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폐암 선고를 받고 서서히 죽어가는 아빠를 곁에서 지켜보는 소녀의 일상과 내면을 그리면서 삶과 죽음, 성장과 가족의 의미를 살펴본다.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기보다는 사는 동안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결국 크리시는 아빠의 죽음 후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을 사랑으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때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큼 성장하게 된다. 크리시의 엄마 또한 어린시절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용서하는 법과 삶을 사랑하는 법, 좀 더 가볍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작가는 죽어가는 시간 속에 있는 유한성, 그래서 더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슬픔의 시간들을 찬란하게 빛나는 행복으로 기억하게 된 크리시는 고통의 시간 속에도 행복한 순간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무런 교감 없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시간에 온 마음을 다하여 충실하게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은 짧기에 더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누구에게나 슬픔의 시간을 통과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란다
폐암 선고를 받고 서서히 죽어가는 아빠를 바라보는 한 소녀의 일상과 내면을 감성적인 문체로 그려낸 작품.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아빠와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슬픔,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잔잔한 행복의 순간을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시킴으로써 ‘죽음’이라는 다소 껄끄러운 주제를 너무나 따스하고 아름답게 풀어내고 있다.
누구나 결국엔 죽는다. 죽음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지만, 막상 죽음이 내 앞의 현실로 다가왔을 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껏 같은 공기를 마시며 숨결을 나누던 사람을 더 이상 볼 수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죽음이,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절대 비켜갈 수 없는 하나의 과정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아빠의 러브레터』는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기보다는 사는 동안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빠의 죽음을 바라보며 느끼는 혼란과 슬픔, 절망을 이겨내고 아빠가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게 된 소녀의 모습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지만 살아 있는 순간순간의 기쁨을 함께 누린다면 그마저도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들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밤이면 베란다에서 별바라기를 하고 강아지 봉고의 북슬북슬한 털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 크리시는 지금 살고 있는 시골 마을 누랄루를 너무나 사랑한다. 하지만 아빠가 폐암 선고를 받자 온 가족이 병원에서 가까운 도시로 이사하게 된다. 크리시는 아빠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빠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그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한다. 모든 게 혼란스러운 가운데 화가인 아빠는 마지막 전시회를 준비하고, 시드니에 사는 외할머니가 소식을 듣고 오는데…….
작별 인사를 배우며 성장하다
성장만으로도 아프고 힘이 드는데, 사랑하는 가족이 떠나기까지 한다면 그것은 절망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먼저 떠나게 마련이다. 자연의 법칙대로 부모님이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먼저 보내기도 하고……. 언젠가는 작별을 고해야 하는 것이다. 크리시의 아빠는 작별을 위해 더 많은 사랑을 남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을 마중 나온 죽음을 피하기 위해 발버둥 치기보다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하며, 그들에게 기억될 사랑의 그림을 남기기로 한다.
크리시는 이런 아빠가 낯설고 생소하기만 하다. 당장 아빠 자신이 폐암이라는데, 아빠는 너무도 의연하다. 자신과 엄마의 관을 준비해 그림을 그리는 아빠.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마약을 사용하면서도 딸과 함께 쇼핑을 가서 멋진 옷을 골라주고, 그 옷을 입혀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가주는 아빠. 온 사랑을 기울여 아내의 관에 환상적인 러브레터를 남기는 아빠. 죽음을 금기시하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아빠는 생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모든 과정을 크리시에게 보여 주고 전시회가 끝나자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던 크리시는 아빠의 죽음에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아빠가 애도는 원치 않았으나 추모는 받고 싶어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빠의 추모식을 준비한다. 그리고 아빠에게 배운 리노 판화로 추모식 초대장을 만들면서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을 사랑으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때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 아빠는 죽어가면서도 온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림으로써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는 것을.
서로를 지탱해주는 가족
소식을 듣고 시드니에서 날아온 외할머니는 현명하지 못했던 지난 삶을 후회하며 새롭게 살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 남편을 잃은 슬픔에 매몰되어 하나뿐인 딸에게 관대하지 못했던 할머니에게 깊은 상처를 받은 크리시의 엄마는 할머니가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리고 자기는 이렇게 슬프고 외롭고 괴로운데, 어머니만 행복해도 되는 거냐고 항변한다. 그러나 할머니가 보여주는 묵묵한 사랑을 통해 마침내 용서하는 법과 삶을 사랑하는 법을 터득한다. 크리시가 아빠의 사랑으로 많은 것을 깨닫고 성장했듯, 엄마도 할머니의 말없는 위안과 지지를 받으며, 가족들과 싸우고 화해하며 좀 더 가볍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집 앞에서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부겐빌레아 꽃과 울타리처럼, 크리시의 가족은 그렇게 서로를 지탱하고 의지해가면서 슬픔을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변화시키는 법을 배운다.
아프기에 더욱 소중한...
우리가 ‘죽음’이라는 주제 앞에서 두려워하고 망설이는 것은 그 이면에 가슴을 찢는 아픔과 상실의 고통이 있을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죽어가는 시간 속에 있는 유한성, 그래서 더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삶이 하나씩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온 사랑을 깃들여 가족에게 사랑을 남긴 크리시의 아빠, 아픔을 외면하기 위해 미친 듯 일에 매달리지만 결국에는 살아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엄마, 모든 것을 깃털처럼 가볍게 받아들이는 외할머니, 또 슬픔의 시간들을 찬란하게 빛나는 행복으로 기억하게 된 크리시의 모습에서 우리는 고통의 시간 속에도 행복한 순간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무런 교감 없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시간에 온 마음을 다하여 충실하게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은 짧기에 더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작가 소개
저자 : 캐서린 베이트슨
호주 브리즈번의 중고책 서점에서 자랐다. 첫 산문 소설인 『아빠의 러브레터』와 아동 소설 『레인 메이와 다니엘 선장Rain May and Captain Daniel』은 2003년 오스트레일리아 아동도서 협회 ‘올해의 책’ 후보에 올랐다. 그 외 작품으로는 시집 두 권과 청소년을 위한 운문 소설 『위험한 소녀A Dangerous Girl』와 그 후속작인 『모든 것이 일어난 그 해The Year It All Happened』 등이 있다.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센트럴 빅토리아에 살고 있는 캐서린은 10년 넘게 창작법을 가르쳤으며, 특히 학교에서 진행되는 글쓰기 워크숍을 좋아한다.
목차
Before and After
러브레터와 관
아빠와 함께 굴을
낸 할머니
레오나르도, 아빠와 나의 영웅
희망과 꿈과 죽음 사이에서
보랏빛 부겐빌레아와 울타리
옮긴이의 말