지만 자세히 캐물을 수 없었던 자퇴 이야기와 학교 밖 부모들에게 건네는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없는 과감한 조언노트’도 알차게 수록하였다. 학교를 중단하면 세상이 중단될 것만 같지만 의외로 학교 밖에도 제법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고, 게다가 제대로 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 ‘내가 학교 밖에서 떡볶이를 먹는 이유.’ 이렇듯 문제없는 개성 만점 문제아의 학교 밖 적응기를 읽으며, 시대를 뛰어넘고 세대를 넘나드는 교육 입맛을 되찾길 희망한다.
“과호흡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보충 수업을 듣고, 자습을 하고, 집에 돌아와 새벽에 잠드는 삶. 달마다 모의고사와 수행 평가를 번갈아 치르고, 학교 시험을 준비하느라 숨 돌릴 틈 없는 삶. 유일한 휴일인 주말에는 항상 밀린 잠을 자느라 늦은 오후에야 일어나고, 평소보다 줄어든 하루를 맞이해야만 하는 삶. 나는 내게 주어진 유일한 휴일조차 밀린 숙제나 수행 평가 과제를 하며 보내야만 했다. 물론 그 모든 삶은 분명 내 삶이었다. 그런데도 그때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물론 처음에는 나도 세상의 루트를 잘 따랐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길까지는 힘든 일 없이 수월했다. 나 역시 대학에 입학하는 일을 목표로 삼았다. 대다수의 학생이 그 한 가지의 루트를 탔다. 나도 그 루트 위에 올라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고등학교에 잘 적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내가 목표로 하는 학과에 들어가려고 각종 입시 정보를 찾아보는 등 학업에 집중하는 일이나 내 진로를 찾는 일에도 열정을 다했다.
그리고 나는 자퇴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입학식 첫날이었다. 나는 긴장과 기대가 가득 찬 마음으로 강당에서 연설을 듣던 중 갑작스러운 과호흡 증세를 보였다. 바로 병원으로 이동한 나는 의사에게서 과도한 긴장이 내 증상의 이유라는 소리를 들었다. 어쩌면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내심 미래를 향한 부담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1장 ‘학교 과식, 학교 과호흡’ 중에서
“넌 참 책임감이 없구나?”
언젠가 나를 두고 책임감이 없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책임감도 없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힘든 일은 하고 싶지 않아서 포기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 법이다. 나는 그 대신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해내려고 노력하고, 내게 무리라 생각되는 일은 억지로 받아들지 않는다. 지금은 자유와 휴식을 찾으면서 조금씩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학업에 열중하지 않는 대신 내가 열중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고 있다.
“남들은 잘만 다니는 학교를 너는 왜 못 다니겠다는 거니?”
평범하게 살아 줬으면 하는 아이가 다른 길을 걷게 된다는 것. 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평범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다는 게 책임감이 없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많지는 않지만 요즘 나는 다양한 도전을 한다. 거창하지 않아도 매일매일이 도전이고 새로운 시도다. 실패해도 경험이라 여기고, 성공하면 기뻐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넌 참 책임감이 없구나.”
맞다. 난 책임감이 없다. 학교를 그만뒀다. 남들 다 하는 일을 안 하고 남들 다 가는 길에서 구태여 빠져나왔다. 난 누구누구의 말대로 정말 책임감이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신한다. 나는 나 하나는 거뜬히 책임질 줄 안다. 이게 바로 책임감 없는 내가 내 삶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3장 ‘학습 편식을 부추기는 사회’ 중에서
사회는 때로 무례하다. 청소년을 판단 능력이 불완전하고 행위를 제한당해야 하는 미성년자로 취급한다. 이는 꽤 무례하고 불쾌한 정의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에 항의하지 못하고 얌전히 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청소년에게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돈을 벌 수 없으니 금전적으로 부족하고 사회적 직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소리쳐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은 특히나 더 자립심을 길러야 한다.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고 스스로 이겨내야 이 시련들과 부적절한 대우들을 이겨낼 수 있다. 남의 도움만 받길 원한다면 자신이 바라던 삶을 이뤄 내기는커녕 사람들의 시선에 지쳐 스스로 포기하게 될 것이다.
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학교 안 청소년들과 비교당하지 않으며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세상을 바라기만 하고, 누군가가 이뤄내 주기만 원한다면 세상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당사자인 내가 직접 나서서 얼굴을 보이고 목소리를 높여야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 명의 목소리가 세상 전체를 대변할 순 없기에 나의 노력은 하찮고 미미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내 목소리를 듣고 나를 봐주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 그들까지도 차별을 반대하고 세상이 바뀌기를 외친다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4장 ‘교육 식성을 찾습니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나은진
열아홉, 학교 밖 청소년이자 청소년 작가 나은진. 고등학교 1학년 때 글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난 나머지 부모와 한바탕 싸우고 학교를 뛰쳐나온 사람. 글을 쓸 때만큼은 사람들의 밝고 아름다운 면만을 바라보려 노력하는 사람. 청소년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열혈 글쟁이. 청소년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를 희망하며,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세상 속 소설로 풀어내고 싶은 사람.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글을 쓰는 사람, 나은진.
목차
들어가는 길목
1장 학교 과식, 학교 과호흡
자퇴 결심? 자립 결심!
나 이제 내 마음대로 먹어야겠다
다짜고짜 자퇴? 꾸역꾸역 자퇴!
거기 112죠? 저희 집을 신고합니다.
유난스럽고 야단스러운 게 아니라요
부록_자퇴노트 일목요연 작성법
2장 내가 알아서 차려 먹을게요
인생 첫 숙려 기간
드디어 정식 자퇴생입니다
밥값하기 힘든 날들
검정고시도 고시입니다
일단 무라도 썰려고요
학교 밖에도 사람이 삽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부록_검정고시 기획노트
3장 학습 편식을 부추기는 사회
너무, 너무나도 이기적인 충고
뭐? 내일 또 학교에 가야 한다고?
넌 참 책임감이 없구나
자식도 사람이었습니다
17년치 학교 급식, 아직도 더부룩해요
싸움도 우리에겐 소통입니다
부록_학교 밖 부모를 위한 과감한 조언노트
4장 교육 식성을 찾습니다
뜸을 들이는 열여덟의 시간
시행착오를 선택하다
왜 우리는 그동안 자퇴하지 못했을까요
자퇴는 빨간 맛? 파란 맛?
교육 혼밥을 시작하다
문제없는 문제아들
자퇴라는 메리트
저를 만나보시겠다고요?
부록_학교 밖 인연노트
5장 이번 문제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을 쉬쉬하는 사회
학교 밖 교육 맛집 지도
홈스쿨링 말고 월드스쿨링
고질적 문제지 대신 양질의 답안지
틀어박힌 삶에서 틀을 바꾸는 삶으로
내 안의 사회인 발굴기
내 인생 오프닝은 시상식으로
부록_학교 밖 열여덟이 세상 밖 스물에게
나가는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