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중세 유럽, 특히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 역사를 소재로만 삼은 것이 아니라, 참조할 수 있도록 사실에 가깝게 쓴 역사서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천 년 전, 지금의 유럽이 형성되는 데 핵심적인 영향을 끼친 중세 시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삶을 이어가던 다양한 일반인들의 시점을 상상하여 긴장감 가득한 이야기로 되살린 역사 재현 소설이다.
이 책은 로마 제국이 무너진 폐허 위에서 나아갈 길을 잃고 불안에 떨던 유럽인들이, 다시금 나라를 세우려는 꿈을 품고 가톨릭의 힘과 합세하여 오늘날 유럽의 토대를 수립하던 시기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부터 전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흑사병이라는 끔직한 재앙에 부딪치던 때까지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다양한 삶의 드라마를 실감나게 재현하고 있다.
카롤루스 대제의 호위병이 신성 로마 제국이 수립되던 때의 분위기를 소곤거리고, 십자군 군사가 바르바로사 황제가 죽던 날의 전율을 묘사한다. 황제의 비밀 서기관, 대공위 시대의 헬름브레히트, 흑사병 창궐기의 전염병 담당 의사 등 평범하지만 구체적인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들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중세 시대의 진풍경을 실감나게 되살린다.
출판사 리뷰
황제의 호위병, 십자군 군사, 수습 수녀, 기사를 꿈꾸는 청년 등
다양한 중세인들의 시점에서 재현한
신성 로마 제국사(史)의 드라마틱한 순간들!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역사 재현 소설!
중세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중세 유럽, 특히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이다. 역사를 소재로만 삼은 것이 아니라, 참조할 수 있도록 사실에 가깝게 쓴 역사서이다. 그러나 황제와 권력자들의 연대기를 빽빽하게 펼쳐놓거나 사료에 기록된 정보를 나열하는 역사서의 진부한 모습과 다르다. 당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아무런 시점도 지니지 못한 채 그저 농부, 상인, 군사 등의 대명사로만 언급되는 역사서와도 다르다.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천 년 전, 지금의 유럽이 형성되는 데 핵심적인 영향을 끼친 중세 시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삶을 이어가던 다양한 일반인들의 시점을 상상하여 긴장감 가득한 이야기로 되살린 역사 재현 소설이다. 카롤루스 대제의 호위병이 신성 로마 제국이 수립되던 때의 분위기를 소곤거리고, 십자군 군사가 바르바로사 황제가 죽던 날의 전율을 묘사한다. 황제의 비밀 서기관, 대공위 시대의 헬름브레히트, 흑사병 창궐기의 전염병 담당 의사 등 평범하지만 구체적인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들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중세 시대의 진풍경을 실감나게 되살린다.
중세는 진정 ‘암흑 시대’였는가
중세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암흑 시대’를 떠올린다. 하지만 저명한 미술사학자이며 『서양미술사』의 저자인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세계사를 다룬 자신의 글에서, 중세 시대를 ‘암흑 속의 빛나는 별’로 상징되는 시대라고 표현한다.
로마 제국이 분열되면서 전쟁만큼이나 고된 민족 대이동을 겪게 된 유럽의 게르만 족은 몸도 마음도 심약해져 있었다. 근거 없는 소문에도 쉽게 휩쓸리고 허황된 미신에 곧잘 빠졌다. 어린아이들처럼 마녀나 귀신을 두려워하고 불안에 떨었다. 그렇게 시작된 중세 시대는 어둡고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곰브리치가 말하듯, ‘암흑 속의 빛나는 별’이 그들의 시대에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신앙이었다.
그들은 신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어두운 밤하늘에서 그들이 나아갈 길을 알려 주는 별이라고 여겼다. 그러한 믿음이 지배하기 시작한 시대, 그리하여 폐허를 딛고 새롭게 국가를 재건하려던 시대의 핵심적인 사건들과 당시에 골목골목에서 펼쳐졌던 다양한 풍경들이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의 배경이다.
비잔티움 제국사보다 흥미진진한 신성 로마 제국사가 펼쳐진다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의 주된 배경은 신성 로마 제국이다. 신성 로마 제국은 로마 제국의 분열 후, 독일을 중심으로 수립되었던 가톨릭의 제국이다. 지중해의 패권이었던 비잔티움은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 지점이라는 매력으로 인해 많이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를 생생하게 다룬 저작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반갑기도 하다.
이 책은 로마 제국이 무너진 폐허 위에서 나아갈 길을 잃고 불안에 떨던 유럽인들이, 다시금 나라를 세우려는 꿈을 품고 가톨릭의 힘과 합세하여 오늘날 유럽의 토대를 수립하던 시기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부터 전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흑사병이라는 끔직한 재앙에 부딪치던 때까지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다양한 삶의 드라마를 실감나게 재현하고 있다.
역사서 이상의 풍성함! 소설 이상의 긴장감!
