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지구가 불타오르고 있다!
고통에 신음하는 지구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2019년 6월, 프랑스 파리에 때 이른 폭염이 덮쳤다. 최고기온이 무려 섭씨 45.9도(화씨 114.6도)를 기록한 것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폭염은 서유럽 전역을 활활 불태우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제트기류에 영향을 미쳐 사하라사막 북부의 뜨거운 공기가 유입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폭염은 비단 서유럽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는 기상 현상이다. 우리나라 또한 수년 전부터 폭염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것이 주요 기후 특징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봄과 가을은 거의 사라지고 숨 막히는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과 살을 에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치는 겨울 날씨가 두드러진다. 온화한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여름과 겨울에 흡수되어 가는 느낌이다.
눈부신 성장과 발전 속에 가려진 지구의 아픔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지구 온난화는 기후변화를 초래한 주범으로 꼽힌다.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폭염·한파·폭우·폭설 등 이상기후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한 다양한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지구는 기후변화를 통해 그동안 오직 성장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인류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 인류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빛나는 성장 속에서 인류는 유례없는 풍요로운 시절을 맞이했지만, 한편으로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지구는 빠르게 병들어 갔다. 기후변화는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통증의 신호와 다르지 않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해도 인간은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가 지구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계속 외면한다면 앞으로 기후변화 이상의 끔찍한 재앙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예사롭지 않은 기후변화의 증거들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의 증거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오랜 세월 사과의 주산지로 유명했던 대구는 평균기온의 상승과 함께 더 이상 사과 재배지로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과거에는 너무 낮은 기온 때문에 사과 재배에 부적절했던 강원도 지역에 재배 농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과 재배지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훗날 우리 땅에서 재배한 사과는 영영 맛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한때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에어컨은 이제 여름철 필수가전으로 인식되며, 2015년부터는 개별 소비세를 부과하지 않게 되었다.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수년 전부터 여름만 되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비판여론이 뜨겁게 들끓고 있다. 에어컨 없이는 버틸 수 없을 만큼 더운데, 누진제가 무서워 에어컨을 맘대로 틀 수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었다. 심지어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누진제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이에 정부는 들끓는 국민 여론을 받아들여 여름에는 한시적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누진구간 확장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활활 타들어간 대한민국2018년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폭염의 습격을 받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십 년간 지켜온 최고기온을 경신했고, 서울의 한낮 기온은 우리의 체온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폭염 속에서 도시는 열섬효과로 인해 빠져 나가지 못한 채 꽁꽁 갇혀 있던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야말로 가마솥처럼 푹푹 찌는 살인적인 무더위를 경험했던 것이다.
폭염 속에서 농작물들은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갔고, 열대기후를 방불케 하는 날씨에 외래해충까지 들끓었다. 좁은 축사에 갇힌 가축들은 더위에 시달리다 죽어 나갔고, 고수온으로 나타난 적조현상은 바다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양식장에서는 수온을 이기지 못한 물고기들이 떼로 폐사하는 일이 허다했다.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가가 입은 손해는 실로 막대한 수준이었다. 폭염 그 자체로 이미 재난인 것이다. 이제 여름이면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폭염 재난문자가 전송되는 것이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바야흐로 우리는 폭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폭염, 과연 기후 문제일 뿐인가?
폭염이 지나간 자리에 드러난
차가운 현대사회의 모습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로 야기된 심각한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폭염 피해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의 피해는 특히 더 심각했다. 이제 폭염은 단순한 기후문제를 넘어 의식주생활과 법 제도 등을 변화시키고, 사회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뜨거운 폭염이 드러낸 불평등사회의 차가운 민낯폭염과 관련해서 우리가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불평등에 관한 문제이다. 폭염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감추고 싶었던 현대사회의 차가운 얼굴이 실체를 드러났다. 즉 소외 계층일수록 폭염의 피해에 더욱 취약한 결과로 이어지며 현대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 최소한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쩌면 많은 청소년들 또한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곳곳에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선풍기조차 구비하기 어려울 만큼 가난한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을 목에 감은 채 연신 부채질을 하는 것뿐이다.
소외 계층에 더욱 잔인한 계절전기요금이 아까워서 선풍기마저 선뜻 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공짜로 에어컨을 설치해 준다고 해도 아마 높은 요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일부 가구는 냉장고도 갖추지 못해서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음식이 상해 버리기 십상이라고 한다. 덥고 습한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된 집에는 곰팡이가 퍼지고 벌레가 들끓는다. 이런 곳에서 생활하면 자연히 질병의 위험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들에게 여름은 어쩌면 겨울보다 더욱 춥고 잔인한 계절이 아닐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참아보기에는 어디 한 군데 아프지 않고 무사히 버텨내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이렇듯 폭염은 현대사회에서 빈부격차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며, 갖지 못한 이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아무것도 시도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무력감마저 유발하고 있다. 폭염이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가 어쩌면 이들의 마음에는 시리도록 차갑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이유이다.
폭염의 시대,
기후변화를 대하는 우리 청소년의 자세는?청소년들은 여름이면 방학을 맞이한다.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쾌적한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거나, 공부에 지치면 시원한 극장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거나 다양한 실내 놀이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때론 워터파크를 찾아서 물놀이를 즐기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청소년들에게 여름은 참으로 즐거운 계절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잔인한 여름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 제대로 휴식시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게 폭염은 때때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위협적이다.
우리가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하는 이유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들이 폭염을 사회문제로 바라보도록 시야를 넓혀준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철저하게 소외받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분노와 이에 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촉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깨닫고 오늘보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에 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준다.
저자는 변화는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또 아주 작은 실천일지라도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흔히 청소년을 미래의 주역이라고 말한다. 때론 그 말이 마치 지금은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이대로라면 어떤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세계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환경 문제를 방치해온 어른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들이 움직인 이유는 그들이 살아가게 될 미래를 좀 더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함이다.
청소년들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폭염의 뜨거운 열기가 누군가에게는 한파보다 시린 상처를 안겨준다면, 최소한 그러한 아픔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은 폭염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기후변화의 원인과 폭염이 우리 사회의 문화, 제도 등 바꿔가는 현상을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청소년들도 한층 절박한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보자는 의도를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청소년들의 의식도 한층 성장할 것이다. 나아가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감수성을 지닌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여름은 웬만한 아열대기후 못지않은 살인적인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반대로 겨울은 시베리아 못지않은 살벌 한 추위가 몰려오곤 합니다.
폭염이란 비정상적인 고온 현상이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십 일간 지속되는 자연 현상을 말합니다. 워낙 비정상적으로 기온이 치솟다 보니, 여름 더위라고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큰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