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버려진 운동화 한 켤레를 통해 세계화 시대 불공정한 무역의 연결고리와
뒷배경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 책은 한 켤레의 버려진 운동화를 통해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 Globalization), 그리고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을 풀어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지극히 평범한 운동화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한 켤레의 운동화로 시작된 여행저자는 편집장의 부탁으로 마라톤대회에서 발견한 피 묻은 한 켤레의 운동화의 진실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 운동화는 어디에서 왔는지, 운동화 주인은 누구인지, 운동화 주인은 맨발로 뛰었는지 등을 추론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운동화가 단지 자본주의 시대, 하나의 소모품이 아닌 세계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버려진 운동화의 뒷배경은?버려진 운동화 한 켤레를 찾아 떠나는 저자와 함께 여행하다 보면 세계화라는 거대한 무대를 만나게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거나 듣거나, 만지는 여러 가지 제품들은 어디에서 생산된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들도 있지만, 베트남,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거나 수입한 제품 또한 많다.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제품을 쉽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세계화 때문이다.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말은 ‘구(球)’라는 뜻의 라틴어 글로 부스(Globus)에서 왔다. 지구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직선의 평평한 땅이 아닌 둥글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세계화란 국가 간의 경계가 약해지면서 세계가 경제를 중심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말한다. 전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인종과 민족, 국가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었다. 따라서 그 나라의 경제는 그 나라의 문제가 아닌 많은 나라가 영향받는 그물망 사회 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 역시 많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세계화의 장점으로 싼 가격에 외국의 농산물이나 제품들을 살 수 있다. 먼 나라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인터넷으로 값싸게 사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이 제품들이 값이 싸게 우리 앞에 쉽게 놓인 데에는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조사들이 종종 개별 모델을 제한된 수량으로만 시장에 내놓는다. 그럼 그것을 소유하려고 열광하는 사람들이 수백 혹은 수천 유로를 지급하고 제품을 수집한다. 그것을 생산한 공장의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판매가의 2퍼센트만 손에 쥐어도 만족한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화려하게 보이는 세계화의 풍요 속에 가려진, 가난한 나라의 비참한 현실을 버려진 운동화를 찾는 여정을 통해 쉽게 알려주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자신 또한 공정한 거래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그리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논픽션 대표 작가인 볼프강 코른의『나는 운동화가 없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는 국제화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세계화’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과연 모두에게 정의로운 세계화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서문]
한 켤레의 스니커즈가 어느 스포츠인의 삶을 뒤흔든 이야기 지금까지 스니커즈는 나에게 남의 이목을 끌고 싶을 때 신는 멋진 운동화에 불과했다.
사실 스니커즈는 두꺼운 고무 밑창에 긴 끈을 꿰어 신는 세련된 운동화일 뿐이다. ‘운동화’를 생각하면 내 머릿속에는 서늘한 체육관과 땀 냄새가 배어 있는 탈의실, 걸핏하면 결석했던 체육 시간이 떠오른다. 하필이면 그런 내가 닳아빠진 한 켤레의 운동화에 대해 글을 써야 한다. 이 운동화는 마라톤에 참여했던 누군가의 발에서 벗겨진 것일까?
편집장이 그 일을 맡겼을 때만 해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 당장 오늘부터 뭘 할까?’ 그때만 해도 난 한 켤레의 운동화에 관한 이야기를 쓰느라 몇 개월 동안 몹시 바쁘고,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던, 그 어떤 여행 안내서에도 소개되지 않은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났다.
또한 일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내 ‘순진함’을 후회하게 될 줄은 추호도 몰랐다. 아니, 순진했었다는 표현이 맞다. 기자 생활 25년째인 나, 베르너 코신스키는 이 일을 통해 세상과 현대 인류에 대해 전혀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엉성한 할리우드 영화에 나올 만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그랬다.
바뀐 것들 : 첫 번째, 나는 요즘 조깅을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파워 워킹이다. 걷지만 천천히 뛰는 사람들을 많이 앞지른다. 나는 원래 스포츠와 아예 담을 쌓고 지내던 사람이다. 내가 그나마 하고 있는 스포츠는 포켓볼과 단골 술집에서 축구 경기를 보는 정도다. 그래서 전부터 나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이런 변화가 나에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안다.
두 번째, 운동화를 소중히 다루기 시작했다. 평소 내가 즐겨 입는 옷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만으로도 내 삶에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다.
세 번째, 이건 가장 큰 변화다. 지치도록 취재하다가 어쩌다 쉬는 시간이 생기면 손도 까딱하지 않던 내가 돈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만든 맞춤화지만 다른 기성제품보다 싼 수제화를 만들고 있는 작은 신생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한다.
이런 엄청난 변화가 세계적으로 특수 제작된 딱 두 켤레 중 한 켤레의 운동화로 인해 생긴 것이다. 한 켤레는 망가졌고, 다른 한 켤레는 아직 멀쩡하다. 그래서 값이 무척 비싸겠지만 우리는 그게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내가 그 운동화를 찾으려고 지구 곳곳을 헤매며 추적했다는 게 믿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인구 수천만 명이 살고 있는 온주에서 길을 잃기도 했고, 어느 수제화 장인을 만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헤매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맨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모든 것이 오직 운동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문 기사가 아니라 전체 맥락을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과 끊임없이 움직이려는 인간의 욕구에 관한 글이다. 42.195킬로미터에 달하는 마라톤 경기를 훨씬 뛰어넘는 이야기다.
사실 매년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경기에 대해 늘 해 왔던 방식으로 기사를 썼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편집장이 뭔가 특별한 기사를 싣고 싶다고 했다.
결국 편집장이 원하던 대로 되었다.

8시 45분 시청 근처
마라톤 경기를 구경하러 나온 시민들 중에 편집장도 있었다. 편집장은 마라톤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과거에 마라톤에 선수로 참가한 적도 있었는데 오른쪽 무릎을 다친 이후 그만 두었다. 오늘은 편집장이 첫 번째 음료수 급수대 근처에 서 있었다. 선수들은 음료를 받아 들기 위해 속도를 약간 늦춘다. 대개의 선수들은 이곳에서 물에 젖은 스펀지, 물이나 주스가 담겨 있는 종이컵을 받는다. 이후의 급수대에서는 농축된 에너지 공급원을 받는다. 선두 그룹에 속한 선수들은 각자의 이름이 붙어 있는 작은 음료수병을 받는다. 병 안에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무기질 음료가 각각 들어 있다. 간이 테이블을 몇 개 이어 붙여 만든 급수대를 지지나면서 선수들이 종이컵을 길가에 버린다.
“미탁스큐리어의 코신스키 기자입니다. 좀 이상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예, 별 이상한 질문들 많이 받고 있습니다만…….”
“혹시 선수들 중에…… 운동화 없이 뛰는 선수가 있나요?”
“네? 운동화 없이요?”
“운동화를 신지 않고…… 맨발로요.”
“맨발요? 제가 알기로는 없는데요? 과거 60년대 로마 올림픽 때 그렇게 달려서 유명해진 선수가 있기는 했었죠. 그 선수는 출발부터 맨발로 뛰어서 우승을 했지요.”
나는 (구글 검색을 하기 위해) 즉시 메모했다.
“아, 그렇다면 누군가 그 맨발 선수를 모방하려고 했던가, 그 선수를 기리려고 그렇게 한 모양이네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누가 그렇게 하고 달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나요? 혹시 스포츠 방송에그런 게 나왔나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죠?”
“네, 제가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