이 책을 쓴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인 귄터 벤텔레는, 역사는 그 어떤 의미보다도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로우며 끊임없이 그것을 ‘현재화’하는 노력에 의해 우리에게 더 큰 의미가 되는 것을 믿는다고 밝힌다. 따라서 역사를 소설로 재현한 이 책의 집필도 역사를 그저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가둬 놓지 않고 역사를 현재화하는 시도였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의 꼼꼼한 사료 연구와 실감나는 묘사 덕분에 역사의 씨줄과 날줄이 흥미로운 이야기 안에서 촘촘하게 들여다보인다. 신성 로마 제국에서 추진한 각종 정책을 비롯해 왕과 교황 및 귀족 간의 정치적 암투까지 생생하게 엿보이며, 당시 사람들이 주고받았던 편지나 사료로 보존된 문서까지 소설 안에 삽입되어 더할 나위 없는 풍성함을 제공한다. 저자의 오랜 역사 연구 경험에 추리 소설 작가로 활동한 경력이 더해져서, 역사서 이상의 지적 경험과 소설 이상의 긴장감을 선사하는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제 이 소설과 함께, ‘암흑 시대’라고만 알았던 중세 유럽의 흥미롭고 역동적인 현장으로 역사 모험을 떠나자.
우리 일행은 부하 몇 명의 호위를 받으며 라인 강에 도착한 낯선 남자를 왕의 궁전이 있는 파더보른까지 데리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낯선 남자는 무슨 끔찍한 일을 겪은 것이 분명했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었다. 그의 부하들이 우리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남자를 데리고 왔을 때 얼굴에 난 상처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그 남자의 신분을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부하들의 공손한 태도를 봐서는 다른 나라의 왕일 수도 있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을 보면 그 사람은 카롤루스 대제에게 특별히 총애를 받는 사람인 듯했다. (중략) 그날 저녁 비로소 나의 궁금증이 풀렸다. 궁정 말을 관리하는 사람과 우연히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낯선 사람이 누구냐고 살짝 물어봤다.
“멍청한 사람! 자넨 눈이 멀었나?”
그 사람이 말했다. (중략)
“멍청한 친구 좀 보게. 그분은 신의 대리자라네. 그러니까 인간 세계에서 신을 대리하는 분이지. 그분이 바로 교황님일세.”
이 말을 듣고 나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교황이 파더보른에 오다니! 이렇게 외진 곳까지 무슨 일일까? 교황은 로마에 있는 교황의 궁전에 산다고 했는데……. 로마가 어디 있는지는 잘 몰랐지만 아주 먼 데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 내가 교황을 호위했단 말인가! 레오 3세를?
오토 1세는 왕국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은 외적의 침략 행위를 종식하고자 했다. 왕은 기마병을 소집하기 위해 사신을 보냈다.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마자르 족을 물리치려면 되도록 많은 기마병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슈바벤, 프랑켄, 작센, 보헤미아, 로렌, 바이에른 지방의 기마병을 한데 모았다. 수없이 많은 군사가 죽음을 각오하고 나섰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외적의 침입은 끝이 없으리란 것을. 왕은 착각하고 있었다. 신이 보낸 약탈자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세상은 멸망하고 말 것이다. 세상의 종말이 오면 전지전능한 신께서는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시리라.
1076년 11월, 하인리히 4세가 통치하던 신성 로마 제국에 살을 에는 강추위가 불어 닥쳤다. 독일 서남부의 항구 도시 슈파이어에는 라인 강의 지류가 흘렀는데 추운 날씨 때문에 강이 꽁꽁 얼어붙었다. 하인리히 4세는 그해 겨울 슈파이어로 왔다. 황제가 슈파이어로 거처를 옮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기 발로 황궁을 버리고 온 것일까? 교황이 황제를 파문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온 것일까? 아니면 지방 제후들이 그를 끌어내린 것일까? 하인리히 4세는 마르고 길쭉한 인상을 주는 외모였다. 황제는 생각에 깊이 잠겨 아직 건설 중인 슈파이어 대성당으로 걸어갔다. 대성당 건설 현장에는 커다란 기둥만 우뚝 서 있었다.
‘벌써 11월 11일이군. 오늘이 내 스물여섯 번째 생일이네. 오늘을 기점으로 신하들과 맺은 모든 계약을 잃는다고 했지. 나를 위해 일하던 하인들도 오늘부터 자기들이 원하면 일을 그만둘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도 그들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인리히 4세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성당 건설 부지를 돌아보았다.
‘교황은 나를 파문하면서 1년 동안 생각할 시간을 준다고 했지. 1년 안에 나는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교황에게 용서를 빌 것인지 결정해야 해. 그러지 않으면 사면을 받을 수 없겠지.’
작가 소개
저자 : 귄터 벤텔레
1941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는 독문학과 체육학을 전공했으며, 오랫동안 독일어, 역사, 윤리학, 철학 교사로 일했다. 자신의 고향인 비티히하임 비싱겐에서 일반인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역사적 현장과 고(古)건축물을 견학하며 역사적 지식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수많은 역사 세미나와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한, 청소년을 위한 역사서를 꾸준히 집필해 왔다. 그는 추리 소설 작가로도 활동하여 2000년에는 『검은 밸런타인데이』라는 소설로 권위 있는 청소년 추리 문학상인 ‘한스외르크-마르틴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소개된 저서로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가 있다.
목차
저자 서문
연대표
제1장 파더보른의 신
제2장 눈밭 위의 발자국
제3장 묵시록의 기사들
제4장 파문
제5장 겨울 경작지
제6장 강가에서 맞이한 최후
제7장 황녀 이레네
제8장 작은 기적
제9장 패배한 승리
제10장 헬름브레히트
제11장 바깥세상에서 온 편지
제12장 나뭇가지로 만든 관(冠)
제13장 대관식
제14장 험난한 길, 비아 말라
제15장 독 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