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원숭이도 차별을 느낀다고?!2003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차별과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이 소개되었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영장류학자인 사라 브로스넌과 프란스 드 발 박사가 꼬리감는원숭이를 대상으로 공평과 불공평에 대한 반응실험을 한 것이다. 조건은 이렇다.
원숭이 한 쌍 A, B에게 작은 돌멩이를 나누어 준다. 이 돌멩이는 오이 조각을 얻기 위한 동전으로 쓰인다. 원숭이 A, B에게 동전을 받고 보상인 오이를 건네자, 둘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동전을 지불하고 오이를 받았다.
다음 실험은 불공평한 조건이다. 원숭이 A에게는 오이를 주지만, 원숭이 B에게는 포도를 준 것이다. 그러자 원숭이 A가 오이를 받기를 거부하고 심지어 화를 낸다.
같은 조건에서 자신이 차별을 받는다고 느끼자 자신의 보상마저 포기해 버린 원숭이의 모습은 인간과 결코 다르지 않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지침서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혐오 발언이나 차별을 당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상황이 여러 번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차별은 오늘 우리 사회의 일상다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차별은 오랜 세월 겪어왔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길 때도 있습니다.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는 사회 전체에 만연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차별을 집중 조명합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왜 타인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걸까요? 저자 복대원·선보라 선생님은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사와 사회 교사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차별 감수성’을 기르자고 강조합니다. 차별의 개념을 시작으로, 과거와 현재를 톺아보며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차별의 여러 모습을 제시하며, 일상 속 차별이 얼마나 흔하고 무서운 것인지를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끄집어냅니다.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는 꼬리감는원숭이를 대상으로 공평과 불공평에 대한 반응실험뿐 아니라 일상 속 다양한 차별 사례를 구성해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차별과 차별에 저항하는 사례들을 차별 감수성을 가지고 차근차근 살펴봅니다.
당신은 금수저인가요, 흙수저인가요?‘흙수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바로 흙수저인데요. 누군가 내게 ‘넌 흙수저야’라고 막말을 했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반대말은 금수저인데, 부모의 도움을 전폭적으로 받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죠. 몇 년 전부터 흙수저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조적인 말과 금수저로 태어나서 다행이라는 말이 SNS 곳곳에서 떠돕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떠돌게 된 흙수저, 금수저 같은 말들 역시 차별의 언어입니다. 희망 없는 미래를 기다리는 젊은 세대의 자조 섞인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재산의 정도로만 평가하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된 걸까요? 우리 사회가 경제적 능력만을 중시하면서 차별의 언어들이 성큼 우리 생활 가까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언론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들을 사용하고, 우리 스스로도 거리낌 없이 이런 말들을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차별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무의식중에 자주 쓰는 말들 안에 차별을 조장하는 인식이 숨어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는 혹시 나도 이러한 말을 쓰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법이 불공평하다고요?다양한 개인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과 규칙이 필요합니다. 법이 인간의 행동을 평가하는 가장 공평한 기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과연 법은 공정할까요? 혹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돈이 많으면 죄가 가벼워지고, 돈이 없으면 죄가 무거워지는 세태를 비꼰 말로 여러 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과거 절대왕정 국가에서는 신분에 따라 법이 차별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귀족은 아무리 중한 죄를 지어도 경미한 처벌을 받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의 법은 어떨까요? 지금의 법은 공정할까요? 사회가 진화함에 따라 법도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모든 사람이 공평한 법의 혜택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21세기에도 과거 절대왕정 시대의 법률이 적용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법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법이 완벽할 수 없고, 더더욱 똑같은 행위라고 해도 과거에는 일반적이었어도 지금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법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이 있기에 법이 있듯이, 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재산이나 계층에 따라 차별적인 법을 인지하고 변화시키는 일 또한 우리 모두가 계속 해나가야 할 일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 차별을 극복하는 지름길인간은 개인의 감정을 충만하게 지켜야 하는 개별적인 존재입니다. 더불어 타인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존재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차별이 예상치 못한 곳이나 상황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이 문득 차별로 느껴진다면, 혹은 일상 속 차별을 예민하게 느낀다면 ‘차별 감수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과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오늘의 일상이 문득 차별로 느껴진다면, 우리는 어떠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까요?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는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차별 감수성을 갖는다는 것은 “서로를 공감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야말로 차별을 이기는 힘임을 《차별은 원숭이도 화나게 한다》는 힘주어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로 같지 않고 다른 것을 두고 ‘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차이에 가치가 더해져 등급이 매겨지는 순간 ‘차별이 됩니다. 특히 그 대상이 내가 되면 더욱 감정적이게 될 거예요. 상대방이 매긴 등급에 따라 대우를 받는다면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의 상황에 비추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 1장, 차별이란 무엇일까? 중에서
“감정은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기분의 흐름입니다. 때로는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고, 역경을 헤쳐나갈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요. 인간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모든 동물 중 인간이야말로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감정의 전체를 느끼고 발산시키는 유일한 종족이에요. (…) 우리는 나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 속에 서로 얽혀서 살아갑니다. 감정은 행동과 말에 영향을 미치고, 이 행위들은 또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감정을 불러일으켜 서로 관계를 맺습니다. (…) 차별에 대한 감정은 어떨까요? 머릿속으로 차별이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는 동물적인 감각과 감정을 통해 차별을 느낍니다.”
- 1장, 감정 조절에도 학습이 필요할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